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촌에서 가끔 곱창 먹으러 가는 집 '서연'…
곱창으로 유명한 데는 좀 있는데, 특히 강남권에 있는 곳들은 양도 적고 그러하고 해서 맛이 훨 좋은 것도 아니고. 비싼 가게 터 비용을 내주는 생각이 들어 발길을 피하게 된다. 그렇지만 '서연'은 괜찮다. 즉,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집이다. 특히 기본 찬과 같이 나오는 생간과 천엽은 서비스인데 싱싱하여 간이 언제나 탱탱하여 에피타이져 노릇을 톡톡히 한다. 그래서 주문 한 메뉴가 나올 때 까지 어정쩡하게 기다리거나 푸성귀나 김치로 소주를 시작하진 않는다.

그리고 맛배기 사이즈 국수를 주는데 그 맛은 그리 특출나진 않지만 그래도 술 마시기 전에 위를 좀 배려해 주는 센스가 좋은 것 같다.

국수를 거의 마시다시피 후다닥 먹고, 생간과 천엽으로 소주와 좀 놀고 있으니까 오늘 첫 번째 주인공들 곱창 1 + 양깃머리 1이 나왔다

초벌구이가 되어서 나와 온 동네 강아지들 흥분시키는 냄새 걱정은 덜 하였다. 그리고 부탁하면 외투 등을 싸서 놓을 수 있는 비닐백을 주어 견폐 (동네 강아지들에 끼치는 폐해)와 페브리즈 값에 대한 압박에서 프리하다. 서빙 될 때 어느 정도 잘 구워져 나와 조금씩 먹고 있으면 양파와 감자도 금새 익는다.
그러면 이 집 특유의 불쑈가 있다.

아무래도 곱창 등의 부위는 기름이 많이 잡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이렇게 불을 한번 지르면 잡냄새가 해소가 되는 동시에 요리 재료 표면이 급속하게 익음으로 식감도 좋아지고 불필요하게 맛이 손실되지 않는다.
이 불 쑈가 끝나면 아까 기본차림과 같이 나왔던 부추의 활동 차례가 된다.

양념이 살짝 뿌려져 있는 부추는 그냥 먹어도 꽤 맛이 있다.

부추를 이렇게 얹어서 익히면 '서연'의 요리는 완성이 된다.


부추의 향이 아주 살짝 베어있어 고기의 맛이 좋고, 아까 불쑈, 즉 플레이밍으로 식감도 꽤 괜찮다. 그리고 가끔 살짝 볶아진 부추를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부추의 맛이 느끼함을 잘 붙들어 준다. 이때 부추가 타지 않게 주의를 해야 한다. 부추는 물기가 많지 않고 당분이 함유되어 있어 타게 되면 쓴맛이 너무 강해져 음식 전체의 맛을 떨어 트려 버린다. 그래서 '서연'에서는 부추를 얹을 때 조금씩 얹혀 준다.
맛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같이 간 녀석과 오랜 만에 달리고 있기에 소주를 연거푸 건배를 하면서 즐기고 있는 도중, 깜빡 잊고 있었던 또 한 녀석이 왔다. 아까 오더했던 곱창과 양깃머리는 다 비워진 상태.

남아있는 감자와 양파 쪼가리만 먹으라고 할 수 없고. 그리고 이 집 대창 맛 또한 훌륭하기에 곱창+대창을 또 시켰다.


아까와 같이 초벌이 되어 나와 불쑈를 한다. 이번에 또 다시 느낀 것인데, 이 집 대창 맛은 참 훌륭하다. 곱창도 역시 그러하지만 손질이 잘되어 있어 불쾌한 냄새도 없으면서 곱이 아주 고소하다. 특히 대창은 맛있는 지방 맛 때문에 소주가 하염없이 들어간다. 그러면서도 졸깃한 식감이 있어 먹는 과정 자체도 재미가 있다. 특히 고기 맛을 아시는 분들에겐 이 집 대창을 왕 추천을 한다. 후회가 없을 것이다.

'서연'은 맛을 즐기는 곳이다. 식당이 맛만 좋으면 그냥 맛이 좋은 데서 끝나는데, '서연'은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고 특히 '왕이모'께서 신경을 많이 써 주시고 배려도 잘 해주셔서 맛 뿐 아니라 음식을 먹는 과정을 즐겁게 한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한잔을 하면서 좋은 시간을 갖는데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가 더 중요한 거 아닌가? 한 가게의 분위기는 인테리어 보다는 그 집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의 마음가짐이 만들어 낸다. '서연'에서는 이런 당연한 것을 잘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집에는 여성 고객들이 많다. 잇 아이템 가방을 들고 멋지게 차린 분들도 많다. 하지만 '서연'에서는 곱창과 소주를 나누면서 환한 웃음과 행복한 표정들로 모든 여성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