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적응력 중점 평가한다
건설 현장에서는 어느 한 사람 중요하지 않은 이가 없다. 설계·관리자부터 배관공·전기 기사까지 모두가 제 역할을 다해야 공사를 제때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플랜트기획팀 김달영 과장은 “플랜트 한 개를 지으려면 직원 수십·수백 명이 달라붙어야 한다”며 “그래서 팀 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윤씨가 GS건설의 ‘대표 신입사원’으로 뽑힌 것도 조직 적응력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인턴 시절 종종 멘토가 맡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 인사담당 박현수 부장은 “팀 업무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선배를 도왔다. 솔선수범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인턴을 마친 지 넉 달이 지난 지난해 12월. 멘토였던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부서 송년 워크숍을 하는데 시간 되면 참석하라는 내용이었다. 당시는 아직 입사 전이었다. 게다가 농구를 하다 발목을 다쳐 다리를 저는 상태였다. 윤씨는 그래도 참석했다. “워크숍 장소에 도착했더니 여기저기서 ‘아픈데 여기까지 왔느냐’며 반겨 주시더라고요. 고마웠죠. 하지만 저는 당연히 가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앞으로 제가 다닐 회사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박현수 부장은 “제대로 걸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에 참석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인재라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입사 후 그는 플랜트운영지원팀에 배치받아 일하고 있다. 공장을 짓고 운영·관리하는 업무다. 요즘 맡은 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을 정유공장 사업의 견적서를 내는 일이다. 혼자 하는 업무는 거의 없다. 플랜트 건설업의 특성상 여러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회의가 잦다. 하루 종일 회의하면서 일주일을 보낸 적도 있다고 한다. 조직 생활을 꺼리는 이는 적응하기 힘든 구조다. 회사가 조직 적응력을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현수 부장은 “조직 적응력을 평가하기 위해 올해부터 심층면접을 강화했다”며 “조직 생활을 우선하는 인재라는 인상을 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인턴 경험, 면접서 빛 발하다
그는 한양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3학년 때부터 플랜트 건설 분야에 관심을 갖고 관련 수업을 챙겨 들었다. 그는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전공에 충실했던 게 입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플랜트 분야 지원자 대부분이 기계공학과 전공자이기 때문이다. 그가 하나 더 가진 게 있다면 동종업계 인턴 경험이다. 그것도 두 번이다. 삼성엔지니어링(2008년 1월)과 GS건설(2008년 7~8월) 플랜트 사업부문에서 인턴 경력을 쌓았다.
“면접장에서 좋은 얘깃거리가 됐죠. 면접관이 인턴 경험에 대해 묻기도 했지만 스스로도 자주 언급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문답이 이어지더라고요. ‘선순환’이랄까요.”
인턴을 마친 이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스터디를 꾸려 면접 준비에 집중했다. 그는 “면접 보기 전 일주일은 시험기간이라고 생각했다”며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입으로만 연습한 게 아니라 손으로 직접 써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접 쓴 면접 대본을 보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연습했다. ‘강조해야 할 대목에서 허리를 펴고 눈을 크게 뜬다’는 내용까지 적어 놨을 정도.
연습한 만큼 면접장에서 덕을 봤다. 최종 면접장에서 한 임원은 “기술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예상 질문이었다. 옆 자리에 있던 지원자들은 전공지식·영어실력 등을 꼽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좀 달랐다. “전공지식 등 기본 소양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인턴할 때 보니 더 중요한 게 있었습니다. 기술자들이 착각하기 쉬운 게 ‘열심히 연구해서 만든 제품이니까 고객도 좋아할 거야’라는 생각입니다.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고객이 원하는 게 뭔지 알고,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게 기술자입니다. 과학자와 기술자의 차이가 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답을 했을 때, 서류만 쳐다보던 면접관 네 명이 모두 고개를 들었다고 한다. 윤씨는 그 순간 합격을 예상했다. 인사담당 이준호 대리는 “면접 과정에서 인턴 경험을 자연스럽게 녹여 답변한 게 강점이었다”고 전했다.
윤씨는 “말솜씨는 타고나는 게 아니다.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습도 재료가 있어야 할 수 있는 법. 그는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는 공대생이 되긴 싫었다”며 “대학 시절 건설회사 두 곳에서 인턴 경험을 했던 게 좋은 콘텐트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대생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도서관에서 나와 사회 경험을 쌓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