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억울하고 분통한 우리 어머니...

제목상 봤을 땐 뭔가 큰 일인줄 아셨겠지만,

 

그냥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헤프닝 정도입니다...

 

그래도 당신 입장에서는 그럴만한 일이라 낚시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각설하고...

 

 

며칠 전부터 저희 어머님은 고민꺼리가 생기셨습니다...

 

언제부턴가 누군가 저희 집 한켠에 쓰레기 봉투를 놓고 가는 겁니다..

 

골목 밖으로 조금만 더 나가면 모아두는 곳이 있는데도,

 

항상 골목 입구 저희 집쪽에 기대어 쓰레기 봉투가 놓여져 있는 겁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매우 약올라 하시며,

 

갑자기 획하니 대문을 열어 그 쪽을 쳐다보시는 등,

 

갖가지 나름의 방법으로 잠복수사를 펼치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오늘 일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방금 전, 퇴근 후 어머니와 함께 저녁을 먹는데,

 

식사 하시다 말고 갑자기 저에게 하소연을 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들아~

 

내가 오늘 쓰레기 버린 사람때문에 동사무소에 신고를 했는데 말이다...

 

갑자기 집으로 전화가 오더니, 누구누구씨가 맞냐고 묻는거 아니겠느냐...

 

누구누구가 맞다고 하니까, 대뜸 동사무소로 출두를 하라고 하더라...

 

 

 

아니 그게 무슨 일이냐고.. 범인이 오리발을 내미는 건가 해서 부리나케 가보니...

 

거기 있는 쓰레기 봉투가 우리꺼라고 하는게 아니겠느냐...

 

 

 

아니... 그럴리가 없다.. 우린 분명 제 자리에 놓고 다 치워갔는데...

 

왜 우리 쓰레기가 거기에 있느냐~

 

혹시 일부러 우리 우편물을 넣어놓은 거 아니냐~

 

 

하지만 봉투 속 내용물을 꺼내볼수록...

 

엊그제 형수님과 함께 버린 숟가락통 뚜껑부터...

 

하나 둘 낯에 익은 물건들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GG치고 실수를 인정하셔야 하셨을 것을...

 

 

이건 분명히 뭔가가 있다!! 현장으로 직접 가보자...!!

 

신고를 받은 동사무소 직원 2분을 대동하고... 

 

현장을 찍은 사진과 함께, 결국 범죄의 현장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자기가 자기 쓰레기를 놓고 신고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동사무소직원 : "그런 분들 가끔 계십니다."

 

어머니 : "우리껀 분명 치워갔는데, 정말 여기있던게 그거 맞습니까?"

 

동사무소 직원 : "여기 현장 찍은 사진 보십시오. 본인 것이 맞다면, 여기 싸인하세요~"

 

어머니 : " 뜬금없이 왠 싸인?"

 

동사무소 직원 : "쓰레기 무단투기로 과태료 내셔야 합니다."

 

어머니 : " 아니 자기가 자기 신고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동사무소 직원 : "신고가 접수되서 어쩔 수 없습니다."

 

어머니 : " 아니 그런 말도 안돼는 일이 어딨어요? 싸인 못해요!!"

 

동사무소 직원 : "기간 내에 자진납세하시면 20% 할인되고,

                        아니면 10만원 전액 내셔야 합니다. 알아서 하세요."

 

어머니 : " 아저씨 한번만 봐주세요. 그냥 경고조치로 넘어가면 안될까요?"

 

동사무소 직원 : "신고가 접수되서 어쩔 수 없습니다."

 

 

매정히 돌아서는 동사무소 직원들 등뒤로,

 

어머니는 분명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으리라 예상됩니다.

 

과태료 10만원이 아까워서라기보다, 동사무소까지 출두해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을,

 

어이없는 상황에 공짜로 쓰레기 버려보겠다 비양심적인 사람 취급을 당하셨던 것을.

 

 

상황은 이랬습니다.

 

저희가 수거일에 내놓은 것을, 수거해가지 않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골목 어귀에서 장사를 하시는 주인 아저씨가,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저희 집앞에 옮겨놓은 것입니다.

 

그걸 보시고, 누가 몰래 가져다 놓은 줄 아셨던 것입니다.

 

 

어머님은 지금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 계십니다.

 

남일인냥 일찍 주무시는 아버님 뒤로, 지금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한두번씩,

 

쓰레기가 있었던 곳을 내다보고 계십니다.

 

이제 궁금증은 풀렸다며, 애써 어색한 웃음을 지으시며 말이죠...

 

 

자식된 도리로 항의전화하도 할까 생각했지만, 명백한 저희 잘못인건 어쩔 수 없기에,

 

혹시나 선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도움이라도 구해볼 겸 해서 이렇게 판에 올립니다.

 

 

물마시러 나가는 척 몰래, 위로의 말씀이라도 전하고 와야겠네요...

 

어머님 성격상 분명 쉽게 못주무실텐데 말이져...

 

동사무소 근무하시는 분들 이런 자잘한 민사로 인해 피곤하신거 잘 압니다...

 

이번 일로 인해, 민원을 제기하는 일에 다시 한 번 신중을 기하실 것 같은데,

 

마음이라도 달래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방법 없을까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