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다면.
적어도 한 때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을 배신하지 않겠지.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면.
불안한 미래에 서로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겠지.
어느 누구도 엇갈린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슬픈 사랑노래도, 인기드라마 속 복잡한 삼각관계도 없겠지.
나는 책을 읽으면서
씁쓸했다.
살을 부비고, 서로의 혈육을 낳고,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인생의 반평생을 함께하는데,
그 인생의 반평생을 모두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니.
언젠가는 사랑이 식고 마음이 식고,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식는다니.
그래서 자신의 반쪽을 옆에 두고도 다른이를 그리워하고,
그 마음을 알면서도 화낼 수도, 이별을 말할 수도 없다니.
내가 두려운 건.
사랑이 식는 것도 마음이 식는 것도 아니다.
이기적이게도 내가 아닌 상대가 먼저 식어버릴까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그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을 보기 싫어서이고,
그리고 애써 외면하지만 마음을 해쳐놓는 무심함에 상처받기
두려운 것이고,
그 모습에서 지난 날 나에게 따스했던 그 순간이 겹쳐
슬픈 것이 그 순간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마음으로 고민해도, 골똘히 생각해도,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순간이 오기 전에 나는 항상 먼저 방어벽을 만들었다.
나를 놓고 그 벽을 둘러싼 후
전전긍긍하는 나를 숨기고, 무심히 쏘아대는 화살을 막아내고,
슬픔을 피해다녔다.
그렇게 나는 바보같고, 또 바보같았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한달 후 일년 후 中 베르나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