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외식을 하는 나라 답게 타이완의 패스트푸드 가게는
24시간 영업을 하거나 아침 일찍 문을 여는 곳이 대부분이다.
컨딩의 숙소 근처 KFC에서 아침을 시키면서 매장 매니저에게
어롼비로 가는 차시간과 정류장 위치를 물었더니
‘어롼비’라는 말만 겨우 알아듣고
주방에서 일하는 총각을 불러 대만말로 한참을 얘기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정류장 위치를 일러주는데
매장에서 멀지 않은데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아이들을 매장 입구에 두고 소나와 내가
지나가는 버스를 세울 요량으로 밖에 서있는데
매니저가 나오더니 여기 서있으면 버스가 세우지 않는다는 듯
내 팔을 잡고 30여m 떨어진 정류장으로 데려간다.
비바람은 중구난방 미친듯 불어 비옷은 찢어질듯 펄럭이고
서진이와 유진이는 숨쉬기 조차 힘들어한다.
한 5분 기다렸을까...
멀리 매장에서 조그만 체구의 아까 그 여자 매니저와
음식을 만들던 주방의 덩치 큰 총각이 함께 나와 손짓을 한다.
가까이 가니 총각이 자기 차에 시동을 걸면서 타란다.
바람이 너무 부는데다 차시간도 알 수 없어
체면 차릴 상황도 아닌지라 ‘쎄쎄’를 연발하며
사양도 없이 덥썩 올랐다.
20여분을 달려 공원 주차장에 도착해서 내리기 전에
오면서 챙겨둔 차비를 쥐어줬더니 극구 사양을 한다.
몇 번을 권하다 포기하고 사진이라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그제야 차에서 내리며 활짝 웃던 친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차는 한 시간에 한 대 밖에 없는데다
택시라고는 찾을 수가 없는 동네라 이 친구가 아니었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길위에서 엄청나게 고생을 했거나
어롼비 공원을 포기했어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공원에서 숙소로 돌아와 바로 이동을 해야 해서
다시 인사를 할 기회조차 없었다.
메일 주소라도 물어놨어야 하는데 챙기지 못한게
내내 마음에 걸린다.
타이완 컨딩 초등학교 근처의 KFC에 가실 분은
이 총각의 메일 주소를 꼭 물어봐 주시기 부탁 드립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