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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월급여 100만원선.

아직도철안... |2010.01.31 03:04
조회 1,607 |추천 0

SKY어문계열에 학점 3.9 (이중전공 있음)

토익 만점 근접, Speaking & Writing 최고위 레벨에서 하나 못미침

일본어 JLPT 1급, JPT 800점대 후반

HSK 8급

외국계기업에서 인턴 경험

동아리 및 봉사활동에서 리더십 발휘

한자 및 모스 MCAS 등 자격증

 

그런데 졸업 후 몇년째 월급여 100만원선을 오락가락하고있습니다.

 

누굴 탓하겠습니까.

 

특별히 실패를 경험했던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오히려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기때문에

그냥 아주 천천히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은 채로 

어느날 루저가 되어있는 제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가장 비판의 타겟이 되고있는 무기력한 20대, 스펙은 좋은데 패기가 없는 20대,

그게 바로 접니다.

아니, 지금의 접니다.

(그냥 저라고 인정하기엔.. 평생 이렇게 살고 싶진 않아서.. '지금의'라는 수식어를 붙이겠습니다.)

 

남들 하듯이 평범한 회사 생활 하고싶지 않았고

흔히 보듯이 돈 돈 하면서 일상에 매몰된 삶을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누가 어디 취업했다더라, 이런 얘기 들려올 때

대기업이 뭐 대수야, 회사원이 다 회사원이지- 라는 안일한 생각.

그 평범함이 쉬워서 평범한 게 아닌것은 머리로는 알면서도

난 뭔가 특별한 삶을 살고 싶다며 막연한 이상을 꿈꿨습니다.

이런 저런 길 다 성에 차지 않아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집안은 당장 절박할 정도로 가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 다 돈대줄만큼 풍요로운것도 아니고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뒤늦게 울며겨자먹기로 현실과 타협해서

적당히 남들 하는 만큼만이라도 하자 생각했을 땐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서 남들 뒤를 가는 것도 쉽지 않은 길이 되었습니다.

 

난 취직에 생각이 없어서, 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고 싶어서 '안' 하고 있었던 건데

(그래서 몇년간은 정신못차리고 너무나도 당당했는데)

그러는 사이에 아무도 모르게 '못'하는 게 되어버린거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있기나 한건지, 상상속의 판도라행성도 아닌데

이제와서 아무 데나 들어가긴 싫고

남들 돈 벌 동안 혼자 오랫동안 방황하고 고민한 게

정말 말 그대로 시간낭비일뿐이었고 아무런 소득도 없었고

오히려 제 때 맞춰 졸업한 친구들이 이제 입사 몇년 경력 쌓이고 돈 모으고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사이에

또는 누구는 고시에 합격하고 누구는 치전 의전 법전 합격해서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사이에

어쩌다 제 인생이 여기까지 굴러왔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필 겹쳐온 경제 불황이니, 취업난이니, 시대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문제의 일부분일 뿐이니.

 

워낙 자존심이 센 탓에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이런 얘기 못하고

친구들 만나면 친구들 씀씀이 맞춰서 돈쓰고 놀러다니고,

내가 그럴 때가 아닌데 아직도 제 인생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허세부리며 사는

제 자신이 짜증나고 찌질합니다.

 

너가 너무 고생을 안해봐서 그래- 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그렇다고 어디서부터 뭘 풀어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존중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이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여전히 눈은 하늘 위에 가 있습니다.

제가 써놓고도 정말 한심한데 남이 보면 어떨지 소름돋습니다.

따끔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탁 굳이 안드려도 열화와 같은 질책들이 마구 들어올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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