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뜬금없이 인턴을 같이 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는 졸업하자마자 회사 취업했다고-
저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다른 인턴을 하고 있었기에 취업한 친구가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연락이 오더군요. 일주일에 한두번
"나, 팀장님 따라서 외근나왔어"
"오늘은 쉬는 시간에 나와서 잠깐 너한테 전화하는거야"
"오늘은 일끝나고 토익학원가"
"오늘은 직원들이랑 다같이 회식해, 언니오빠들이 잘 챙겨줘"
"나 연봉은 1800쯤 돼, 공부해서 본사로 갈거야"
그렇게 한달정도를 연락했는데,
설연휴가 지나고,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회사에서 내 밑에 일하던 신입이 있었는데
설연휴 새러갔더니 돌아오지 않아
진짜 어이없지
그래서 나만 일이 너무 많아졌어.
나 너무 힘들어서 빨리 새로 뽑았으면 좋겠어 ㅠ
그런데 우리팀장님이 그러시더라,
또 인턴을 뽑으면 책임감이 없으니 이왕뽑는거 정직원으로 뽑을까?"
라고 말하셨어."
그 이후에 또 전화가 왔습니다.
"나 여기 사원숙소에서 생활해.
너 취업할 생각있어?
내가 계장님이랑 좀 친한사인데,
그 인턴 나간자리 급한자리라 사원 추천서 써주신대.
추천서만 있으면
서류만 통과하면 면접은 안봐도 된대"
저는 궁금한게 많았습니다.
"회사는 어딘데?" "경남, 부산쪽에 있어"
"사원수는 어느정도야?" "한 열명정도 될거야"
"숙소는 몇명이 같이 생활해?" "여섯명정도 같이쓰는데 살만해"
"무슨 일하는건데?" "물류쪽에서 일해"
"어려운일이라 난 할 수 없는거 아니야?" "나도하는데 넌 왜못해??"
"넌 명함있어?" "대리정도는 되야 만들지, 신입사원이 명함이 뭐가 있냐? 너오면 우리 같이 만들자ㅋㅋ 그리고 나한테 오면 꼭 술한잔사."
친한 친구는 아니었고, 그냥 아는 사이였기때문에 이것도 물어보았습니다.
"너 그런데 왜 나추천했어? 니 다른 친구들은?"
"내 다른 친구들은 나 취업한거 시샘하고 부러워하기만해. 근데 내가 농협인턴하면서 널 봤을때 너가 성실하고 괜찮은 아인것 같았어. 붙임성도 좋고, 내가 무슨 과제할때도 도와줬었자나."
저는 기억은 안났지만, 아 내가 리포트 도와줬던 인맥이 나에게 이제 보답으로 돌아오는구나 이런생각을 가지면서 뿌듯해 했습니다.
회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ㅇㅇ]
"어라, 뭐지, 처음 들어본 회사네. 그냥 중소기업이네."
동생이 회사 검색을 도와주었습니다.
"언니 여기 대기업이야!!!! 회사가 단기간에 급성장했어.
비전도 있어보이고, 이름있는 곳에 납품하는 회사야."
지금은 인턴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떨어지면 더 준비해서
좋은 곳에 취업할 각오로 일단 이력서 자소서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을 결정하는 일이란 쉽지 않았습니다.
집을 떠나, 지도상 아래쪽 지방 경상남도에 공단 같은곳으로 가서
일을 할 생각을 하니 막막하더군요. 연봉 1800이라는 조건에.
그래도 취업이 어려운 시기이고
신입이니까 큰돈 벌 생각하지 말구 경험쌓으러 한 3년다녀오자
마음을 굳히고 이력서를 써서 냈습니다.
또한 공채는 아니었으니까요.
"너 이력서 썼어? 최대한 빨리 써서 보내줘~"
"응... 오늘 집에 가서 쓸게. 나 너무 걱정된다."
"그렇게 고민할거면 아예쓰지 않는게 좋겠어."
"나 한시간정도만 고민해볼게."
"아니야, 그냥 쓰지마. 나는 팀장님께도 말씀드려야 하고,
일이 번거로워질거 같아."
"안쓰겠다는건 아닌데 생각좀 해보겠다고."
"쓰지마."
이렇게 끊은게 미안했는데 장문에 문자가 왔습니다.
화낸건 미안하구 오면 잘 챙기겠다는 내용의,,,
또다시 통화를 했습니다.
"내가 계장님한테 사원추천도 받은거고
팀장님에게도 너 잘봐달라고 저녁 사드렸으니까
너 여기 온다고 했다가, 안온다고 하면 안돼"라고 하더군요.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계약직 아닌
정직원으로 가는거니 당연히 알았다고 했습니다.
가기전 일주일(일요일)
"월요일날 너가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발표가 날거야"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3.1절이라 화요일에 발표를 하겠거니 했습니다.
2일이 되었는데도 연락 한 통 오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가 합격당락을 궁금해해서 자신에게 전화 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d-5 (화요일)
"많이 기다렸지? 늦어서 미안해.
너 합격이래. 팀장님이 오늘 아침 회의 시간에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말을 못하시더니
일 끝나고 조용히 부르셔서 말하더라."
"너 여기 온다고 친구들한테 말했니?
