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초에 결혼한 29살 직딩신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랑 저희 부모님때문에 남편이 지금 시댁이랑 완전 갈라섰어요...
일단 그 배경은 이러이러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선 원래 작은 학원을 운영하시던 원장선생님 이셨는데요,
08-09 시즌 금융위기를 견디지 못하시고는 학원은 문닫고 결국 빚쟁이가 되셧어요.
다행히 제가 막 그때 즈음에 대학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아직 고등학생인 막내동생의 학원비+식비 정도는 대신 내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저보다 5살 어린 우리 둘째 대학 등록금이 걱정이에요... 하...
일단 남편과 저는 중학교때 처음만났습니다.
(중학교때부터 사귄게 아니고요;;) 그 어린나이에 이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참 친하게 지냈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갈라지고
대입다 끝났을때 쯤에 캠퍼스에서 우연히 같이 만났죠. 그때부터 교제를 시작했는데,
그때는 참... 인생 행복했죠... 고민도 없고... 그저 내일만을 기다리던 나날들...
그러다가 아버지 사업 무너졌을때, 너무 부끄러워서, 너무 미안해서,
남친이랑 헤어지려고 했었어요.
저희 시댁이 '쫌' 부유한 편이세요. 시아버지도 큰 사업을 하시거든요.
애당초 그런 집안에 내가 시집 간다는 것도 참 우스웠지만,
남의 집 귀한 아들, 여자랑 집안을 잘못골라서,
장가 잘못와가지고 고생하게 된다는 것도 너무 미안했고, 혹여나 남친이
빚을 대신 갚아준다고 하면, 전 미안해서 목숨을 끊을 것만 같았죠..
제 남친은 대학 졸업후 사실상 경제적으로 독립했어요.
치대랑 동대학원을 졸업했지만 개업은 커녕 집근처 병원에서 페이닥터로 일하죠.
페이닥터는 개업하는 의사나 대학병원에 남은 사람들보단
훨씬 못벌어요... 말이 치과의사지 그냥 직장인이죠 아직은.
나중에 실력키우고 경험많이 쌓이고 돈좀 벌면 개업한다는 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암튼 작년 겨울에 맘을 굳게 먹고 이별을 맘먹었지만,
남친은 헤어지자는 저의 말을 청혼으로 받아쳤고;;
그렇게 그 다음 해 초에 결혼 계획이 잡혔습니다.
문제는 저희 집안이었죠. 그 빚더미 속에, 결혼 비용도 내야하는데,
차마 사돈과의 첫 만남에서 자기 집안에 빚이 많다고 할수는 없고,
할 수 없이 아버지는 숨겨왔던 인맥으로 간신히 혼인 비용을 내주셨어요.
이때까진 시부모님도 아직 저희 집안 사정을 모르셨죠.
그러나 의구심을 품은 시어머니께서 계속 추적하신 결과,
결국 얼마전에 아버지가 시아버지께 빚 얘기를 꺼내게 되고 말았습니다.
시부모님은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자기 귀한 아들을 고생시킨 저도 원망하셨지만,
저같이 미운 애한테 좋다고 장가가버린 남편도 정말 많이 미워하셨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남편은 시부모님께 이제 가족이니까 빚의 일부라도 대신 좀
갚아달라고 얘기했습니다. 제가 들어도 참 황당무계한 소리죠.
자기 사촌도 아니고, 이제 막 결혼한 자기 신부의 집안 빚을 자기 부모에게
대신 갚아달라고 큰소리를 치다니...
결국 지금 남편은 자기 부모님은 물론 자기 형제 자매, 친인척들로 부터
"여자에게 빠져 부모와 집안을 배신한 막되먹은 놈" 소리를 듣고 있어요.
가뜩이나 제가 지금 임신 2달째거든요. 애기 무럭무럭 잘커서 좋긴한데,
적어도 애기가 나오는 올 겨울엔 시댁이랑 친정 모두 다같이 병실에 모여
우리 이쁜 아기 반갑게 맞아주셨으면 하는 게 제 유일한 소원입니다.
나중에 자기가 태어날때부터 자기 외할아버지랑 친할아버지랑 원수지간이란 걸 알면
애가 얼마나 혼란스럽겠어요... ㅠㅠ 게다가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니랑 사이가 안좋고,
그렇게 되는 것에 대해서 왠지 모르게 제가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저희 부모님이랑 시부모님 화해하시는 건 차마 이루지 못하더라도,
제 남편이 부모님과 다시는 얼굴도 안보고 얘기도 안하게 되는 건
아내된 사람의 입장에서 너무 슬프고 미안해요...
게다가 그게 다 내 책임이니... 제가 해결해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어떻게 해야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