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강윤주"
Date: Wed, 20, Dec 2006
subject: 여보...
미안해. 언니 앞에서 그러는게 아니었는데...
잘 모르겠다. 내가 당신에게 욕심이 생겨서 그러는건지 질투심이 생겨서 그러는건지
그런데 나 정말 싫다.
당신에게 오는 전화...
이름도 그렇다.
당신 헤어진다고 했으면
보란듯이 '예쁜 아내'라는 이름은 지워햐 하는거 아닌가?
정말 그렇다면 나한테 보여지는건 하나도 없는데
그저 당신 맘만 변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잖아
헨폰 또는 호칭.. 이름으로 바꾸면 안되는 거니?
아님. 당신 그 사람이랑 예전처럼 돌아가기로 한거니?
왜 헨폰에 예전처럼 떠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사람은 예전처럼 전화하는지...
당신은 왜 예전처럼 전화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중요한 일이 있을수 있겠지.
그럼 문자로 보내면 안되는 건가?
전화 내용도 별거 아니더만..
"왜 전화 안 받아?"
"통화 중이었어. 미안해 밥은 먹고? 뭐하고 있었는데? 응.. 좀 늦을꺼야. 술 많이 안마실께."
열심히 대답해 주고 설명해 주는 당신은 아무일도 없는 그저 평범한 남편의 모습이었어.
당신은 미소까지 지었어.
왜 그래야 하지?
그런 통화를 하고 변명하고 다독여주는 당신을 어떻게 이해하지?
어떻게 나와 만나는 당신과
다른 여자를 만나는 아는 그여자는 아직도 서로에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을수 있지?
당신이 내게 말한 것들
내가 알고 있는 것들
어찌 이해해야 하지?
다시 화해를 하고 살기로 한건가?
당신 그런거야?
나 많이 참고 있는거 알아?
내가 준 애들 선물이며 당신 옷이며
그대로 차에 싣고 다니는 당신 보며 나는 속이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지?
왜 헤어지기로 한 사람들이 그런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아야 하는거야?
언니가 있는 곳에서 내가 화를 낸거 정말 미안해
당신 자존심 강한거 그래서 더 화내는거 알아
하지만 내 심정이 어떨지 이해하지 않는 당신이 야속해
당신의 진심이 뭔지 느껴지지 않아
그래서 초조하고 불안해서 그랬던 거야.
당신이 불같이 화를 내고 그렇게 가버리고
반성 많이 했어.
그냥 무조건 당신 믿고 그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어.
당신이 자존심 살려줄 줄 모르는 여자라고
이해심없는 여자라고 질책하며
우리 관계를 다시 생각하자고
그렇게 가버리고
많이 슬펐어 당신이 야속하고 원망스러워
어떻게 그런말을 쉽게 하니?
상황을 설명하면 되잖아
말을 해주면 되잖아
아무 소리 없이 그저 기다리라고
이해 하라고 말하는 당신...
당신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
내가 당신 믿고 기다려야 하는데
채근하게 되는거
그만큼 당신 사랑하고 당신과 살고 싶어서야.
여보~~~
헤어지자는 말 하지 말아줘.
당신이 없다고 생각하니
사는게 너무 힘들게 느껴져.
당신과 헤어져 사는거 상상할수가 없어.
노력할께 많이 노력할께.
힘들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께
화풀어 당신 없이 나는 안되는거 알잖아.
이미 당신은 내 삶에 가장 중요한 존재인걸..
당신을 알까?
당신없이 살아가는 일은
이제 내게 생각할 수 없어졌어.
여보~
당신말 믿을께
힘내고 힘내서 내게 와줘
기다리고 기다릴께 나에게 와줘.
당신과 살고 싶어. 그만큼 당신 사랑해.
사랑해
당신의 진정한 사랑 윤주가 당신을 기다리며....
어느날 그가 그의 아내를 다시 찾아갔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아는 그는 그의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여자, 완벽하게 모든것을 짜 맞춰야 하는 엄격한 성격의 소유자, 학대하듯이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하고 공부시키는 스토커같은 성격의 여자, 사람을 압도해 답답함에 숨이 갑갑해 지는 여자... 그가 언뜻 흘리는 말속에서 내가 느낀 그의 아내에 대한 생각은 그가 그녀를 사랑할 수 없었다. 그는 그녀곁에서 불행했다.
