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직장인이에요.
할일 없고 졸립고, 집에는 가고 싶은데...
여튼 걍 예전에 대학교 다닐때 어디 끌려간 얘기 하려구요.
대학교를 서울 어린이 대공원 역에서 다녔습니다. 대충 감이 오시죠?
4학년 때였나봐요. 그 당시 여자친구 만나러 가려고, 도서관에 있다가 나왔는데 여자친구랑 싸운지라서 기분이 좀 안좋아있었어요. 하여튼 약속한지라 가겠노라 하고 학교를 나와서 지하철 역으로 갔어요.
지하철에서 표를 사려고 가던중에 어떤 얼굴이 곱상하고 화장도 안한 얼굴인데 홍조를 띄고 계신 복스럽게 생기신 분이 다가오시더라구요.
여자 : 저 잠시만요.
저 : 네? 왜 그러시죠?
여자 : 제가 저쪽에서 봤는데 인상이 너무 좋으셔가지구요.
저 : (얼~ 나에게도 이런일이...)아~ 그래요?(히히히) 감사합니다.
여자 : 근데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저 : 저는 OOO 입니다.
여자 : 아 그러시구나... 인상이 너무좋으셔가지고요.
저 : 아 감사합니다.
여자 : 근데 혹시 씨종자라는 소리 들어보셨나요?
저 : (????????) 예? 그게 뭐에요?
여자 : 저는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인데요. 씨종자란 가문의 운명을 쥐고 태어나는 1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그런 자손이에요.
여기서 대충 제가 생각한거랑은 다른 곳으로 진행 되어 가는 구나 했죠.
저 : 아... 그래요? 근데 그게 왜요?
여자 : 제가 그 쪽 공부를 해서 아는데. OO씨한테서 씨종자의 오오라가 피어나와요(-_-;)
저 : 아... 그럴리가요. (술기운이면 모를까...)
여자 : 원래 보통 사람은 잘 안보이고, 저희같이 공부한 사람들한테는 보이거든요. 그래서 전 볼수가 있는데 굉장히 선한 기운이에요. 조상신에 보호해주고 있는데, 옆에 다른 업신(가문에 해악을 끼치는 신이라고 하데요...)들이 또 붙어서 그 기운이 발산을 못하네요.
저 : 아 그래요? 제가... 좀 바쁜데....
여자 : 아~ 바쁘시구나. 5분만 시간을 주시면 그 기운을 피어나가게 제가 역문을 들려 드릴 수 있거든요. 이거 그냥 놔두시면 주변 분들한테 해가 가요. 부모님께 사고가 생긴다던가..
원래는 그냥 갈수도 있었는데 부모님께 뭔일 생긴다고 하니 갑자기 짜증이 나서 5분이면 되겠지 하고 생각이 되더군요. 내가 아닌 부모님한테 뭔일 생긴다고 하니깐.. -_-; 젠장..
저 : 아 그럼 역문 들어볼께요. 들려주세요.
그러자 그 여자분이
"여기서는 기가 안좋아서 역문을 들려 드려도 별 효력이 없어요. 제가 공부하는 사무실이 근처에 있는데 잠시 가셔서 듣고 가실수 있죠?"
저는 이게 뭔가 하면서도 찝찝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뭐 가서 얘기만 듣고 오는거 별일 있겠어 하고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가는 중간에 뒤에서 다른 여자분이 하나 따라오는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식겁해서...
"근데 뒤에 따라오는 저분은 누구시죠?"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무도 아니라는 거에요. 그래서 "아니 우리 나오자 마자 따라 오시는데 일행 맞죠?" 했더니 그제서야 뒤에 오던 분이 우리는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인데 괜히 불편하실까봐서 그랬다고.. 그래서 제가
"뒤에 그렇게 따라오시는게 더 불편해요. 일행이면 같이 가셔야죠. 저 어선 타는줄 알았잖아요. 요즘 세상이 험해서..."
그랬더니 이해한다고 미안하다고, 다들 인상들이 좋아보여서 별 다른 의심은 안들었는지라 따라 갔습니다. 군자역쪽으로 들어가더군요. 근데 이게 한 15분을 가도 안나오길래 도대체 어디냐고 물었드니 거의다 왔데요. 여튼 가던중에 잠시 같이 공부하시는 분이 근처라고 같이 가자고 해서 뭐 합류를 했습니다. 남자 분이셨는데 얼굴에 홍조를 띄고 피부도 뽀얗고 체구도 작아서 별 해는 못 끼치겠구나 했죠. 제가 키가 181에 그때 75kg 정도 였으니깐요. 뭔일 나면 한놈만 잡고 먼저 튀자 맘 먹고 있었거든요.
여튼 합류해서 좀더 가니 2층 단독 주택으로 들어가데요. 따라 갔죠. 주택가 한가운데고 사람도 다니는 곳이라 이상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들어가면서 마당에 개가 한마리 있었는데 원래 낯선사람 오면 짖는데 안짖는다고, 확실히 선한 기운 때문에 그런거 같다고 미소지으면서 말씀하시드라구요. 동행했던 분이... 그래서 내가 좀 착하게 살았지.... 하면서 일단 들어갔습니다.
