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
서울 불광동 식약청에서 근무 중인 26세 직장인입니다
제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요 조금 횡설수설 하더라도 지금 무지 피곤해서
그런것이니 너그러히 봐주세요 공감하시는 분들은 추천 꾸욱~
첫번째, 사당역에서 탄 전철 12시 신도림역에서 끊기다 . . .
보통때 같으면 새벽1시까지도 막차가 다녔던것 같아서 안일하게 생각하고
수원 아주대에서 10시50분에 버스 타고 왔던 건데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습니다.
오늘이 토요일인걸 깜빡했던 겁니다.
평소보다 두배는 더 신경써야 했는데,
무심코 지나친 시간관념, 덕분에 몸만 개고생 했습니다.
그렇게 전철한테 쫓겨나고 신도림역에서 나왔습니다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집에 어떻게 가~'
'아 x되따...' , '택시탈돈 없는데 지갑에 만원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대략 이렇게
가지각색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전철역 앞에는 택시기사분들이 손님맞을 준비에 한창이셨고,
"일산~ 만원~ 일산 만원가요 학생~" 하며 손짓을 했습니다. 제가 갈 곳은 신촌,홍대
였기에 아저씨~ 신촌, 홍대는 얼마예요? 라고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1인당 만원이야" 그 말인 즉슨 몇명이 타든 만원씩 받는다는 얘깁니다.
전철만 안끊겼어도...아니... 버스만 있었어도 이런 고민 안하는데...순간 갈등때렸습니다.. 아 그냥 만원주고 신촌가서 집까지 걸어갈까... 아니야 버스 있을꺼야..
요즘에 광역버스(빨간노선)도 많아져서 새벽1-2시까진 여유있어.. 버스정류장을 찾아보자.. 하는 일념으로 아저씨의 손짓을 뿌리치고 신도림역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택시를 타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중앙차선 이기에 신호등앞에 섰습니다. 시간은 12시 20분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버스도 막차일거다 이거 놓치면 끝이다. 어떻게든 합정,신촌,홍대,종로 근처로
가는 버스 아무거나 잡아 타자~!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그렇지만.........
그렇습니다.
신도림역 버스중엔 제가 찾는 곳으로 가는 버스는 단 한대도 없었던 것입니다..>_<
어쩔 수 없이 주변을 물색하다 좀 지리에 밝아보이고 나이도 젊은 청년한테(나도 26인데 나보다 더 어려보이는 친구한테..) 이러저러해서 어딜가려고 하는데 몇번 타야 되냐고 물어보니까 구로역에 가면 버스 많아요~ 하는것이었습니다.
그때 그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마침 아주대에 같이 갔던 형님 집이 구로역이라 만약 최악의 경우엔 형님 집에서 신세 좀 져야겠단 작정으로 구로역으로 향했는데..
버스는 고사하고, 형님도 주무시는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완전 새됐습니다
어쩌지... 진짜 어쩐다... 막막하다... 근처 PC방이나 들어가서 밤샐까....
아니야... 게임방은 못자잖아...엎드려자는거 안돼...허리아파...불편해...그럼 어쩐다...
찜질방?? 아니야..찜질방은 덥잖아... 사람도 많고.. 그런데 별로 안좋아하는 성격이라
어쩔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묘안이 떠올랐습니다.. 아..!!
구로 사는 형님(전화 안받는 형님...흥.) 친구분 접때 술한번 같이 먹었었는데 서울대입구 사신다고 들었어..그래 한번 전화해보자.. 도와달라고.. 아니야.. 한번 밖에 안봤는데
선뜻 도와주실까..그리고 지금 이시간에 전화하면 실례야... 실례인줄 알면서도 전화기 버튼으로 손이 향하고 있었습니다..그런 제자신이 참 한심하고 답답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결국 통화끝에 얻어낸 결과... 영등포역으로 가면 버스가 많으니 거기로
가보라는... (아까 구로역으로 가라고 했던 자식과 같은 결과지만..그래도 한번 더 믿어 보자~ 라는 심산으로...) 영등포로 향했습니다..
