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분의 행동을 폄훼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해서, 보다 못해 한마디 하려 합니다.
[1]
우리가 pc통신 나우누리 시절부터 발걸음 하던 아마추어 작가 동호회에 이 글이 또 올라와서 떠들썩하더군요. 거기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좀 인용해서 씁니다.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남자분 전공이 협상전문가잖아요 크크;;
그들의 상황에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서 했다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되죠 뭘.. 결과적으로 좋은 쪽으로 매듭 지어진 일이고..
if는 의미없지만 만약에...
남자분이 괜찮다 해서 여자분의 송금할 일 같은 게 안 생겼더라면
저들이 또 어떻게 풀렸을진 아무도 모르는 거고..
지금보다 좋아봐야 여자분이 고생 좀 덜 했다는 거 뿐이 없어요...
물론 서로 애틋한 마음도 사라졌을 테고..
남자의 경우엔 부채의식이 희석되서... 다른 결말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것(여자분의 금전적 지원)이 없었더라면 남자분이 갖고 있는 부채의식이 희석돼서 어쩌면 다른 결말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남자분이 스스로에게 일종의 부채의식을 지려고 무의식적으로 저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 부채의식이, 둘의 장거리 연애에서 사랑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남자분이 독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명하게 대처를 잘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또 어떤 사람들에겐 그게 저울질 하는 걸로 오해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만일,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거라면 남자분 대단한 거 맞습니다.
살아오면서 인간군상의 여러 모습들을 지켜보니 똑똑하다고 행복하게 사는 건 아니더군요.
여자분의 낮은 자존감을 비판하는 댓글들도 읽었는데
자존감이란 게 다른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자존심, 자신감 같은 것과 의미가 연결되어 있죠.
헌신적 사랑을 하는 사람에겐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바보처럼 여겨질 정도로 자신을 버리고 낮추기 때문일까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실컷 이용 당하고 버림받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런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한 사랑을 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그렇게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을 알아주는 사람을 결국은 만나게 되더라구요.
그런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고 답답한 사랑 같아도 결국은 가장 사랑의 본질에 가까운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본질을 모르고 영리한 사랑을 현명한 사랑이라고 믿고 살거나,
혹은 알면서도 힘드니까 못하기도 하고.
사랑을 시작하면 본인보다는 주변인들(친구,가족,친척)이 더 옆에서 부추기죠. 영리한 사랑 하도록.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비싼 밥보다 간장 한종지의 행복을 선택하고도 더없이 만족해하는 이들도 있답니다. 바로 저 예쁜 커플처럼.
[2]
모든 정상적인 관계를 분석하면, 예외없이 give & take가 건전하게 이뤄지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자분이 남자분의 미래를 계산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여자분이 헌신하신 것에는
남자분도 그만큼 여자분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마음과 남다른 배려들이 있었기 때문일 거라 추측합니다.
이 남자라면 변함없는 사랑을 주겠구나, 날 아껴주겠구나, 평생 함께 행복할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겠지요.
돈을 써도, 마음을 줘도 어떤 방식으로든 그만큼 보답하려는 남자였으니 아까운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 없이 헌신을 하게 된 게 아닐까요?
인격이 훌륭한 사람은 나쁜 사랑을 할리가 없습니다.
역으로 나쁜 사람이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을리 만무하구요.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랑을 하게 되는 겁니다.
형편없는 여자는 형편없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 법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딱 자기 수준의 짝을 만나게 되죠.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딱 그만큼의 상대를 만나서 딱 자기들 수준만큼의 사랑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저렇게 오랜 장거리연애 지켜가는 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사랑입니다.
매일 얼굴 봐도 감사하긴 커녕, 다투고 헤어지고 재회하기를 반복하는 게 우리의 흔한 사랑모습입니다. 1년만 못봐도 다른 사랑 찾는 게 우리의 흔한 사랑입니다.
7년이 넘었다면 남자친구를 군대에 3번 보내고도 1년이 덧붙여지는 오랜 기간입니다. 그 긴 기간동안 다툼없고 변함없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깊이의 사랑입니다. 여자분의 글을 읽어보니 두사람의 서로에 대한 애틋함의 깊이가 이미 부부나 다름없네요.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한쪽이 반드시 지쳐서 관계가 깨지게 마련입니다.
그건 여러분의 연애경험에 비춰보면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만일 남자분이 사랑을 시험하고 자로 재려는 사람이었다면
저 글을 쓸 일이 애초에 없었겠죠.
감시하는 사람도 없는데 바람 피고 서로에 대한 무관심과 아쉬움, 원망 등으로 점점 다툼도 많아져 벌써 깨졌겠죠.
한쪽만의 헌신만으로는 불가능한 관계입니다.
글을 살펴보면 남자분은 여자분의 헌신적인 사랑만 밝히셨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저들의 이야기 중에는 남자분이 뭔가를 보이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여자분이 남자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헌신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저 여자분이 아무리 천사라 해도
남자분이 유혹에 넘어갈만큼 심지가 약하고 미덥지 못한 남자였다면
저 정도의 조건없는 헌신과 믿음을 주었을까요? 평범한 보통의 남자였다면..글쎄요..
인간관계에선 절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남의 이야기를 제3자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건 너무나 간단하고 쉽습니다. 하지만 그게 내 일이 되었을 때 그처럼 행동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죠. 그래서 저분들의 이야기가 감동으로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것이구요.
"나라면 안그랬을 거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밖에 못하지?"
만일 우리가 저분이었다고 가정한다면,
외로움과 (금전적 육체적) 유혹을 몇년씩이나 뿌리치며, 받은 사랑에 대해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지낼 수 있었을까요? 그거 어렵습니다. 제가 해봐서 알거든요.
*이 사람에게 뭐가 아깝고 하는 식으로 내 맘속 자로 재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내가 원해서 주고 싶고 받고 싶은 마음이 안든다면..
그 관계는 이미 끝났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joo32009님 의견 인용)
남자분의 글에 내가 이젠 능력자가 되었으니 여자의 조건을 무시하는 표현이 있었습니까?
에피소드들 중에 자신이 베푼 사랑이나 배려를 하나라도 자랑하려는 표현이 있었습니까?
남자분, 제가 보기엔 상당히 괜찮은 인격자입니다.
제가 주제넘게 그를 대변하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자분이 대단하지만 남자분 역시 분명 그에 걸맞는 정말 괜찮은 남자일 거라는 것.
그리고 우리의 옹졸한 사랑으로 이들을 함부로 비웃으며 상처주지 말자는 것.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