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도 이제 어느덧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 빙상(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며 온 국민을 기쁘게 하며, 한국 동계 스포츠의 위상을 알려왔는데요.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않는 종목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빛나는 활약은 이어졌습니다. 스노보드의 김호준, 모굴 스키의 서정화 등 '젊은 개척자'들을 비롯해 크로스컨트리의 이채원, 스키점프 3인방 등의 빛나는 투혼도 있었습니다. 비록 성적은 메달권과 멀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한국 스포츠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꼭 주목해야 할 선수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서로 다른 종목에 걸쳐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강광배(강원도청) 봅슬레이 감독 겸 선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강광배 선수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루지 선수로 올림픽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선수로, 그리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봅슬레이 4인승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해 세계 최초로 썰매 전 종목에 걸쳐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될 전망입니다. 4인승 경기는 바로 우리 시각으로 27일 오전 6시, 캐나다 밴쿠버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립니다.
루지로 시작한 올림픽 도전
강광배를 이야기하면 '개척자'라는 단어가 곧바로 생각날 만큼 한국 썰매 종목의 선구자로 명성이 자자한데요. 척박한 환경이라 하기도 무색할 만큼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동계 스포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15년 넘게 썰매 종목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장애 판정을 받고 있는 몸으로 투지를 불태우며 스포츠 선수들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올림픽에 무려 4회나 출전한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하고 있습니다.
강광배가 썰매 종목에 눈독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15년 전인 1995년이었습니다. 이전 해까지는 스키 선수로 활약하다 무릎 연골이 파열되면서 5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던 강광배는 대한체육회의 루지 선수 선발 공고를 보고 썰매 종목에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루지나 스켈레톤의 경우, 일자로 누워서 또는 엎드려서 경기를 하는 것이기에 무릎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수 선발전에서 30명 가운데 2위를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루지 선수로 활약하게 됐고,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 했습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바퀴를 단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는 훈련까지 했다고 하는데 마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힘든 훈련을 소화하면서 강광배의 올림픽 출전 꿈은 실현됐습니다.
잇따른 좌절, 그리고 새로운 도전
그러나 이듬해, 또 한 번 강광배에게 좌절이 들이닥쳤습니다. 다쳤던 무릎 연골이 다시 말썽을 일으킨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루지 협회가 강광배의 선수 자격을 말소하는 사태까지 일으키면서 강광배의 운동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감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배운 스켈레톤에 푹 빠지면서 강광배는 새로운 종목, 스켈레톤 선수로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아르바이트 수당으로 스켈레톤 코스를 직접 내려올 수 있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의 투지는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어 국내에 들여와서 스켈레톤 팀을 직접 꾸리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쳤습니다. 그는 스켈레톤 선수로서 두 번 올림픽에 출전하게 됩니다. 그의 개척 정신은 대한올림픽위원회(대한체육회)에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습니다.
봅슬레이 '무한도전', 그리고 올림픽 출전의 꿈
그리고 그는 또다른 새로운 도전을 그 해 말에 시작했으니 그것이 바로 이번 올림픽에 도전할 봅슬레이였습니다. 사실 개인 종목인 루지, 스켈레톤보다 2인승, 4인승 등 팀 경기로 이뤄지는 봅슬레이는 강광배에게 적지 않은 시련을 주었습니다. 선수 모집을 위해 대학 시간 강사로 나가 설득을 하는가 하면 봅슬레이 실전 훈련을 위해 자비를 털어 해외 훈련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그의 엄청난 열정은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재조명됐고, 국제 대회에서도 잇따라 메달을 따내는 성과가 계속 이어지면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봅슬레이 종목 도전을 시작한 지 3년 여 만에 이룬 쾌거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산 봅슬레이용 썰매를 타고, 기어이 봅슬레이 선수로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고의 성과를 내고야 말았습니다.
국제적인 수준과는 격차가 있지만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강광배의 개척 정신, 그리고 애국심은 한국 동계 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쓰며 많은 사람들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가 이러한 도전을 잇따라 펼치는 이유는 '한국 동계 스포츠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조금이라도 알리고, 국내적으로는 썰매 종목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평창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메달을 많이 따는 빙상 종목과 더불어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는 무언가 일을 내서 조금이라도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싶어 하는 강광배 감독 겸 선수의 새로운 '올림픽 무한도전'을 주목하고 또 응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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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썰매종목의 개척자 강광배 선수!!!
이번 봅슬레이로 4차까지 진출한 거 축하드려요.
기뻐하던 선수들 모습에 저까지 흐뭇해지더라구요.
15년이나 선수 생활을 계속 해오고 있는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국가대표'입니다.
( 원글 출처 - http://samsungcampaign.com/1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