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저에겐 공부조차 죄가 되는가봅니다.

빚더미온탑 |2010.01.28 15:59
조회 19,174 |추천 11

톡이라도 됐나 .. 굉장히 많은 분들이 봐주셨네요.

뼈아픈 말씀들, 눈물날만큼 힘이되는 말씀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댓글하나하나 다 읽어봤구요, 다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

일일이 댓글마다 감사인사라도 드리고싶지만 좀 많네요 ㅠㅠ

마음에 새기고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공부 열심히 할게요. 나중에 장학금받았어요~

이런걸로 또 한번 글 남기게 됐음 좋겠네요 ^^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아 .. 정말 너무 답답한데 누구하나 붙들고 말할수가 없어서 ... 가족한테 조차 맘놓고 하소연할수없어서 톡을 찾았네요. 혹여나 이 글을 아는 지인분이 읽으셔서 누군지 짐작이 가시더라도 힘내라는 문자따위 안주셨음 좋겠네요... 모른척 지나가주세요 .. 말이 길어질것같은데 스크롤 확인하고 읽을지 말지 결정하세요 ..

 

2010년 21살 이제 제 나이 스물한살입니다.

방금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고왔어요. 니가 공부하는 거 나중에 니가 갚는거 당연한거 아니냐, 이런걸 뭘 그렇게 하소연하겠다고 판까지 와서 재잘거리냐 .. 당연합니다. 전 당연히 제돈으로 대학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제 이름으로 대출받은 돈들이 어디로 써질지 뻔해서 ..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1997년 IMF로 모두가 힘들때 저희 아버지도 사업에 실패하시고 빚더미에 앉으셨어요. 그 뒤로 아빠는 저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온갖 빚쟁이들을 만나고 다녔죠.

"조금만 미뤄주세요, 다음에 정말 드립니다. 집에 얘만한 애가 다섯입니다. 저희사정아시지않습니까. 꼭 갚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그때 제 나이 고작 8살 .. 8~9살 동안 전국일주랍시고 아빠는 저를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제가 아예 멍청했다면 아는 삼촌인가보다 했겠지만 아빠의 그런 비굴한 모습이 제가 기억하는 아빠의 모든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학교 입학하고도 아빠와 함께 버스를 탈땐 그당시 버스요금 200원을 아끼려 노란명찰을 주머니에 숨기고 유치원생인척을 하고, 집에 빨간딱지가 붙고, 공장에서 본드냄새 맡으며 자고, 콘크리트바닥에 머리가 깨져도 병원한번 못가고 그렇게 화려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엄마는 아빠의 유일한 자존심인 그 공장을 다시 살려주시겠다고 아빠가 손대는 사업마다 빚을 져서라도 사업자금을 대시며 문방구, 달고나, 닭꼬치, 온갖 노점을 전전긍긍하시며 저희를 키우셨습니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는 제 밑으로 달린 동생들을 제가 대학도 보내고 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사회에 나가라고 저를 볼때마다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에 따라 언니도 장학금받고 고등학교다니다가 취업을 나갔고, 저도 장학금을 받고 졸업해서 취업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들어간 직장이 다 그렇겠죠 .. 제가 너무 어린탓도 있겠지만요. 온갖 모진꼴을 당하고 하루종일 한끼도 못먹고 혼자 울고 억울해도 억울하단 말도 못하고 .. 정말 견디기 힘들더라구요. 19살이란 나이에 견디기 너무 힘든 고통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여린 편도 아닌데요. 넌 어딜가든 살아남을 애라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말했기에 저도 그런줄만 알았지 고작 이런 시련조차 견디지 못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더라구요..

 

그만둘까 수십번 수백번을 생각하는데 어느날 일끝나고 휴대폰을 보니 엄마한테 문자가 와있더라구요

"딸, 엄마가 이번에 좀 힘들어서 그런데 ... 40만원만 좀 보내줘.." 다달이 보내는 돈도 있고 제가 모으는 돈도 있는데 4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었어요. 한달월급이 100만원이 안됐으니까요. 엄마의 문자를 보고는 그만두면 엄마한테 작은 도움도 더는 못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이악물고 참았습니다. 정말 꿋꿋히 버텼습니다. 선배들이랍시고 언니들의 말도 안되는 텃세를 다 견뎌가며, 제가 저지른 실수도 아닌데 저에게 뒤집어씌우는 그 억울함조차도 삼켜가며 버텼습니다. 그렇게 버티다가 얼마 가지 않아 더는 안되겠다 싶어 대학을 가기위해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동생학비는 안되더라도 내 1년 등록금은 될만한 꽤 큰돈을 모아서 나왔습니다. 죄송한마음에 설날에 할머니도 못 뵙고, 엄마아빠한테도 죄송하다며 몇날을 울었습니다. 동생학비는 못 대줄망정 저에게 들어갈 등록금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해서요. 하지만 전 정말 공부가 하고싶었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다니면 되겠지 생각하며 1년간 재수를 했습니다.

