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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혁이형?! 시리어스한 세상을 향한 샤우팅!!

어지러워요 |2010.02.06 10:33
조회 651 |추천 0

 

 

 

KBS2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에서의 쿨한 형. 동혁이 형

 

"등록금이 울 아빠 혈압이야? 한 학년 올라 갈 때 마다 우리 아빠 얼굴에 주름살만 팍팍 늘어~우리 아빠가 무슨 번데기야?" 

  

  개그맨 장동혁의 뒤에는 '똑똑한 개그맨', '계그개의 브레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단지 K대 출신으로 유명한 개그우먼 박지선과, 또 한 명의 '최후의 1인' 황현희에 이어 1:100이라는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후의 1인에까지 진출했다는 이유로 조금은 낯간지러우면서도 가볍지 않은 별명을 얻은 것은 아니다. 2004년 KBS 공채 18기 개그맨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재치있는 입담과 반전을 주요 코드로 삼아 풀어놓은 그의 개그를 지켜보면, 위의 별명이 어떤 이유에 근거하여 붙여진 것인지는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개그 코너인 '그냥 내비둬~'에서도 이수근과 콤비를 이루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던 그가 또 한 번 새로운 웃음포를 장전하고 시청자를 찾아왔다. KBS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인 '봉숭아학당'에서 쿨한 형이자  동네 형인 동혁이 형으로 등장하여 쿨한 동네 형이 불합리한 세상을 바라보다 분노를 느끼고 쓴 소리를 하고 호통을 친다는 내용인데,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80년 대 개그맨 고(故) 김형곤 이후 대가 끊기다시피했던 '시사 풍자 코미디를 부활시켰다.'라는 극찬부터 포퓰리즘을 이용해 인기몰이를 하려는 모습이 자신 스스로  '자각없는 개그맨'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 같다는 비난까지, 이제 고작 세번 방송을 했을 뿐인데도 동혁이 형, 장동혁에 대한 의견은 위와 같이 극과 극의 양상을 보이며 쏟아지고 있다. 위에 대한 논박은 하지 않겠다. 비난이 쇄도한다는 것은 높아진 관심으로 인해 나름의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므로 덮어높고 부정적이라 말하기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비난은 관심의 또 다른 말즈음 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 속 편할 뿐만 아니라, 그런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요즘 세상이니 말이다. (사설이지만, '그냥 내비둬~'가 한창 인기있을 때에, 여자 개그맨을 너무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 아닌 비판을 받았던 것을 떠올려 볼 때,  장동혁 본인도  방송 후폭풍(?)으로 홍역을 앓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개그계의 브레인'이라 불리는 장동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푸치노 거품같이 가격에 거품이 있는 커피값에 대하여 호통칠 때는 그저 통쾌했고, 내일 날씨도 맞추지 못하는 일기예보를 비난할 때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해 즐거웠지만, 오를 줄만 알고 내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 대학 등록금에 대해 일침을 놓는 그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썩 편하지만은 않다. 포퓰리즘을 이용한 국민 선동이니 뭐니하는 것이나, 시사 비판을 했으니 제제를 받아 프로그램이 곧 없어질 것이라는 등의, 지나치게 개그를 '시리어스'하게 받아들인 자들이  '열폭'하는 이야기가 들리기 때문이다. 뭐 그런 것 따위쯤은 지나치게 이념적 경향을 가지고 해석한 것이자 근거없는 궤변이라 여기며 깔끔하게 무시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를 술푸게 하는 사람들'에서  박광성이 잔뜩 술에 취해 혀 꼬인 발음으로 말하는 것 처럼 '더러운 세상'은, 그것을 궤변에 그치도록 두질 않는 것 같다.  개그를 개그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시트콤을 시트콤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다시 말해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드는'  듯한 모습을 우리는 앞서 '빵꾸똥꾸야 권고조치'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통하여 본 바 있다. (빵꾸똥꾸에 관한 이야기는, 잊었던 추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파오는 관계로 기사 전문만 싣고 생략하기로 하겠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올해 유행어의 하나로 떠오른 '빵꾸똥꾸'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방송통신심의위는 MBC TV의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극중 귀여운 악동으로 나오는 정해리가 '빵꾸똥꾸'라는 용어를 반복 사용한 것과 관련, '방송법 제100조 1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다른 어린이 시청자들의 모방 가능성이 있어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양식 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는 '하이킥'에서 '왜 때려, 이 빵꾸똥꾸야' 등의 대사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버릇없이 행동하면서 반말을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고 있다. '하이킥' 연출을 맡고 있는 김병욱 PD는 '심의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빵꾸똥꾸‘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고는 행정지도 성격을 가진 제재 조치로 강제성을 띠지는 않는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극중 해리의 '빵꾸똥꾸야'라는 대사를 문제삼아 2009년 12월 22일권고 조치를 내렸다는 기사 전문.

 

 

 

 극중 '정해리'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진지희.

 

  농이나 우스운 행동으로 왕과 고위 관료들을 즐겁게 해주는 '유희'를 담당함은 물론, 왕이 치세를 잘못할 때에는 그를 풍자하는 뼈 있는 말로써 왕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 '간언'도 서슴지 않는 것이 광대의 역할이다. 그들이 하는 말은, 실제로 왕들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뉘우치도록 이끌어주기도 하였다 . 개그맨은 '광대의 현대판'이라 보아도 무방할 만큼, 광대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장동혁의 의미 있는 샤우팅으로 인해 그 역할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일부 작자들의 행태는 '폭군 연산'처럼 광대의 말에 뼈가 있다고 하여 광대의 뼈를 모조리 꺾어버릴 기세이다. 아닌게 아니다. 온 가족이 시청하는 개그프로그램에서 왠 불한당 같은 놈이 나와 사회를 비판한답시고 소리를 꽥꽥 질러대며 시건방진 태도로 서 있는 모습은,  '빵꾸똥꾸'에 권고조치를 내렸던 그네들의 눈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까. 아마 광대가 아니라 아이들의, 그리고 '시청자의' 올바른 가치관 성립과 정서 함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흉측한 모습의 악당 '조커'의 형상이 아닐까 싶다.

  자신들은 논리적으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척척 벌이면서도 남들에게는 지나치게 '시리어스'한 요즘 세태에, 장동혁과 같은 '현대판 광대'들은 의미있고 뼈 있는 일갈을, 거침없는 샤우팅을 날리는 것이다. 이 의미있는 샤우팅이 그들의 귓전을 뚫고, 마음을 울려 자기 자신을 돌아보았으면 하는데... 왠걸, 광대는 왕에게 간언을 하는 자이니, 장동혁의 샤우팅을 듣고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보는 자는 진정으로 '왕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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