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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와 두 남자 1

for Barney |2003.07.07 14:38
조회 30,278 |추천 0

그가 미국으로 떠난 지 4개월 째....

 

하루하루를 그를 그리워도 했다가

원망도 했다가

가슴 속에 있던 추억을 꺼냈다

도로 넣었다가를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매일 매일 전화기를 잡고 있다해도

채워지지 않는 그에 대한 목마름...

아예 전화를 자주 않는것이 낫다싶어

일주일 한 번 긴 통화로 그리움을 달래고...

 

항상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말로 

통화는 시작했다 끝나고....

 

어느 정도 그의 부재가 익숙해 갈 즈음....

 

통화하기로 약속 한 시간에 다이얼을 돌린다.

신호가 간다.

같은 전화 신호음이겠지만

괜시리 미국에서 들려오는 신호음은

그 거리만큼이나

소리마저도 멀게 느껴진다. (아님 싸구려 전화카드때문일지도....)

 

세 번의 신호음 끝에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Hey, Honey!~"

십 만번은 들었음직한데도

여전히 가슴 떨리게 하는 이 목소리...

이것이 남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인가? 하고 혼자 미소 지어본다.

 

서로 안부도 묻고

영화 얘기도 하고 

음악 얘기도 하고

자신 집 앞에 죽어 있던 다람쥐 병원에 데려다 준 얘기도 해 준다.

방금 운동하고 들어왔단다.

 

요 며칠 전 부터 통화 할 때마다  영 목소리에 힘이 없다.

그냥 진심으로 걱정되서 물어 본다...

몸이 피곤하냐고?

미국서 맨날 놀고 먹으니까

딜레마라도 왔냐고....

우스개소리도 해 본다...

 

갑자기 5초 정도의 그의 침묵이

왠지 나의 심장 박동수를 채찍질 한다.

 

남자의 침묵은 나에게 주로 두가지 신호를 준다....

 

유치하게 무게 잡으며

사랑 고백을 한다거나

아니면.....

정말 진짜 Bad News를

전하는 것이다...

 

짧은 몇 초지만

이 명석한 대가리를 굴려 본다...

이 인간이 전자를 말하려는걸까

아님 후자를 말하려는 걸까...

 

현재는 과거의 거울....

분명 후자이기엔

울 사이에 그간 넘 아무 일이 없었다.

진짜 없다...

싸울 건덕지 조차 제공하지 않는

성실하고 다정다감한 그....

 

둘다 좀 울쩍 하긴 했지만....

관계의 진전도로 보나 뭘 보나

친밀감과 유대감은 점점 강해지고...

뭐...기타등등.....

아주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우리 관계인데...

후후....그럼 전자임에 틀림없다.....

 

말을 시켜본다....

무슨 일 있냐고?

목소리가 좋지 않다고...

그러자....

말 문을 연다....

지금부터 자기가 하는 말은

정말 날 진정으로 사랑하기 땜에...

사랑은 정직을 기본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관계이므로

이 말을 하기 위해

지난 며칠 동안 혼자 상당히 고심했단다...

평소와는 달리 좀 과장된 표현까지 사용하는 그....

 

그래....과장된 표현으로

나의 행복을 배가 시켜줄려고???

흐흐....내가 누군데....

한국여자들이 얼마나 눈치가 빠른데...

허나....표내면 분위가 파토나니....

좀 참고있자....

 

흠....점점 난 전자라고 생각을 굳혀가며

나의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가 번진다...

워낙 평소에 Sweet하고 바른생활의 사나이 인지라...

 

난 다그친다....

뭔 이야기냐고...

빨리 말하라고...

빨리 사랑 고백을 듣고 싶어서....

 

그가 말하기 시작한다....

 

음......국제전화인 까닭에...

갑자기 1-2초간 그의 목소리가 끊어지고...

내가 들은 뒷 말들은 ....

아직도 날 넘 사랑한단다.....

예상대로....흐흐흐....

 

약간 울쩍했는데....

그의 이런 따뜻한 사랑 고백이 갑자기 기분을 확 UP 시켜준다...

그래서 좀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전화기에 대고

'하하하...깔깔깔....' 명쾌한 나의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니 대신했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당황해 하는 그의 목소리....

미안하단다....

응? 뭣이 미안하단 말인가?

흠...내가 또 뜨는 분위기를

여느 때와 같이 확 down시켰나보다....

아이고....부산 여자다 보니....

분위기 잡는데는 영 잼병...

 

앗! 그런데....뭔가 이상하다...

사랑한다고 고백해서....(첨은 아니지만..)

넘 좋아서 고마워서

내 딴에는 호탕하게 웃어줬는데....

갑자기 미안하다니....

내가 놓친 2초간에 그 답이 들어있지 싶은데....

뭘까.....??

이 좋은 분위기를 전화기가 잘 못되어서

못 들었다고 하자니

좀 쪽 팔리기도 하고...

 

흠......

그래도 다시 물어보는게 낫겠지?

다시 물어 본다....

전화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앞의 이야기는 못들었다고...

미안하지만 다시 얘기 해달라고...

 

황당해 한다....

아주 많이.....

음...정말 중요한 얘기를 했나보다....

 

혹시???

혹시???

혹시???

나한테 청혼한건 아닐까???

아이고....

갑자기 빨리 뛰던 심장박동이

이제는 내 귀까지 '쾅쾅'이라는 소리로 들린다.

 

그래....청혼 할 때도 되긴 했지....흐흐흐...

그런데....내가 분명히 말했는데....

내 인생에 결혼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고...

물론 울 주위의 친구들이

사이 좋은 우리를 보고

언제 결혼했느냐...

심지어 첨 만나는 사람들은 '부부냐?'라고 까지

물어오기도 하긴 했지만...

그래....난 정말 결혼은 두 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하지만 뭐...청혼 해 오는걸 듣는건 그리 나쁘지 않으리라...

그럼...난 정말 예의 바르게....

거절을 하며....

나 역시 정말 사랑은 하지만....

나의 이런 상황을 이해 하고...

결혼이라는 사회적 굴레로

우리의 이 좋은 관계를 혼탁하게 만들지 말자고

아니....뭐..좀더 그럴듯한 멘트를

날릴려고 그 짧은 순간....

이 굳은 머리를 딴에는 상당히 굴리고 있었다....

 

허나.....

인생은 항상 내가 기대하는 바 와는 틀리게....

아니.....틀리게만 가도 성공한 인생이지...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법....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들은

정말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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