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우는 거라는데...
우리 오빤 이제 찌질이 될 듯 ㅉㅉ
큼큼 판 처음 써보는데 일단 저는 평범한 여중생이구여
저희 오빠는 저보다 한 살 많은 고딩입니다.
저희 오빠는 평소에 눈물 따위 흘리지 않는
진짜 남자 중의 남자 여써요 맨날 저랑 치고박고 싸우지요 ㅋ
진짜 태어나서 오빠가 우는거 본 기억이 다섯 손가락에도
못 꼽을 만큼 없었거든요?
근데 어느 날 오빠가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면서 가방을 싸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그런 갑다 생각하고
오랜만에 새벽까지 컴퓨터를 달렸죠 엄마의 잔소리는 야식으로 씹어먹구요
새벽까지 컴질하다가 목 말라서 물을 마시러 나왔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오빠가 들어오는 거에요.
그것도 사람의 얼굴이 아닌 얼굴로요
진심 스타크래프트 저그가 환생해서 기어들어온 줄 알았음
정말 사람의 얼굴이 아닌 것 같이 죠낸 피곤해보였어요
" ...뭔데 왜 들왔는데. 자고 온 다매. "
" 시껍다. 아, 조카 짜증나. "
오빠는 이발이내 저발이내 욕을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버렸어요
저는 피곤해서 그냥 디비 잤구요
담날 오빠한테 들은 이야기는 대략 이러했어요.
친구와 약속대로 오빠는 친구의 집에 자러 친구 집으로 갔대요
그리고 새벽 1시가 다와가도록 열심히 컴퓨터 게임에 열중했대요
근데 갑자기 친구가 베란다를 보더니 벌떡 일어서면서
" 아, 맞다, 엄마가 빨래 걷으랬는데 까먹고 잇엇네 "
라면서 배란다에서 빨래를 걷기 시작했대요
그 때가 여름이여서 더워서 배란다 문을 열어놓고 빨래를 걷었데요
근데 오빠가 도와주려고 같이 걷다가 장난기가 발동해서
친구를 놀래켜 주려고 막 등을 퍽 쳤는데 친구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베란다 난관 너머로 떨어졌데요
친구 집이 5층인가 6층인가 그랬는데 암튼 베란다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위험천만 가슴 콩닥콩닥하는 상황이 돼버렸대요
오빠는 놀래서 빨래 다 던지고 친구의 손을 꽉 잡았대요
왜, 사람이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난다고 하잖아요
오빠가 119가 생각 안 났대요 그런데 계속 잡고 있다보니
(친구가 오빠보다 체중이 많이 나갓어요)
손에 힘이 빠졌대요 막 오빠가 그 때 부터 펑펑 울기 시작했대요
" **(오빠친구이름)아 죽지 마라 내가 잘못 했다 ㅁㄴㅇ;니ㅏ러 ㅠㅠㅠㅠ "
" 하....손에 힘이 없따....나 이게 끝인가 보다 "
" 안댄다!!!! 놓지마라!!!! "
나 참 ㅋ 지네들끼리 영화 찍나 ㅋ
암튼 그래서 점점 손에 힘이 빠져갈 때 쯤
친구가 오빠한테 유언을 남겼다나? 그런 말을 했대요
대략
" 나 죽거든.,...엄마, 아빠한테 미안하다 전해주고 그리고... "
뭐 이딴..
그리고 그 친구가 오빠한테 작별인사하고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전사마냥 눈을 감고
결국 손을 놓쳐버렸대요
오빠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베란다에 털썩 주저앉아서
눈물 콧물 다 빼고 울었대요
그러다가 집에서 나와서 계단에 주저 앉아 막 머리를 쥐어뜯었대요
자기가 친구를 죽인 죄책감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그래서 한참 고민했대요
그러다가 친구의 시체 정도는 찾아주는게 예의일 것 같아서
1층으로 뛰어내려갔데요
화단을 뒤지는데 아무리 찾아도 시체가 보이지 않았데요
오빠는 또 울면서 찾아다녔대요
태어나서 그렇게 서럽게 운 적 처음이라네요 나 참 ㅋ
근데 순찰 돌던 경비 아저씨가 오빠를 발견하고 뛰어왔대요
" 왜그래, 학생? "
" 읠미ㅏㅡㅇㄹ마ㅡㅏㅎ 으허허허허허 친규가 주거서 ㅁ니러;ㅣㄴㅁ 으허허허허 "
자초지종 경비아저씨께 다 말하고 친구 시체를 찾으려는데
어디선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어디지 두리번 거리다가 오빠가 고개를 위로 들었는데
왜, 아파트 베란다 마다 옆에 달려 있는 에어컨 네모난 환풍기 다는거 그런거 더 달려 있잖아요?
거기에 친구가 끼여 있엇데요
그래서 오빠는 그거보자마자 주저앉아서 또 펑펑 울고
경비 아저씨가 구급차 불렀대요
친구는 구출되고 다리 뼈에 살짝 금만 갔대요
오빠는 꺼이꺼이 울다가 집으로 돌아왔대요
참ㅋ나ㅋ
우리 오빠 지만 참 찌질하네요 ㅋ
암튼 우리 오빤 찌질이 된 둡.
학교에 소문 퍼졌다 들어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