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팔 년이란 세월이 과거로 흘러가 버린 지금에도,
나는 그 풍경을 똑똑히 기억해낼 수 있다
하늘을 높이 지그시 바라보고 있노라면 눈이 아파질 정도였다
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왠지 불가사의한 것이다
실제로 그 속에 몸을 담고 있었을 때 나는 그런 풍경따위엔 거의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정직하게 말해
그 당시의 내게는 풍경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그런 것이었다
나는 나 자신에대해 생각하고 나와 그녀를 생각하고,
그리고 또 한번 나 자신을 생각했다
그 시절 난 사랑을 하고 있었고 그 사랑은 몹시도 복잡스런 곳으로 나를 옮겨다 놓았다
마치 해질녁의 그림자처럼 그녀에 대한 기억은 점점 길어진다
그리고 끝내는 필시 저녁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될테지
그렇다
내 기억은 그녀가 서 있던 장소로부터 끊임없이 ...그리고 분명하게 멀어져가고 있다
그리고
그 풍경은 내 머리의 어떤 한 부분를 끈질기게 걷어차고있다
일어나
일어나서 생각해 보라구
어째서 네가 아직도 여기에 있는 것인지 그 이유를 말이야
통증은 전혀 없다
걷어찰 때마다 공허한 소리가 날 뿐이다
그리고 그 소리조차 아마도 언젠가는 없어져 버릴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본문중에서
NIKON D 40
18-55
PHOTO BY YU S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