그런데 그녀가 단칼에 그를 끊어냈었다. 다른 이유 하나 없이 그저 아이들 엄마 노릇을 못하겠다고 자기를 위해 살아야 하겠다고..적어도 그녀는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에 한마디 말도 없이 헤어졌다고 했다. 그의 외도를 아는체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서로 갈등할 시간조차 없이 이별을 통보했다고 했다. 그는 그런 그녀에게 몹시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가 그녀를 떠난것이 아니라 그녀가 그를 버린것이었다.
그는 분개했다. 끝까지 자신의 도도함만이 최상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이기심이 싫다고 했다.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 그토록 태연할수 있었는지...... 원망 한마디 쏟아내지 않고 그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소름이 돋을 일이었다.
그가 그녀와 다시 만나고 있었다. 언제부터 였는지 왜 그녀를 다시 만났는지 다그치는 나에게 그는 회사일이 복잡해서 조언을 얻으려 했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현명하게 처신하도록 조언할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만났다고. 그녀는 이미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고 나따위는 안중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를 이해할수 없었다. 왜 그녀가 그의 삶의 조언자가 되어야 하는지 그가 왜 그녀를 그렇게 믿고 의지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오랜시간 그녀의 결정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노라고 했다. 그래서 그녀의 결정을 의지하고 살았었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진심이었다.
"나였어야지. 그래야 하잖아. 이제 내가 당신 아내니까? 당신 문제만이 아니니까 내가 당신과 상의 하고 결정해야지. 회사를 옮기는 문제를 그여자와 상의해? 상식적으로 말이되야지. 그여자가 해서는 안되는 거잖아. 그여자는 당신 아내가 아니야. 나라고 나!! "
"아내라서 할수 있고 하지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야. 나는 내일이 중요하고 현명함이 필요해. 내 일에 관해 니가 알기나 하나? 어떤 충고를 하고 조언을 할수 있는데 니가. 그사람은 달라. 내가 못보고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그사람은 보고 분석할수 있다고. 나한테 지금 필요한건 그거야.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그런 현명함!!"
미친듯이 따지고 달려드는 내게 그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화가나면 그는 입을 다물어 버리는 버릇이 있었다. 며칠을 닥달해 그의 다짐을 받고 그의 전화를 감시하면서 나는 불안했다. 그가 나와 만나면서 그녀를 속였때처럼 눈빛은 불안정했고 그의 행동은 어수선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다시 회사를 옯기고 회식이 잦아졌다 새벽에 술에 만취해 들어오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모처럼 집에 일찍 들어온 날은 소파에 누운체 꼼작하지 않았다. TV만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깨우기라도 하면 화를 버럭내곤 했다. 그런날은 모든것에 의욕을 잃은 사람이 되었다. 피곤해서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하자는 나를 밀어냈다. 아이들조차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가 집에 있는 날이면 아이들은 방에서 소리없이 공부하는 흉내를 내느라 진땀을 빼고는 했다. 일때문인 것을 무슨 잔소리가 많느냐는 말로 일축해 버리는 그의 행동에 나는 어쩔줄 몰라했다. 사랑은 성마르게 지나가 버리고 그와 나에게 흐르는 그저 담담한 일상들이 한없이 불안했다. 헨드폰 문자를 감시하면서 가끔씩 그녀에게서 보내지는 단문의 문자들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난 집', '바빠' '알아', '그래', '잘해봐.'
어느날 그의 헨드폰 문자의 단축번호 '1'번이 '마눌'에서 집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마눌'에서 '강윤주'로 바뀌고 배경화면이 내 사진에서 기본 화면으로 바뀌었다. 나는 그와 그의 아내가 내가 했던 일을 그대로 나에게 돌려주고 있음에 치를 떨고 분노했다. 내가 그의 아내 전화 번호를 수신거부 번호로 등록했던 일까지도 똑같이 나에게 일어났다. 그 일에 대해 한마디 변명도 없었고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 나와의 소통을 완전히 단절하고 있었다. 그가 술에 취해 잠든사이 그의 전화에 위치 추적을 할수 있도록 신청을 했다. 그리고 그녀가 사는 동네를 찾아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회사 사람들과 회식을 한다고 하는 날의 대부분을 그녀와 만나고 있었다.
그가 그녀을 설득했는지 그녀가 그를 설득했는지 알수 없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열중하기 시작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무엇이 두사람 사이를 다시 만나게 용서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가 돌아오지 않는 밤이면 나는 술을 마셨다. 빼곡히 쌓이기 시작하는 술병이 그의 부재를 알려주고 있었다. 말이 하고 싶었다. 그의 변명을 듣고 싶었다. 수없이 문자를 보내고 그와의 대화를 시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바쁘다는 팽게로 나를 피했다. 어떠한 대화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그는 나를 떠나 또다른 삶속으로 깊이 빠져 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