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나체로 농구선수 이상민씨와 악수했던일. 그리고..

사실현주엽팬 |2010.04.26 14:09
조회 3,100 |추천 8

지난 22일 이상민 선수가 은퇴 기자회견을 했었죠.

개인적으로 딱히 요즘 KBL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초창기때 대전 현대 걸리버스(당시 지금의 전주 kcc가 대전 현대 걸리버스였죠.)에서

뛰시며 우승했었을 당시를 생각하니, 대전 시민으로써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더군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무튼 여기선 예전에 목욕탕에서 이상민씨와 나체로 악수했었던 일이 기억나서 적어보려합니다.

 

때는 1998년, 제가 중학교 2학년때 일입니다. (벌써 몇년 전이야ㅠ)

아버지와 대전 유성 아드xx 온천 목욕탕에가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덩치 큰 아저씨들이 우르르~ 목욕탕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전 처음에 규칙적이고 조직적인 생활을 하시는 분들인 줄 알고 잠쫄(잠시 쫄음)했지만,

자세히 보니 걸리버스 농구선수들이었습니다.(사실 그래도 이재훈씨는 무서웠습니다.)

특이한 점은 다들 들어오시자마자 냉탕 or 사우나로 직행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 시선 때문에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 입장이셨겠지만,

안 씻은 분들이 한꺼번에 풍덩하셨던 냉탕에 들어갈려면 찝찝하다구요...

아무튼 '쪼그라든 마음.zip'파일을 압축풀기하고, 가만히 어떤 선수가 들어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유명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선수도 많았습니다.

캥거루 슈터 조성원, 형님포스 이재훈, 그리고는 죄송하지만 잘 모르는 선수들까지 

10~20명 정도 들어왔지만, 당시 최고 인기선수였던 이상민 선수와 추승균, 맥도웰

선수는 안보였습니다. (유명할수록 안 씻는 다는 건가요?)

그래서 그냥 '신기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온탕으로 들어가는 순간,

저 멀리서 이상민 선수가 동료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들어오더니 제가 들어간 온탕

바로 맞은편에 발을 담그는 것이었습니다! (대체 왜 씻고 들어오지는 않는 거죠?!!!)

이상민 선수와 거리는 불과 1.5m 남짓.. 전 온탕안에 온몸이 다들어가 있었고,

이상민 선수는 발만 담그고 턱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상민 선수를 보려면

시선 15도 각도로 들고 봐야 했습니다. 아니, 그러고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선을 정면으로 보면... 많이 민망한 하반신이 보였기 때문이었죠..(수건도 없었음)

아무튼 제 머릿속은 복잡해졌습니다. 싸인을 받고 싶었으나 받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펜 가지러 나가기도 뭐하고.. 나갔다가 펜과 종이를 가지고 욕탕에서

싸인받기도 뭐하고.. 탈의실에서 기다렸다가 받을만큼 광팬도 아니었거든요..

그런 고민에 빠져있을 때쯤, 한 아저씨가 아이를 데리고 제 옆으로 지나갔습니다. 

그러시더니 이상민 선수 쪽으로 다가가셔서,

"이상민씨, 제 아이가 이상민 선수 팬이라서 그런데 악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시며, 아이와 악수를 시키시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본 저는 '이때다!' 싶어서

얼른 그 아이 뒤에 줄을 섰습니다. 그리고는 아이와의 악수가 끝난 이상민 선수에게

'저도 좀..' 굽신거리면서 악수를 받았습니다.

이상민 선수와 '나체 대 나체'로 말이죠..

이런 악수야말로 진정한 사나이들의 악수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뒤돌아서는데, 뒤를 돌아본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 뒤로 저와 같이 이상민 선수에게 악수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주욱

줄을 서기 시작한것이었습니다!!

 

남탕에는 말 그대로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온탕 언저리에 앉아있는 이상민 선수..

그리고 그에게 악수를 받으려고 온탕으로 하나 둘씩 들어오는 사람들...

마치 신성한 종교의식을 받는듯한 풍경이었습니다..

세례를 받으려는 자.. 세례를 받고 기뻐하는 자.. 

 

저는 왠지 찔리는 마음에 때를 밀려고 펼친 때수건을 조용히 구겨쥐고,

그대로 조용히 욕탕안을 빠져나왔습니다..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 그때 그 광경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네요.

이상민 선수, 간접적이긴 했지만 그 때 당황스럽게 해드려서 죄송했습니다 (그러니까

온탕은 씻고 들어오세요ㅋ) 이제 멋지게 은퇴하셨으니, 앞으로는 가정에서 평안하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덤: 이상민씨 생각보다 별로 안크시더군요..

 

 

 

 

 

 

 

 

..키 이야기입니다.

추천수8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