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주차 27살 여자에요.
지금이 저의 27년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선택의 갈림길이 아닐까.. 생각이 되어서 조언을 좀 구하고자 판에 글을 쓰게 됐어요.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장문의 글을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창을 닫아 주셔도 되요~
저에겐 지병(?) 이라기엔 좀 민망한.. 병이 있어요.
어릴적 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조금 불편했었어요. 그래서 개인병원을 여러곳 다녀봤는데 가는곳마다 큰 이상은 없다고 했어요. 저도 숨쉴때 답답한게 좀 짜증날뿐 사는데 크게 영향을 미친적은 없었죠.
얼마전까지 일하던 회사에서는 1년 2개월 정도 다녔는데요. 저도 처음엔 경리일 치고는 연봉이 조금 쌨고 불경기에 할일없이 빈둥대는것 보다는 일많고 바쁜 회사가 좋아서 일도 열심히 했죠. 그런데 중소기업... 아시는 분은 알거에요. 보통은 가족들끼리 같이 하면서 가족같은 분위기다 뭐다 하면서 반말하고 자기들끼리 똘똘뭉쳐서 말짱한 직원 하나 바보만드는거 순식간인거..
그 회사는 8형제가 운영하고 팔순이 다되가는 어머님이 점심때마다 밥해주시고 그랬어요. 형제들이 홀어머니 끔찍이 생각하고 효도하는 모습도 좋아 보였어요.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일은 늘어만 가고 밤 12시는 기본이고 새벽 4시까지 일하고 다음날 정상근무.. 그다음날 또 4시까지 일하는 날이 잦아지고, 하루 20시간 가까이 일만 하다보니 몸도 지치고 일에 능률도 안오르고.. 다들 혈연관계라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제 성격이 왕소심한 AAA형이라 '이건 아닌데' 싶은것도 말못하고 혼자 끙끙 앓아야 하고..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저는 일없어서 짤리는 것보단 일 많아서 힘든게 백배 났다고 생각하고 나름 열심히 일했어요.
그런데 그때 즈음 이었던거 같아요. 일한지 5~6개월만에 어릴적 지병이었던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든 증상이 조금 심해졌어요. 이병원 저병원 다 다녀봐도 위가 부었다는둥 폐기능이 좀 떨어진다는 둥.. 이런증상들은 약도 없고 운동하면 좋아진다고만 해서 운동도 해봤지만 호전되지 않아 너무 답답하고 스트레스는 날이갈수록 더 쌓여만 갔죠. 그렇게 또 6개월이 흘렀어요.
올해 1월달에 일어난 일이에요.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는데 글쎄.. 만성폐쇄성질환 이라는 병이 있더군요. 제 증상과 비슷 했어요. 그병은 치료가 힘들고 죽을수도 있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어요. 회사일이 바빠 당장 큰병원에가서 검사 해야겠다고 회사에 말할수가 없어서 1주일 뒤쯤 바쁜일 끝나면 가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 다음날 제가 회사일로 심하게 스트레스 받은날이 었어요. 갑자기 숨쉬기가 정말 힘들어서 숨을 가쁘게 계속 쉬고 있는데 손발이 저리더니 한참후엔 오그라 들면서 굳기 시작하고 뒷목도 뻣뻣해지고 얼굴까지 굳어 갔어요. 그걸본 회사 과장님이 안되겠다며 근처 대학병원으로 절 데려갔고 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본 결과 "과호흡증후군" 이라더군요..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건데 이건 약도 없고 치료도 없고 단지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라고 하더군요.
다음날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유일하게 그 회사에서 혈연관계가 아닌 동생이 저에게 와서 귀띔을 해줬어요. 8형제중 원래 4째랑 6째가 사이가 별로 안좋은데 4째가 6째 여동생에게 저에게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말라고 했고, 그걸들은 여동생은 펄쩍뛰면서 내가언제 스트레스 줬냐고 오빠에게 대들었대요.. 그걸또 어머님이 보셨구 다음날 절보며 혼잣말로(다들리게;;) 하시는 말씀이 "쟤는 누가 밥을 하라고 했나 쓰레기를 치우라고 했나 무슨 스트레스를 그렇게 받는다고 저런데?" 라고 하시는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죠.
제가 일이 많아 스트레스 받는다는걸 4째는 알고 있긴 했지만 전 맹세코 그 여동생을 욕한적도 없고 그분때문에 스트레스 받은적도 없었거든요. 오히려 이모같고 엄마같아서 잘 따랐는데.. 6째 여동생의 남편인 부장님도 저를 불러서 계속 회사다닐건지 물어보시길래 말씀드렸어요. 직장생활 하면서 이정도 스트레스 안받는 사람이 어디있냐구, 제가 큰병 걸린줄 알고 놀라서 그런거 같다고 했더니 부장님도 걱정 했다면서 몸관리 잘하라고 하시더군요. 전 그걸로 오해가 풀린줄 알았는데 그 뒤로도 사무실 분위기가 항상 좋지 않았고 왠지 사람들이 제 얘기를 수군거리는 느낌이 들었고 심지어 왕따 당하는 느낌이었어요.
어느날 부장님이 또 저를 부르시더니 회사가 어려워 막내인 너를 정리 하기로 했다고 미안하게 됐다고 하시더군요.. 전 정말 억울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떻게 합니까. 회사가 어렵다는데.. 더이상 할말이 없어 눈물만 쏟다가 퇴사한게 1주일째네요.. 그런데 정말 의아한건 1월달 월급을 2월에 받잖아요. 그때 연봉이 인상됐는데 그럴거면 월급은 왜 인상해줬는지......아직도 이해가 안되네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에요.. 저에겐 31살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사귄지 6개월도 안됐는데.. 물론 제 잘못이지만 덜컥 임신을 하게 된거에요. 그사실은 오늘 알았구요.. 사귄지는 얼마 안됐지만 알고지낸 기간이 길거든요. 서로 결혼은 생각하고 있었구 남자친구 쪽에서는 임신사실 알고 굉장히 기뻐해요.
그치만 저는 회사 짤린뒤로 회계공부 준비해서 세무사 사무실 취직하려고 진로를 잡고 있었는데 덜컥 임신을 하게됐으니.. 회계공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3개월 이상은 걸릴테고..그렇게 시간잡아 먹다 보면 뱃속에 아기는 클테고.. 향후 1년간은 직장생활도 할수 없을테고.. 전 아직 결혼자금도 마련하지 못했는데 아기도 있는 상태에서 당장 결혼할 수도 없는 상황이거든요.. 또 저희 엄마는 오빠를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눈치구요..
부모님께 아이 가졌다는 말씀 드리기도 민망하고.. 오빠 일때문에 지금당장 같이 살 처지도 못되고 결혼식부터 하고 아이낳고 싶은데 그럴형편은 안되네요.. 아기낳고 결혼식 하고부터 같이 살아야 할지..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해서 적어봅니다. 글이너무 길었죠.. 여기까지 읽어주신분들 너무 감사하구요. 조언은 감사하지만 뱃속에 아기를 생각해서라도 악플은 삼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