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부지런한 개미와 놀고먹기 좋아하는 못된 베짱이가 살고 있었어요.
뜨거운 여름날 부지런한 개미는 구슬같은 땀을 비오듯 흘려내며
열심히 일을 하여 부지런히 식량을 모았고
베짱이는 바람부는 풀잎그늘 밑에서 개미를 비웃어주며 건들 건들 신나게 놀았지요.
어느덧 가을이 오고 바람이 좀 매섭게 분다 싶더니
금방 겨울이 다가와 하얀 솜가루를 세상에 뿌리기 시작했어요.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모든 식량을 숨기고 죽게 만드는,
그 축축한 솜가루 말이에요.
그래도 개미는 별로 두렵지 않았아요. 모아둔 식량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베짱이에게는 재앙이었지요.
그냥 가만히 있다가는 굶어죽거나 얼어죽게생기자 베짱이는 마음이 급해졌어요.
그래서 굳게 결심하고 야밤에 개미집으로 향했습니다.
개미는 따뜻한 집안에서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어요.
베짱이는 웃었습니다. 정말 신나게. 물론 마음속으로만요.
입으로 웃으면 개미가 깰까봐 숨도 참고 있었지요.
베짱이는 개미의 창고로 살곰 살곰 다가가서는
개미가 땀흘려 모아둔 식량을 몽땅 훔쳐 달아나 버렸습니다.
아침에 자신의 창고로 가본 개미는 기절초풍.
고혈압으로 쓰러질뻔 하였지만 겨우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텅빈 창고 안에는 누군가의 발자국만이 가득히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요. 개미는 단박에 알아맞추었습니다. 작고 가느다란 발자국은
베짱이밖에 없지요.
개미는 당장에 베짱이를 찾아갔습니다. 훔쳐간 식량을 되찾기 위해서요.
개미는 베짱이의 집 문을 두들겼지만 돌아오는것은
"베짱이 집에 없어요~"라고 외치는 베짱이의 외침 뿐이었어요.
화가난 개미는 베짱이가 훔쳤으니 자기도 훔친다고 야밤에
베짱이의 창고로 가보았지만,
창고는 튼튼했습니다.
괜히 매서운 겨울밤에 나와 돌아다니다가 발에 동상만 걸렸어요.
이대도 있다간 굶어죽게 생겼어요. 고민 고심 하던 개미는
마음속으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다음날 개미는 사마귀선생에게 찾아갔어요.
"사마귀 선생님, 베짱이가 저의 식량을 훔쳐갔어요. 찾아주세요."
사마귀 선생은 자애로운 미소로 대답했답니다.
"선불"
가진것을 베짱이가 몽땅 훔쳐가서 아무것도 없던 개미는 무얼주나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결단을 내렸어요.
그리고 동상걸린 자신의 다리한쪽을 똑 잘라서 사마귀 선생에게 건네주었지요.
사마귀 선생은 개미가 다리를 잘라준것에 크게 감격하여 동상걸린 발은 맛과 품질이 떨어지니 다녀와서 하나를 더주어야 할것이라 하였습니다.
개미는 그저 감사하다 했지요.
사마귀 선생은 베짱이를 찾아갔습니다.
베짱이는 개미의 식량 사분의 일을 사마귀 선생에게 주었습니다.
"감히 뇌물따위를 나에게 바치다니!"
매우 화가난 사마귀 선생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기다리고 있던 개미의 다리 한쪽을 잘라먹었어요.
그리고 죄없는 곤충을 모해하면 벌받는다고 다리 하나를
또 떼어 먹었지요.
다리가 세개밖에 남지않은 개미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것이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마귀 선생이 해결해 주었지요.
고된 노동과 굶주림으로 바짝 마른 개미의 육질은 그닥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를 쑤시다 보니 배가 고파진 사마귀 선생은 다시 베짱이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베짱이는 또 식량을 내어주려니 몹시도 아까웠습니다.
"내가 열심히 훔쳐온 식량인데 넌 어찌 공으로 먹으려 한다니!"
용감한 베짱이의 외침에 부끄러워진 사마귀 선생은 베짱이와 얼굴 마주하기 부끄러워 머리부터 뜯어먹었습니다.
살이 잘오른 베짱이는 육질이 1등품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마귀선생의 따뜻한 겨울은 끝이 났습니다.
다시 봄이오고 여름이 지나 가을이 내리고.
결국, 또 겨울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또 동상걸린 개미 한마리가 찾아와 문을 두드립니다.
"베짱이가 저의 식량을 모두 훔쳐갔어요!"
사마귀 선생은 겨울이 그닥 두렵지 않지요.
세상에 널리고 널린것이 개미와 베짱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