너가 먼저 취업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시샘할거야.
그러니까 말하지 않는게 좋겠어.
부모님께는 걱정하지 않으시게 잘 말씀드리고,
그리고 인턴은 이제 그만둔다고 말씀드려."
저는 그래도 모든 걸 끊어버리고 가기에는
정이 있어서 친구들 모두와 선배에게 말했습니다.
친구들은 좋은 자리야, 기회야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연봉적은데 거기까지 가냐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같이 한잔하면서 이별인사를 했고,
미처 만나지 못한 친구들은 집에서 한시간씩 통화를 했습니다.
d-4 (수요일)
확인전화가 왔습니다.
"너 인턴은 그만둔다고 했어?"
"응, 어젠 못말했지만 오늘은 그만둔다고 했어."
친구중에 아르바이트란 아르바이트는 다해보고
이것저것 다겪어본 친구가 한명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내일 캐나다에 떠날 친구였습니다.
나 예전에 친구가 불러서 서울 갔었는데 다단계라 겨우 빠져나왔어.
저는 이말을 듣고 문득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오늘도 마지막 인사로 아는 선배와 통화를 했습니다.
"언니, 저 [ㅇㅇ]회사에 가요. 근데 걱정되요"
"아 그래? 축하해~ 내가 알아봐줄게."
~ ~ ~ ~ ~
저녁에 전화가 왔습니다.
"나 아는사람이 거기 취직해 있는데,
아무리 계약직이라고 연봉 2천은 넘을텐데?라고 하던데.
넌 정직원이라며."
d-3 (목요일)
저는 일 시작하기전 미리 가서 회사를 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오늘 준비해서 갈게, 내일 그리고 너 일할때 한번 구경시켜줘"
근데 그 아이가 화를 냈습니다.
"나 일하는데 어떻게 그러니? 여기가 무슨 관광지도 아니고. 일반인 출입은 어려워."
d-2 (금요일)
오전에 또 통화를 했습니다.
"나는 금요일날 미리 올라가서 준비할거야.
일요일에 워크샵이 진행될 예정이니까
너 서울로 올라와~ 본사에서 교육을 하거든."
조금 이상해서
그래도 제가 갈 곳인데 좀 알아야겠다 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ㅇㅇ]회사입니다."
"영업지원 물류파트에 ㅇ라는 사원있나요?"
"없습니다."
"다시 확인해 주세요."
"장난하시는 겁니까? 없습니다. 끊겠습니다."
"전 정말 중요합니다. 사원이 많아서 다 모르시는거 아니에요?"
"제가 물류를 총괄하고 있는데 사원들을 모두 다 알고 있고
그런 이름의 사원은 제가 데리고 있지 않습니다."
d-1(토요일)
사람 좋아하고 잘 믿는 성격인데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차편은 알아봤어?"
저는 되도록이면 그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기에 노력했습니다.
"가고싶은데 서울가는 차편이 없더라."
"그럼 다른 터미널 알아봐. 있을거야."
"하나도 없던데."
"니가 잘못본거겠지 어떻게 하나도 없어. 넌 그것도 못찾니?"
"나 많이 생각해봤는데 부모님이 나 그냥 여기서 취업하래,
나 멀리 보내시는거 걱정되셔서 서울은 못갈거 같아."
"오기로 했잖아~ 왜 안와. 다시 잘 말씀드려봐"
조금 침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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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너 나한테 할말 없어? 뭐든 들어줄테니
솔직하게 말해봐."
뻔뻔했습니다. 교육을 이런식으로 받나봅니다.
"아니? 내가 너한테 말할게 뭐가 있어?"
"너 그쪽 회사에 전화해보니까 니이름 없대."
"뭐????????? 어쩐지 팀장님이 나한테 뭐라고 하시더라. 너 행동 똑바로 하고 다니라고. 너 특채로 뽑아주는건데 그거 말하고 다니면 어떡해."
"더이상 이러지말자. 물류 총괄하시는 팀장님하고 통화했다. 너없대"
"야, 삼성에 전화해서 이건ㅇ찾으면 연락처 알려주냐?"
"니가 그런 급도 안될뿐더러, 원래 공기업 같은곳도 연락처는 안 알려주지만 사원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알려주거든? 나 너 믿었는데,"
"야!!! 그럼 믿었으면 회사에 전화는 왜해봤냐? 끝까지 믿어야지. 됐어 끊어."
어이가 없었습니다.
"됐긴 뭐가 돼. 그게 니가할말이냐? 니가 돈을 깨끗하게 벌던 더럽게 벌던 상관은 없지만 왜 거짓말로 사람속여 가면서 돈버냐? 앞으로 연락하지마."
하찮은 인연의 끈으로
모든걸 포기하고 타지의 고아가 될뻔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한달전부터 물밑작업 했던게 소름이 끼칩니다.
이 모든 사건이 발생하고 친구에게 말했더니
다단계사기의 뻔한 루트라고 합니다.
알고 있어도 당할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ㅠㅠ 하긴 알고나면 뻔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취업안한 상황에서 혹하게 하는 말을 합니다)
모두의 경제가 어려운 시기 힘들더라도
바른길로, 부끄럽지 않은 직업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