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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가슴 크기 A,B,C도 몰랐던 시절?

하얀손 |2010.01.05 07:57
조회 1,804 |추천 0

여성의 가슴 크기 A,B,C도 몰랐던 시절?


언젠가 나는 절친했던 여성으로부터 여성들의 가슴이 크기에 따라 A컵, B컵, C컵 등으로 속옷이 구분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당연히 남자인 나로서는 모르는 그 사실들에 대해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물었다. 처음에 그 여성은 성실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내가 “당신의 가슴 크기는 무슨 컵에 해당되느냐?”고 묻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버렸다. 물론, 나는 그녀와 결별이란 값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나는 모르는 세계를 알게 되었다.


 

“명색이 교수인데 새벽 6시부터 ‘Level 1' 클레스를 기웃거리는 일은 한국사회에서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거기서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의) 1학년 학생을 또 만나게 되자 나의 강한 의지(?)는 약간은 주춤거렸다. 하지만 나는 다녔다. 박사학위를 받은 교수가 된 지 6년이 지난 때였고, 영어책을 놓은 지는 무려 10년이 지난 상황이었다.”

                                         - 김경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김경일 교수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자신의 저서에서 영어를 다시 배웠던 경험을 솔직하게 언급하고 있다. 불치하문(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란 말이 있듯이, 어떤 목적을 갖고 배우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나이와 성별, 사회적 지위 등에 상관없이 눈치를 보지 않고,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묻고 또 묻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아무리 교수라고 해도, 그는 한국인이고 더군다나 한문학 교수가 아니었던가!


아무리 개폼을 잡고 아는 척을 해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나 역시도 학원비가 없는 가난한 대학생으로 영어회화를 배우기 위한 유일한 선택은 외국인을 친구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이왕이면,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무작정 무역센터 건물 앞에서 외국인들이 지나가면, “My I help you?(도와 드릴까요?)”를 외쳤다. 


상당수 외국인들은 “저, 한국인 친구들 많아요.”라는 분명한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하며, 나를 귀찮게 여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한국의 현실에 나 혼자 뒤떨어진 것 같은 국제적 낭패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내가 물러날 수는 없었다. 나는 사냥감을 노리는 매처럼 날이 저물도록 외국인들을 쫒아 다니며 귀찮게 했다. 결국 나는 제임스 리(James Lee)를 만났다.  


그는 호주에서 TV드라마에도 출연했던 배우출신으로, 동양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잘생긴 백인청년이었다. 특히, 그는 명상 요가에 관심을 갖고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그는 한국에 명상 요가를 전파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나는 그에게 영어와 명상 요가를 배웠다. 리는 명상을 주문하는 알 수 없는 소리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려주며 가부좌를 틀고 앉는 방법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또한 나와 리는 대중목욕탕과 영화관에 함께 다니며 매우 친해졌다. 나의 영어 회화실력도 차츰 늘어났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제임스 리와 영어로 심각한 말다툼을 했다. 놀라서 눈을 떠보니 꿈이었다. 나는 명상 요가에 흥미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나는 그와 헤어졌다. 더군다나 바로 나는 군대에 갔기 때문에 그와 연락도 영원히 단절되어 버렸다. 그와 만남은 불과 2개월 남짓뿐이었다. 아쉽게 지금은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별로 없어졌지만, 그로부터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고, 자신감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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