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글 써놓고 근 한달만에 읽으러 왔는데 수많은 댓글이 달려있네요.
저보다 어려운 분들도 많으신데 어떻게 보면 괜히 투정을 부린 것도 같고..
아무튼, 댓글 두번 정독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뭐 엄-청 늦게 수정한 글이라 이 말을 봐주실 분들은 별로 안계시겠지만..정말 감사합니다.
아, 어머니가 차를 끌고다니시는건..지금 하고 계신 일에 차가 꼭 필요해서 그런겁니다.
그리고 학교 근처에 방값이 싼 곳이 거의 없어요 ㅋ;;;
학자금 대출에 대해 알려주신 분들도 많았는데, 제 주변에 학자금 대출 후에 신불자가 된 분이 계셔서 아직은 선뜻 손이 안가더라구요;
사족을 달다보니 점점 길어지네요. 모두 좋은 하루 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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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너무 우울해져서 익명으로 하소연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글 써보네요.
25살 남자 대학생입니다.
그런데 전 아직 2학년이에요. 놀고 먹느라? 재수 삼수해서?
그런 이유였다면 차라리 좋았을텐데..
아버지가 연대보증이란 놈을 잘못 서셨다가 제가 고3때 빚이 크게 한번 터졌습니다. 사람이 너무 좋아서 차마 친구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보증을 서주신 아버지..
저희 가정은 부모님 맞벌이로 월 3~4백을 벌고, 2억 정도 하는 서울 근교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평범한 가정이었어요. 제가 고2때, 부모님은 결혼할때 집을 구하면서 얻은 그동안의 융자금을 모두 갚으셨고.. 이제 조금 여유롭게 살수 있나 했었는데..
집+유가증권 등을 다 처분하고 충청도쪽의 아파트에 6천짜리 전세로 들어가고나니 새로 융자금이 4천이 생겼군요.
아버지는 갑자기 생긴 당뇨+고혈압 합병증으로 일을 못하시게 되어서 어머니 혼자 일하고 계세요. 주 6일 하루에 14시간정도 일하고 월 200정도..
학교를 서울쪽에 얻어서 자취를 하게 됐는데, 방값+용돈이라도 벌어쓰고 남는건 집에 조금씩 갖다드려야겠다 싶어서 1학년때는 학교 다니면서 내내 야간 알바를 뛰었어요. 학교에선 잠만자게되고..알바때문에 술약속도 전혀 못나가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싸가 되더군요.
1학년 마치고 휴학한뒤 반년동안 알바하다가 일단 군대를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어머니가 출근하시다가 교통사고를 내셔서 합의금 500을 내셨어요. 저희가 생활비에 아버지 병원비 하고나면 거의 + 되는게 없거든요. 다시 친척분께 500을 빌리고..
제대한 이후에는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1년 반 동안 일을 하면서 1500만원을 모았네요. 일단 3학년까지 등록금은 마련했습니다...만
지금 2학년을 다니면서 방값+생활비를 벌려고 일단 다시 알바중입니다. 대충 월 90을 버는데 방값 35 + 한달 용돈 15만원으로 버티고 집에 40만원씩 부쳐드리고 있는데요..
더럽고 치사하지만 돈이 정말 궁할땐 학교 식당에서 필살 비기(-_-!) 식권 안내고 밥먹기로 연명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생이 한달 용돈 15만원으로 살아가기란 정말 힘든거 같아요.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이 있지만..전 out of money, out of mind를 절실하게 느끼고있습니다.
대학교에선 애초에 1학년부터 아싸였을뿐이고..고등학교 친구들한테도 술자리마다 대부분 얻어먹다보니 제가 조금씩 위축되고 애들 만나기도 미안해지고 그러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점점 연락도 줄어드는거 같고..
지난 겨울에는 학교에 붙어있던 해외 캠프활동 포스터를 보고 지원을 한게 당첨이 되어서 공짜로 잠시 난생 처음 외국에 나가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같은 조로 만났던 23살 동생한테 호감을 느꼈어요. 매일 있던 정규활동이 끝나면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그때 이 아이가 혼자 나갔다가 길을 잃어버린걸 제가 걸어서 1시간 거리를 걸어다니면서 찾아다니다가 결국 만나서 캠프까지 데려다 준 뒤로 특히 가까워졌었거든요.
남은 5일동안 매일 같이 돌아다니고..늦게까지 같이 얘기하다가 자고, 시내를 돌아다니다 신기한 음식이나 술같은것도 사와서 같이 나눠먹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매일 문자주고받고 전화하고..그런데 제가 충청도에 살아서, 연락만 했지 만나러 가질 못했어요. 물론 제가 돌아오자마자 알바를 시작해서 못만난게 더 컸지만요. 그래도 돌아오는 주말에 만나서 같이 영화보고 밥먹기로 했었지요.
근데 사장이 갑자기 미안하지만 주말에도 꼭 일을 해줘야겠다네요. 한번만 봐주시면 안되겠냐..했더니 그럴바엔 저 말고 알바를 새로 구하겠답니다. 결국 당일날 전화를 해서 약속을 깼어요. 정말 미안하게도..
알바자리만 많으면 때려치는것도 별거 아닌데 이 지역이 시골이라 알바자리가 거의 없거든요..돈도 급하고..(사실 제가 처음 외국나간다고 좀 무리를 해서; 비행기표는 공짜로 간거지만 기타 숙박비를 제외한 체재비는 자비부담이라 10일에 80만원정도가 들었어요)
아무튼 어렵게 구한거라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 다음주에도 만나기로 했었는데..이번엔 제가 알바하다가 몸살이 나서 못만났고..
두번째 펑크 2주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날은 제가 돈이 없었습니다. 당시 정확히 14850원이 있었네요. 최근 별로 만나지도 못하는 친구들한테 대뜸 돈 빌려달라기도 뭐하고..매주 용돈 만원씩 쓰시는 부모님께 손벌리기도 미안하고..
다음에 만나면 정말정말 잘해줘야지. 생각하고.. 전화로 달래서..다음에 오빠가 재밌게 놀아준다고 했는데..하하
거기까지가 끝이었나봐요. 다시 생각해보면 세번이나 약속 펑크낸건 정말 제가 너무한거 같더라고요. 그 뒤로는 점점 연락도 뜸해지고..전체문자로 안부문자나 가끔 주고받는 사이가 됐네요. 이렇게 첫사랑도 끝! 후후 'ㅅ'
아무튼 야간알바를 계속 뛰다보니 공부도 과제나 딱딱 맞춰서 해가는 수준이고..다른 학생들이랑 격차도 계속 벌어지는거 같고. 안그래도 문과라 취직이 걱정인데 남들은 공무원 시험이다..회계사다..어학연수다..봉사활동이다..이것저것 하는데 전 제자리에서 뱅뱅 맴돌기만 하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가난한 대학생에게 비전은 없는건가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