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정의 일기
방금 누가 홈런을 쳤는데...솔직히 말하면 나는..그게 누군지도 모르겠다.
이쪽 관중석 사람들이 다들 소리를 지르는걸 보니..
아마 이쪽 팀인거 같긴한데...
그는 이미 옆에 내가 있는지 누가 있는지 다 잊어버리고
이성을 잃은 상태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공부라도 좀 하고 올걸..
난 기껏 야구장까지 와서 그라운드는 안보고..
몇시간째 전광판만 보고 있는 중이다.
선수들이 다 개미같이 쪼끄매서 잘 보이지도 않는구만..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야구는 정말 무슨 재미로 보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축구야 그때그때 빵빵 꼴 차는 재미라도 있고,
농구는 점수가 팍팍 올라가면서 몸싸움 하는 재미도 있지만,
야구는 질기게 길기만 하다.
뭐..그와 함께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고, 치어리더 구경도 하고~
도시락도 먹고~ 이 분위기 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긴 하다.
어느팀 팬이냐고 물으면 요즘은 S팀이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젤 잘하는거 같으니깐.
다른 이윤 없다.
치어리더 앞자리는 여전히 술취한 아저씨들이 왔다갔다하고~
둘러보니 은근 물이좋다. 이제보니 멋있는 남자들은 다 야구장에 와있네?
다음에 여자애들이랑 따로 몰려와볼까????
동욱의 일기
홍성흔은 정말 대단하다!!!!
짧게 밀어치는 자세를 손보고 타격자세를 바꿨다드니
과연 길게길게 빵빵 터진다.
일곱경기 연속으로 쭉쭉 이어가더니 벌써 30타점 고지를 정복했다. 이대로라면
생애 첫 100타점까지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혜정- 누가 홈런친거야?
동욱- 어 홍성흔
혜정- 와 아까도 쳤는데 진짜 잘친다~ 근데 무슨팀이야?
동욱- 어? 잠깐잠깐 (경기보느라 정신없음)
다행히 그녀는 1루 2루 3루가 어디인지는 알고 있다.
홍성흔 정도는 알고있길 바랬는데...그거까진 무리였나보다
그녀는 자꾸 시시각각 바뀌는 그라운드의 움직임은 보지않고
전광판만 들여다보고 있다.
괜히 오자고 했나 미안한데...
동욱- 별루 재미없지?
혜정- 아냐 완전 재밌어~ 근데 저 투수 잘생겼다~ 이름이 모야?
동욱- 어? 잠깐잠깐 (또 경기보느라 정신없음)
아!!!!!!!!!!!말도안되는 역전이다!!!!!!!
팀 순위는 꼴찌를 다투고 있지만 역시 자이언츠의 타력은 위대하다!!
아 정말 피가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