" 사는게 왜이리 지랄 맞냐... "
맑디 맑은 소주는 잔에 그대로 모여서 고이고 차오르는데
여자의 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아니 모이기는 커녕
바닥에 떨어져 흩어지기 일쑤였고, 그 흩어진 감정들은 그대로 바닥에 눌러붙어
자꾸만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만들어 마음만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포장마차 안은 의외로 조용했다.
더운 날씨탓에 밖으로 대피하다 싶이 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지만
이곳만은 장소탓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이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이 포장마차를 자주 오는 이유였는지도 몰랐다.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피하고 싶은마음이 더 굴뚝같았으니까...
그녀가 앉은 자리엔 그녀 혼자 밖에 없었다. 그녀의 앞자리는 그녀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해주듯이 쓸쓸하게 주인없는 소주잔 하나만이 자리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부시시한 상태의 올림머리는 누렇다 못해 검은 빛이 도는 고무줄로 위태롭게 묶여있고
밤이 되도 더운 날씨탓에 원래 디자인이 어떠한지도 구분하기 어려운 면나시와 반바지
길거리 이모들의 센스가 돋보이는 상표불문 조리...
여자의 현제모습은 집에서 놀고먹는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소위 '백조' 라 불리는
거의 폐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남들이 보았을때는 여자가 깔끔하지 못하게 어떻게 저 상태로 밖을 돌아다닐까 하면서
욕을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녀에게 그런 말들은 소귀에 경읽이 식이었다.
" 언니 ! 여기 소주 한 병만 더 주라. "
" 시끄러워 ! 그것만 먹고 얼른 들어가 ! "
" 왜 ! 난 손님도 아니다 이거야 !? "
애초부터 언니라는 포장마차 주인은 여자에게 술을 더 줄 생각이 없었다.
술을 주지 않는 주인이 야속한 나머지, 남아있던 술을 그대로 입에 털어 넣는 여자를
주인은 아까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안쓰러운 사람을 보듯이 말이다
술을 더 줄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냥 손님일때 이야기지 주인은 그러지 못했다.
벌써 한달째다. 한달을 꼬박꼬박 하루도 빠지지 않고 늦은 저녁때만 되면 어슬렁
기어와서는 술만 먹고가는 여자가 얼마나 안스러워 보였겠는가...
이유를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남자문제인거 같아서 털어내라고 몇마디 건냈지만
돌아오는건 전혀 알수없는 말들 뿐이었다.
' 언니.. 내가 남자때문에 이러는거 같아.. ? 그렇게 보인다면 그렇게 생각해....'
' 사람이 야속하다못해... 지긋지긋하다 이제... '
' 세상은 나만 괴롭히는 재미에 푹 빠졌어 지금.... '
여자가 일어섰다. 집에 갈 채비를 하기위해 주변을 잠시 두리번 거렸지만
이내 들고온 지갑조차도 없다는 생각에 한숨을 쉬고는 포장마차를 그대로 나갔다.
계산하고 나가라는 주인의 외침도 없었다. 왜냐면 그녀는 상습범이었으니까.
하루먹고 다음날 오면 계산하고... 완전 격일제 계산.
이미 알고 있는 주인은 나가는 그녀에게 한마디 외쳤다.
" 그렇게 지내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만좀 해라. 이제 ! "
주인언니의 말을 들었지만 대답할 힘이 없었다.
아니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자신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게 아니였기 때문이다.
누군들 이렇게 술에 쩔어서 하루하루 지내고 싶겠는가...
그녀는 그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이 길거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얼른 집으로 가서 잠을 청하고 싶었다. 그러면 이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말이다.....
그런여자를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시선이 있었다.
여자를 어떻게 해볼까 하는 사람치고는 너무 멀리서서 그저 그녀를 따라가기만 했다.
그녀가 잠시 휘청거리면 뛰어가려고 발을 굴리지만 이내 똑바로 일어서서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거리를 맞춰 천천히 걷고만 있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입에서, 그녀는 듣지 못할 말만 흘러나왔다.
" 언제까지 그렇게 아파할거니.. 언제까지 그렇게 너 자신을 원망하면서 살거니... "
몇년만에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지경이네요.
정말 오랜만이다 보니 어떻게 글 전개를 해나가야 할지... ㅎㄷㄷ;;;
재미로 쓰는글이니 보시는 분들도 재미로 읽어주시길 바래요.
쓰다보니 프롤로그가 조금 딱딱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은
저런 딱딱함과는 저 ~ 언혀 거리가 머니 부디 제 글을 버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부산은 날씨가 조금 풀렸네요 -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밖을 돌아다니기는 조금 찝찝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비가 조금씩은 내려주는게 좋겠지요 ?
얼마 남지 않은 연말 -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고~
신종플루 때문에 세계가 난리이니 조심 또 조심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