두번째, 구로역에서 다시 영등포역으로 가다.
혹시나 구로역에서 영등포로 막바로 가는 버스가 있나 봤더니 노선은 분명 존재하는데
버스가 끊겨서 10분을 기다려도 안오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동승~)
영등포역까지 3,000원에 갔습니다. 근처 노점상 주인아주머니께 길을 물어 버스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이곳도 미처 집에 가지 못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봤자~ 시간만 가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내가..
PC방이나 찜질방으로 간다면..내자신에게 지는것이다.. 절대 안돼!! 라는 오기로...
무작정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10분,20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릅니다..
시간은 새벽 1시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버스가 올 것 같지 않았고,
영등포역에서 가장 가깝게 다니는 버스는 당산역까지 밖에 없어서 택시를 타기로
최종 결정을 하고..
택시 잡기에 나섰습니다.
아무리 손을 흔들고 불러봐도 잡히지가 않다않다.. 만오천원에 신촌까지 가자는
택시 기사님이 다행히 나타나셔서 신촌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신촌이 집이야? 라고 물어보셔서 아니요~ 집은 홍은동인데 신촌에서 내려서
걸어가려고요.. " 그래? 현금 얼마나 있는데..?" 현금은 만원밖에 없고.. 체크카드있어요
"체크카드면 잔액 얼마나 있어? 2만원은 있어?" 라고 물으시는 겁니다.
순간 머릿속으로 2만원? 2만원이라고... 설마..2만원에 집까지 가자는 건 아니겠지...
너무 비싸잖아...;; 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얼떨결에... 네 2만원은 충분히 있을거에요.. 자요.. 한번 긁어보세요.. 라고 카드를 주고 있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살겠다..
집에 어떻게든 가고말겠다.. 손해좀 보더라도 집에서 자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2만원을 미리 결제하고 영등포에서 집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세번째, 운 좋게 만난 기사 아저씨,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애초에 신촌으로 가자고 했던 탓에 기사님이 생각했던 경로가 틀어져 버려서 다른 손님 더 태울 수 있는 길도 많은데 할 수 없이 저 하나만을 위해서 다른 손님 포기하고
가는거라고 하셨습니다 오는 동안 내내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요즘 택시사업이
얼마나 힘드신지 조금 알게 되었고, 손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싸게 오려고 하고
기사 입장에서는 이 시간에 좀 더 많은 손님 멀리가는 손님 비싼 손님 태우려고 하고
공급(택시 수)은 넘쳐나는데 수요(손님 수)는 줄어들다 보니 수입이 부족해서 먹고살기
힘들다.. 게다가 이렇게 엉뚱하게 돌아가는 손님때문에 다른손님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며 아쉬워하시는데 제가 다 무안했습니다.. 좀 죄송하기도 했구요. 괜히 저때문에 딴
손님 놓치고 원래 2만 5천원은 받아야되는데 얼결에 자신도 2만원에 해준거라고..자식같아서.. 그 시간에 어린 여자애들이 돈 이거밖에 없는데 어떻게 안되냐고 애교 부리면
그냥 못가겠더라고.. 인정이 많으신것 같았습니다.
어려운 사정 뻔히 알지만 서로 좋은 방향으로 하기 위해서 저만 손해 보는것도
기사님만 이득보는것도 아닌것 같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듯 합니다.
택시 손님도 기사님도 자기생각만 하는것이 아니라
조금만 더 양보하고 서로 이해하면 오늘처럼 적정선에서
해결 볼 수 있는 문제인것 같은데..
택시 기사님들 생존권 문제 , 공급과 수요의 문제 두가지 모두 충족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러가지로 좋은 충고도 많이 듣고 인생 이야기 그 짧은 시간에 얻은 소중한 경험들
평생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분간 일찍일찍 들어가야 겠습니다...
기사님 혹시나 다음에 우연히라도 제가 기사님 택시 또 타게되면
음료수라도 돌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