 

재수하는 동안 언니가 결혼을 했고 그 와중에 엄마가 결혼자금이 필요하다며 제 시중에 등록금을 위해 남겨놓은 돈들을 빌려달라고 하시더군요. 언니가 결혼하는데 당연히 그래야지 하며 선뜻 빌려줬는데 엄마가 그걸 받으시곤 꼭 갚는다며 뒤돌아 한참을 우시더라구요. 괜찮다고 안갚아도 된다고 나중에 대학만 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만하시며 꼭 갚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1년이란시간을 학원한번가지않고 도서관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혼자 공부를 했습니다. 돈내는 인강조차 부담이 될까봐 EBS만 보며, 동생이 다 풀고 준 문제집을 공책에 옮겨서 풀어가며, 친구들에게서 얻은 문제집들의 연필자국 지워가며 그렇게 해서 나름 인서울의 꽤나 괜찮은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밑 동생도 만족할만한 대학에 입학했기에 함께 대학생활을 하겠지, 뿌듯한 마음에 대학갈 기대만 하고 있었는데 얼마전 할머니 생신이고 해서 2년간 못뵈었으니 이번엔 뵈야지 하며 갔던 시골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습니다.

"너랑 동생이랑 둘이나 대학가면 학비어떡하냐" 할머니가 말씀하시더라구요. 전 제가 벌어온 돈이 있으니까 동생과 한학기 같이 등록할 정도는 되었기에 당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했는데 아빠가 옆에서 거드시더라구요. "대출받으면 되지, 받을수있는건 다 받아야지뭐" 받을수있는건 다 받는다니 .. 이게 무슨말인가요.. 엄마가 갚겠다던, 그래서 그나마 부담을 덜고 갈수있었던 그 돈은 어디에가고 있는 대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니 .. 막상 할머니, 아빠 앞에서 당연히 대출받아야지 하고 집으로 왔는데 대출수속을 밟으며 너무 맘이 아팠어요 ..

 

대출받는건 괜찮습니다. 그런데 일찌감치 사회생활중인 언니는 결혼했음에도 아직도 할머니, 아빠, 엄마가 아빠의 사업자금을 요구한다고 하더라구요. 언니는 2년넘게 직장생활하며 결혼자금을 만들어놨음에도 불구하고 3000만원이란 빚까지 떠안고 결혼을 했어요. 혼수비는 고작 2000, 예식장 식비도 남자쪽에서 다 댔고 축의금도 혼수비넘길만큼 많이 들어왔는데 그 대출금은 다 어디에 갔단말인가요. 제가 엄마한테 줬던 그 돈은요? 그 돈들은 다 어디로 갔다는거죠 ?? 20년이나 사업하면서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빠의 그 사업자금에 다 들어갔습니다, 결국. 밑빠진독에 물을부어도, 차라리 고아원에 선행을 했더라면 기분이라도 좋았겠죠. 아빠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협해가면서까지 그놈의 야망때문에 사업을 접지 못하십니다.

 

아빠에 대한 실망이 점점 원망이 되고, 증오로 변해가는 것 같아 제 자신도 무섭네요. 어릴적부터 하루 200원 모아 만든 통장도, 아르바이트해서 벌어놓은 돈들도 0원이라는 잔고만남기고 다들 어디로 사라졌는지 .. 언니와 가끔 말합니다... 아빠가 가져간 돈만 모아놨으면 벌써 엄마가 소원하는 30평짜리 아파트는 사고도 남았을거라고.

 

그런데도 아빠는 요즘 차바꾸실 생각하시네요 ^^ 마지막이라며 얼마전 온 집안의 통장을 다 쓸어간건 언제 줄거냐고 어제도 엄마아빠가 싸우셔놓고 .. 엄마는 죽을둥 살둥 모진꼴당해가며 돈벌어오시는데 아빠는 그 놈의 사업때문에 온갖 대출을 끌어다 쓰시네요... 남자의 꿈도 좋고 야망도 좋지만 차라리 아빠가 백수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 정말 이런 불효막심한 딸이 어딨냐, 아무리그래도 아빠 믿어주는건 가족뿐인데 나마저 이러면 어떡하냐 .. 혼자 다잡고 다잡아도 자꾸원망만 커지네요 ..

 

학자금대출 한도가 등록금보다 큰데 남는 한도마저 아빠가 써버릴것같아 걱정이 되요 .. 물론 혼자 오바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언니조차도 그럴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네요 .. 가끔 .. 회사에서 더 버티지못했던 제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내 주제에 대학은 무슨 ... 차라리 내가 돈이라도 벌었으면 동생까지 대출받으면서 부담주고 대학보내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 하는 후회가 듭니다.

