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올려 뒀던게시물인데,
후배가 한번 올려보라기에 처음으로 판에 글을보내봅니다 ;)
[우라의 12월31일]
오늘은 12월 31일이에요
이런날에 혼자있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핸드폰을 집어들고 우아하게 1번을 길게 누르면서
머릿속으로 잡지에서 봐뒀던 근사한 레스토랑 리스트를 검색해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평범한 저녁을 먹을수는 없어요.
촌스럽다고 백만번을 말해도 안바뀌는 남친의 컬러링이 맘에들지않지만
즐거운데이트를 위해 오늘 하루만 더 참아주기로 해요.
고객님이 전화를 받으실수가 없다는 말에 귀를 한번 의심해요.
2009년의 마지막날에 남친이 전화를 안받는건 미쳐서 겁을 상실했다고밖에 생각이 되지않아요.
저녁시간까지 몇시간 남지않았는데 마음이 조급해져요.
설마 그럴리없다며 마음을 다독이고 다시한번 남친에게 전화를 걸어요.
이건 아마 나를 감동시키려는 서프라이즈 이벤트일거란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해요.
그 촌스런 컬러링을 세번이나 들었는데도 남친과 연결이 되지 않았어요.
전화 안받는건 곧 듁음이라고 세뇌교육시켰던게 엊그젠데 이럴수는 없는거에요.
그래도 혹시 이벤트일거란 생각을 바리지못해 전화가 걸려오길 기다려 보기로 해요.
...
전화 안와요.
전화 안와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바로 나란생각이들어요.
이 수모는 반드시 갚아주겠다고 다짐하면서
저녁을 같이먹을 친구들을 찾아보기로 해요.
[승히의 12월31일]
방에서 굴러다니다가 커피생각이나 집앞 카페에 나왔어요.
겨울엔 역시 아메리카노에요,
커피잔을 든 내모습에 반할것같아요.
난 역시 분위기있는 겨울남자.
컨셉에 맞춰 눈빛연기놀이를 해봐요.
옆테이블에 있는 여자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고있는데 전화벨이 울려요.
느낌이 쎼~해요.
이럴땐 필시 여친이 전화를 걸었을거에요.
여친이에요.
벨소리부터 애교스러운게 심상치가않아요.
며칠째 연락한통없다가 갑자기 연락온게 더 불안해요.
그러고 보니 오늘이 12월초부터 노래를 부르던 12월 마지막날이었어요.
아 이런 젠장,
아직 아무것도 준비안한걸 알면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삐짐공격이 날아올게 분명해요.
새해도 다가오는데 남자답게게 전화를 안받기로 결정해요.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죽는건 마찬가지니까요.
먹고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데요.
겨울남자답게 다시 아메리카노를 들이켜요.
난 차가운 도시남자니까요.
[12월31일 뒷 이야기]
1. 결국 우리는 만났구요,
2. 남친님은 오해하게해서 미안하다며 깜짝선물을 안겼어요.
그냥 예전부터 갖고싶던거러고 얘기한것 뿐이데..
역시 승히는 썩 괜찮은 남자친구니까요. 후후.
(위 내용은 사실과는 꽤 다를수있음을 알려드립니다.)
2--9 1231
Hongik Uni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