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정의 일기
동욱- 혜정이 옛날엔 어땠어요? 얘기좀 해주세요~
애들이 쓸데없는 얘길 할까봐 조마조마하다.
친구들 모임에 처음으로 그와 동행했다.
한번은 겪어야할 일이겠지만...왜 이렇게 속이 불편하지?
혜정- 야! 니네 말 조심해~ 옛날 남자친구 얘기나...학교때 쫌 놀고 그런거~
알아서 걸러서 해라~
먼저와서 입단속을 했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친구들이랑은 가끔 험한 말도 섞어서 하지만..그 앞에서는 한번도 그런말
써본적 없다. 담배도 안 피워본 척 했지만, 잠깐 피웠던 적이 있다.
친구의 가방을 빌려들고 나간적도 있고,
또...사소한 거짓말들..몇 개 더 한거 같다.
들통날까봐 신경쓰이고..
게다가 이 남잔 내 친구들한테 왜 이렇게까지 친절한건지..
잔이 비기가 무섭게 다 따라주고, 얘기마다 맞장구 쳐주고~ ..아주 신났네 신났어~
바람둥이 같이 왜 저러나 모르겠네..
너무 예쁜 친구가 없는게 다행이다.
다들 괜찮은 편이지만 그의 눈이 돌아갈만큼 뛰어나진 않다.
말을 왜 그렇게 많이 했냐고...나중에 슬쩍 한마디 해줘야 겠다.
동욱의 일기
동욱- 혜정이 옛날엔 어땠어요? 얘기 좀 해주세요~
학교다닐때 인기가 많았다는 둥..
몸매가 옛날엔 더 날씬했다는 둥...칭찬일색이다.
그녀는 자꾸 친구들이 뭔가 더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그만하라며 태클을 건다.
아무래도 ...민감한 얘긴 하지 말라고 미리 입단속을 시킨 거 같다.
여자들은 애인에게 친구를 보여줄 때..철저하게 물관리를 하는걸까?
그녀의 친구들은 ...한결같이 무난하고 착해보인다.
모자라지도 않고..아주 이쁘지도 않고..그야말로 보통..!
적어도 이중에서는 그녀가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다.
어쨌든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잔이 빈거 같으면 재빨리 잔을 채워주고...여자들 수다에도 잘 어울리는
남자라는걸 보여주기 위해..열심히 맞장구를 치고 있다.
지난번 내 친구들을 만났을 때..그녀가 좀 나이들어 보이는 옷을 입고 나와서
맘에 걸렸는데..
오늘 나는 스타일이 좋다는 칭찬까지 들었다.
평가하듯 아래위로 훑어보던 친구들의 눈빛이 금새 느슨해졌다..
집에가면 분명 자기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을텐데..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아마 꽤 괜찮은 점수를 받을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