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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지독한 사채업자한테 걸려들었습니다. 그 이름, MB LOAN

레드캣 |2010.01.15 13:44
조회 7,408 |추천 62

대학교에 입학하고 첫 입학등록금을 내던 날.

주변 친척들과 지인들에게 등록금을 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부모님이 생각납니다.

사립대는 내 형편에 사치라 국립대를 지망하며 시작한 재수. 또 낙방하고 유일하게 붙은 사립대..

부모님은 등록하던 당일까지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리저리 손을 벌리셨습니다.

그렇게 마련해서 냈던 등록금이 제 대학생활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낸 현금돈다발이었습니다.

 

원하던 국립대는 아니었지만 원하던 과에 붙어 기뻤던 건 잠시 이제 6개월마다 내야할 등록금은 새내기인 저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습니다.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과외, 학원알바를 하고 돈을 모아도 하숙비와 생활비로 잔고는 매달 0원

다시금 돌아오는 등록금 납부일에 입술이 빠작빠작 말라갈 때즈음 알게 된 '정부학자금 대출'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국정홍보처 TV광고가 나에게 '당신은 대한민국의 무한한 가능성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는 이루어진다'는 메세지를 주듯 "그래! 졸업하자마자 취업해서 갚아나가면 되잖아" 는 낙관으로 시작한 대출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대출빚이 꼬박 매학기를 받아 1800만원.

 

그리고 졸업할 때즈음 제가 마주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신규취업자 25%가 줄고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주변의 졸업동기들이 행정인턴, 파트타임 알바, 고시원생활로 스며들어갈 수 밖에 없는 삭막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나는 학자금 이자 내기에도 빠듯한 잔고 0원의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 '취업 후 등록금 상환제'라는 법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통과

등록금 인상율도 물가인상율의 1.5배를 넘을 수 없는 등록금 상한제가 실시

 

얼씨구나 좋습니다.

취업할때까지 대출빚을 갚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당장의 그 지긋지긋한 대출금상환 독촉 전화에서 해방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니 각 정당에서 너도나도 '우리가 이루어냈다'며 쓴 글들도 참 많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우리가 고액등록금을 억제하고 돈이 없어 대학다니기 힘든 현실을 해결했다'며 생색내기 바쁜 동안 저 기사의 제목 아래에


 이자율 5.8프로

 내지 않는 동안 쌓이는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복리계산

 면학분위기를 위해 대출 가능 학점 3.0으로 조정

 등록금 인상율이 아닌 등록금액수를 줄이는 상한제 실시는 야4당이 주장했지만 한나라당이 반대해 좌절

 

이런 내용이 덧붙여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1800만원이었던 내 빚이

이 제도의 고이자, 복리계산 때문에 25년동안 갚는다고 가정하면 9700만원으로 뻥튀기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원래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들이 인상율 상한제가 아니라 등록금 액수 자체를 줄여야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싸워왔던 것을 한나라당이 막아버린 사실은요.....

 

매년 5~6프로씩 오르는 등록금을 4~5프로 정도로 상한한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까요. 30만원씩 오르던 돈 20만원 정도로 줄이면 못사던 전공서적 두권정도는 더 살 수 있겠네요.

 

반값등록금 하겠다고 했을 때, 그 말 100프로 신뢰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반값은 못되도 반의 반값은, 반의반의 반값은, 자신이 한 말이니 지켜보려고 애는 써볼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제가 얼마나 더 세상에 속아야 '절대로 희망이나 기대따위의 한심스러운 말을 품지 않는 강심장'이 될까요.

취업후 상환제로 대학생들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대통령의 말에, 역시나 모두 믿을 순 없었지만

그래도 니가 양심은 있구나. 반값등록금은 못해도 나처럼 힘들어하는 대학생들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하는 일말의 양심은 남아있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1800만원 빚을 9700만원으로 뻥튀기 할 수 있는 신통방통한 고리대금업을 발명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내용도 잘 모르는 '취업후 상환제'라는 타이틀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올라갑니다.

 

등록금을 내야만 했던 절박한 순간에 '정부학자금 대출'이 달콤한 유혹이었듯

또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빚이 뻥튀기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취업후 상환제'를 이용할 수 밖에 없겠지요.

 

너무 속상합니다. 이십대에 본 세상이 너무 야박하고 야만스럽습니다.

하지만 삼십대로, 사회의 중추로, 살아갈 세상은 조금은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이법이 최종 국회에 통과되더라도 대학생의 서러움을 풀어줄 수 있는 법안으로 개정되길 바랍니다.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 도입을 위한 청년들의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 주세요! 

 

 

등록금 상한제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해 주세요!


 


추천수62
반대수0
베플꿈꾸는곰|2010.01.15 14:05
됐고! 한나라당 지자체에서 응징한다. 됐고! 다시는 대통령 못하게 해주마.
베플좋은사람|2010.01.15 14:19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진짜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반값 등록금을 기대했던 대학생들을 이렇게 조롱하다니...
베플두산화이팅|2010.01.15 14:57
할 짓이 없어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이자놀이하냐? 이 한심한 놈들아... 니들이 약속한 반값 등록금 약속이나 지켜라!! 그거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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