대학.. 저한텐 너무 큰 호강인걸까요 ...

추천수11
반대수1
베플얼씨구|2010.01.29 15:36
제 경우랑 매우 비슷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두 삼남매 장녀에요 아버지께서 사업실패로 인해 아직까지도 빚을 안고 계시면서 계속 돈을 요구하셨지만 저두 이미 드릴만큼 드렸습니다 글쓴이님, 할머님이 동생들 학비때문에 님이 벌어야 한다 어쩌구 하셨다구요 할머님 생각은 아주 오래된 옛날 잘못된 풍습일뿐이에요 동생들도 대학갈때되면 알아서 알바하고 돈벌라고 하세요 손발 팔다리 멀쩡한데 뭐가 문젭니까 아버님이 계속 사업하시려는 이유가 일확천금을 노리시는 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암만 그렇게 아버지께 대출 받아주고 모은돈 투자해봤자 남는건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 제가 겪어봐서 하는 소립니다. 아버님이 계속 저러시는 이유가 가족 여러분의 딱 자른 거절이 없어서 입니다. 본인 필요한 돈은 본인이 만드시라고 해요 쫌! 대출이 괜찮다구요? 글쓴이님! 제발 그건 절대 아니에요!!!! 대출 대출 대출 가족들이 다 하니까 나도해도 되겠구나 세뇌당하신 것 같은데 그건 진짜 답없고 본인 뿐만 아니라 미래의 내 자식들까지 빚쟁이 만드는 거에요 지금 그 누가 글쓴님 모질다고 욕을 하든간에 부모자식 연끊자고 한대도 글쓴이 님이 성공부터 하셔야 남을 도울수 있는거에요!!@!!!!! 글쓴님 만나게 되면 정말!!!!! 저 답답해서 그러지 말라고 소리지르고 싶네요!!! 제가 금전적으론 못해도 그 상황 상의해 볼수는 있으니까 지금 그 매일매일에서 빠져나오고 싶으시면 메일이라도 주세요!!!!! 아무리 내가 착하고 착한일 해봤자 본인에게 남는게 없는 바보짓은 죽어서도 후회할 거라구요!!!! zxcvbnm0009@naver.com 지금 당장 메일보내요!!!!!!!
베플?|2010.01.29 15:43
저기..위로는 안되겠지만요.. 예전 어딘가에서 어떤 여자분이 쓴글을 봤어요 그분이 30대 초반이신데..고등학교 졸업하고 거의 10년 넘게 일을 했는데.. 어느날 통장을 보니..잔고가 0이더래요.. 모아논게 한개도 없데요..정말 열심히 살았는데요.. 이 여자분네 집이 가난해서..다 식구들 한테 들어간거죠 그런게 당연한건줄 알고..그렇게 살았데요.. 그런데 어느순간 보니까 그렇게 희생한 식구들 조차도 여자를 무시하더랍니다. 돈 없다고요 그나이 먹어서 돈도 안모으고 뭐했냐는 식으로 말하더래요 오히려 밑에 여동생은 그 여자분 덕에 대학도 졸업하고 돈도 모으고 해서 잘 살아서..그 여동생은 가족들이 떠받들고 살고..에휴.. 그 여자분이 울분을 토하더라고요 글에다가.. 가족한테 희생하고 이런거 다 소용없다고요 자기는 아직까지 뭐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니까요..글쓴님..너무 가족한테 희생하지 마세요.. 부모님...불쌍하긴 하지만..아버지 하는걸 보니까 정신 못차리셨네요 차라리 저럴꺼면 제 생각에는 어디 경비라도 하는게 나을꺼 같아요 저렇게 어찌 살아요 님네 엄마도 이상하시고..자식이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 그리고 동생들 위해 희생하네 가족한테 희생하네..할머니가 이런 말 한다고 듣지 마세요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이기적으로 사세요 님을 위해 사세요 옛날 사람들이야 당연히 딸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동생들 위해 희생하는 그런 존재로 봤어요 우리네 엄마들이 그러고 사셨잖아요 근데 이젠 그러고 살 필요가 없어요 동생들 대학이요? 다 컸잖아요 지가 똑같이 학자금 대출 받거나 알바하거나 장학금 타서 다니라 하세요 몇살이나 차이난다고 희생을 해요? 님의 인생을 위해 이기적인 인간이 되세요
베플21|2010.01.28 16:05
힘내세요...공부하는것조차 죄가되다니요... 저랑 동갑이시네요.... 순간 그래도 등록금 걱정은 안하고 학교다니면서도 늘 불평불만많았던 제가 부끄러워지네요ㅠㅠ 그럴수록 공부 더 열심히하셔서 부모님께 효도하셔야죠 글쓴이님 덕분에 저도 많이 배우고갑니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