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0살의 이야기 - '빗소리'

김준혁 |2010.02.02 17:19
조회 574 |추천 0

photographs by HAN YONG

copyright (c) 2008 JUN HYUK, all rights reserved

 

 

빗소리가어지러워서쉽사리잠이오지않는다.

어쩌면퇴근후종로커피빈에가서마신진한아메리카노때문일지도모르고,

또한번의머리를자르고나서이런저런회사얘기를하며동욱이형과마신맥주때문일지도모른다.

아메리카노와맥주.그리고어지러운빗소리.

일정한규칙없이소리내어떨어지는빗방울이귀에들어와머리도어지럽고마음도어지럽고.

작년이맘때쯤비가내릴때에도회사에전전긍긍하며조그마한방에서밤마다맥주를들이부었었다.

헤어졌던사랑에전화도한번해보고..'잘지냅니까?'라고문자도보내보고.

지금은겨우한살더먹었다고그런짓은하지않지만...

비만오면사랑에아파했던사람들은더욱더아파하고추억과어제에기대어지내는사람들은더욱더나약해진다.

 

비오는날에분위기좋은커피숍창가에앉아서형형색색의우산을쓰고분주히왔다갔다거리는사람들을보는게좋았다.

한우산에두명이들어가있는것도봤고,혼자서급히뛰어가는것도.

반면미처우산을챙기지못해서다맞는사람도.비오는날에헤어지는사람도.

피할곳이없어내리는비를다맞으며온몸을떨면서골목귀퉁이에서있는고양이와닮았다.

처량한그네들을도와주거나그런허튼짓은안한다.다만바라봤을뿐이다.

아마도와주려고했다면고양이처럼털을세우고'야옹'하지않을까-싶기도해서.

무엇보다난그런여유로운사람이아니니까.

 

내게있어서어지러히내리는비는가뜩이나못쓰는글을더욱두서없게만들고,

그리웠던사람과그리운사람을생각나게만들기도하고,설레있는내일을기억하게도한다.

적당히섭취한알콜이'두근두근'하며빨리뛰는심장소리가귀에들리게만들고

그심장소리가그다지넓지않은침대에혼자누워있는날더가엾게만들기도하고...

 

내일이면회사출근과업무가힘들겠지만그래도나는비오는날에커피를마시는게좋다.

 

비가그치고해가뜨고땅이다마르고나면그리웠던사람도언제그랬냐는듯평소처럼그다지그립지않을거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