밖에서 보는거랑 다르더라구요 내부는 식당에서는 무슨 음식같은것을 만들고 있었구, 거실에는 보살그림 같은게 벽에 걸려있었구, 2층으로 가는 계단도 있었어요. 일단 저를 2층 공부방으로 안내하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뭐 올라갔는데... 거기에 다른 일행이 공부상을 펴놓구 뭔가 이야기를 하더군요. 나중에 보니 책에 K대라고 적혀있더라구요. 여학생이었는데 그분도 저같이 씨종자여서 역문들으러 온거 같았죠.
일단 앉아서 기다리니 상을 깔고 역문인지 뭔지를 들었습니다. 역문이라고 해서 뭔가 기도문 같은건줄 알았는데... 일종의 설명이더군요. 곧있으면 지구에 재앙이 온다. 우리는 그날을 준비하고 있고, 그날 구원을 받지 못하면 다 죽는다. 우리가 OO씨를 택한것도 다 하늘의 운명이니라. 지금 씨종자로 태어났기때문에 가문을 구할 역할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데. 주변에 업신들이 너무 많아서 그 기운이 너무 약하다.. 이런 주저리 주저리 얘기를 하더라구요.
끌려온지 1시간 후...
저는 하얀 한복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제사를 지내려고 말이죠. 업신을 치기위해 하늘에 제를 올려야 된데요. 5분 이야기 듣고 가문을 구하기 위한 저희 결심은 1시간을 지나 제사를 지내는 지경까지 왔어요.
그렇게 안내를 받고 1층에 가니 제사용 방이 따로 있더라구요. 안에는 제사용 음식이 차려져 있었구요. 자갈치와 패스츄리 빵과, 부추전 등등...
제사 음식인데 좀 이상하죠? 이유는 이따 설명할게요. 여튼 그렇게 제사를 20분간 지냈어요. 제가좀 팔랑귀인가봐요. ㅎㅎㅎ 5분 들으러 왔다가 종교하나 생기게 됐네요. 참고로 전 가톨릭 신자에요. 모태 신앙이라 ^^
제사를 지내고 제사 음식으로 나온 자갈치와 패스츄리, 부추전을 맛있게 먹고 나니 다시 그 분들이 저에게 이제 집안에 기운을 키우는 수술을 했으니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더 나와서 역문을 들으라고 했죠. 솔직히 짜증나서 얼마나 더 들어야 되는데요 했더니 최소 한달은 들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씨 -_-; ㅈ됐다. 하면서 어쩔수 없이 가문을 위해서.. 하지만 귀찮아서 그렇게는 못나올거 같아요 했더니 2주정도만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다 OO씨 가문을 위한거니깐... 팔랑귀라서... 그러겠노라...
그렇게 몇일을 학교 공강시간에 나와서 그 집을 향해가서 1주일 동안 이야기를 했죠. 구원에 대한 이야기 자신들의 신에 대한 이야기. 결국은 그쪽에서 구라라는걸 제가 알아채서 그만뒀으니깐요. 자기들이 공부하는 것은 법경에도 나오고 성경에도 나온데요. 그래서 제가 천주교니깐 성경에 어디 그런게 나오냐고 물었더니 아주 오래된 성경에만 나온다고 지금은 볼수 없대요. 눈치 까고 그날 끝나고 이제 그룹 과제 해야된다고 안된다고 하고 그 곳에서 완전 빠져나왔습니다. 다음에 제가 학교 친구들하고 동생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깐 어~ 나도 씨종자랬는데... 이러드라구요..
씨종자를 무슨 빵틀로 찍어내니? 왤케 많어...
여기서 제사상 음식이 왜 그렇게 나온지 궁금하시죠?
다시 제사지낼 당시로 돌아가서 제가 제사를 드리겠노라 하고 결심한 전에 이렇게 저렇게 저를 설득한 그들은 제가 제사를 드리겠다고 하자. 제사를 드리려면 정성금이 필요하다네요. 근데 제가 그때 돈이 없었거든요. 진짜루.... 얼마나 내야 하냐고 물었더니... 얼마가 아니라 내가 가진것의 몇 %를 내느냐에 따라서 틀리데요. 이게 더 무서운거죠... 퍼센트.... 다 뽑아내겠다는 거죠. 결국엔 저는 가진돈의 100% 다 냈지만요.
여튼 별로 돈이 없다고 하니깐 카드도 된데요 -_-;;;;;;;;;;;;;;;
전 카드가 없고 학생이라 차비밖에 없다고, 했더니 그거라도 괜찮데요.
근데 정말 민망해서
"제가 진짜 가진게 별로 없어서.... 이걸로 제사를 어떻게 지내실지..."
그랬더니 얼마나 있냐고 물어보시드라구요.
....
...
저....
900원요.......
-_-;;;;
표정 봤어요. 제가... 그분 .... 표정을....
그분 손에 100원 동전 9개를... 쥐어 드리고... 저는 한복을 입고, 제사를 지내고...
집에 왔쪄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