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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저는 좀 쉬면 안되나요?

둘째며느리 |2010.05.27 14:29
조회 1,553 |추천 1

결혼 8년차 이구요. 7살난 아들 하나, 남편과 함께 작은 중소도시에 살고 있어요...

우선 제 상황을 얘기 하자면...

결혼 8년동안 애 임신하고 6개월부터 아이 낳고 18개월까지 2년 정도만 쉬었고, 그 외에 거의 6년을 맞벌이 했어요...

결혼할 당시에 홈스쿨 교사였고,

목이 너무 아파 결혼하던 다음 해 초에 관두고 바로 일반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취직해 1년을 일하고 임신해서 6개월때 관뒀죠...

그리고 애 낳고 키우고 18개월땐 그냥 알바식으로 하다가 애 두 돌 겨우 지나서 학습지 일을 시작했어요...

그게 2006년 10월이였고, 거의 4년 가까이 하다가 이번달 말에 관두게 됐어요...

두돌짜리 애 늦도록 놀이방 맡기면서 일했지요...(신랑도 늦게 마치고, 저도 늦게 마쳐요...)

그러다 아이가 5살땐 어린이집 마치고 우리 일 끝나때까지 시어머니께서 몇 시간씩 봐 주셨어요..

다달이 많지는 않지만 용돈 드리면서...

그리고 작년 초엔 어머니께서 애 맡길데도 없는데 갑자기 일주일씩 이주일씩 이모님댁 놀러 가시는 바람에 애 맡길데 찾느라고 동분서주 했죠..

애도 눈치가 있어서 "엄마, 나 오늘은 어디 가야 돼?"라고 묻고...

하다하다 언니 시어머니한테까지 부탁했던 적이 있었어요...

언니가 시어머니랑 살고, 조카가 우리 아들과 같은 유치원 다녔거든요... 그래서 조카랑 같이 언니 집에 딸려 보냈구요...

그러다 아이 돌보미 서비스가 있어 거기 맡기다가

이번달엔 갑자기 예산이 줄어들어 맡길수 없게 돼서 이번달 월,화,수만 어머니께 맡기게 됐어요...

 

그리고 올 초엔  둘째를 가졌어요...

쌍둥이였는데 9주째에 유산이 됐구요...

울 시어머니, 저 임신했을때 전혀 반가워하지 않으셨죠...

태몽을 꾸셨다는데 "아들이다"라고 못 박으셨구요...

제가 딸을 원하긴 하는데 어머니께서 미리 확신하듯 몇번이나 아들이네 하시니까 서운하더라구요...

"딸 바라고 자꾸 애 가지는데 이번에도 아들이다"라고 하셨지요...

애를 자꾸 가지긴 뭘 가졌다고 그러시는지... 둘째 가진건데... 셋째, 넷째도 아니고...

그러면서 동서랑 형님한테는 (저는 둘째 며느리입니다.) 툭하면 둘째 가지라고 하셨다네요...

결혼하고 맞벌이 한 번도 안한 형님과 동서한테는 맞벌이 하란 소리도 안하시고, 둘째 얘기 하시고..

거기다 제 뱃속에 아이가 쌍둥이라니까 울 어머니 반응이 너무 상처가 됐었어요...

일부러 제가 쌍둥이 가진것 처럼 막 나무라시는데 정말 서러웠어요...

병원에서 첨에 쌍둥이라 했을때 저도 막막하긴 했어요..

그래도 나중에 신랑도, 저도 우리에게 온 선물이라 생각하고 부담도 됐지만 기대도 했었거든요...

울 어머니는

"애 하나도 힘든데 셋이나 어찌 키우려고 그러냐... 우리 집안에는 쌍둥이 없는데 무슨 쌍둥이냐"부터 해서 어찌나 뭐라 하시는지...

그냥 한 번만 "쌍둥이라서 힘들어 어짜냐" 그렇게만 말씀하고 말았다면 그나마 덜한데 계속 했던 말 또하고 또하고, 내가 잘못한것마냥 하시니까 결국 "그게 맘대로 돼요?"하고 말씀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래"하시네요...

누군 쌍둥이 가지고 싶어 가졌나...

그러고 집에 와서 엉엉 울었어요..

저는 그래도 어머니 좋아하시는 음식 사들고 찾아 갔건만...

제가 늦게 마칠수록(수업이 많을수록) 급여가 높다는걸 아시고는

제가 신랑보다 일찍 마쳐서 애 데리러 가면

"이렇게 일찍 마치면 월급 적어서 어짜냐?"그러셨고,

신랑이 늦게라도 마치면 "무슨 회사가 늦게까지 일 부려먹냐?"고 아들을 엄청 아까워하셨죠...

일 하다 보면 야근도 할 수 있는건데...

 

웬만하면 신랑보고 퇴근하면서 애 데리러 가라고 했는데 어젠 신랑이 늦는다 해서 제가 아이 데리러 시댁 갔다죠...

 아이 데리고 나오는데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얼른 다른 일자리 구해야지"

순간 띵~ 하더군요...

나도 한 두 달은 쉬면서 늦게 마치지 않는 쪽으로 일 알아 보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그렇게 말씀 하시니 기분이 그렇더군요...

"늦게 마치는 일 말고 일찍 마치는 일 구해라. 다른 집 며느리들 다 그렇게 한다 카더라. 퇴근하고 유치원에 애 데리러 가고..."

울 어머니는 왜 자꾸 다른집 며느리들과 나를 비교하실까요..

저 애 키울때(맞벌이 안할때) 그러시더군요...

"애 데리고 공부방 해라. 다른집 며느리들 애 데리고 공부방 한다 카더라" --;;

갓난쟁이 데리고 공부방 하라네요...

어머니는 애 봐주기 싫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 하셨구요...

그때 어머니, 지나가는 투로 그러시더군요...

"애랑 애미랑 애비 등골 빼 먹는다"라고...--;;

근데 지금 울 동서랑 형님한테는 왜 그러지 않으시는지...

울 아주버님네는 우리보다 상황이 더 어려워요...

아주버님은 몇년을 백수로 지냈고, 지금은 슈퍼 배달일 하고 사글세 방에 살아요...

형님은 한번도 맞벌이 안했구요..

시동생네도 대출 1억을 내서 빌라를 샀고, 월급은 우리신랑보다 많긴 해요...

빚이 1억인 시동생네한테는 맞벌이 권유 안하면서 이제 겨우 조금 쉬려는 나한테는 얼른 다시 일자리 구하래요...

애는 봐 주기 싫으니 맡기지 않고 맞벌이 하래요...

 

어머니가 그러시니까 맞벌이 다시 안하고싶어지네요...

왜 나는 쉬면 안되나요...

말이라도

"쉬면서 천천히 알아봐라"고 하시면 안되는지...

내가 놀기라도 할까봐 걱정이신가봐요...

다시 둘째 가지려고 하는거 뻔히 아시면서...

스트레스로 유산까지 된거 아시면서...

 

내가 놀기라도 하면 엄청 눈치 주시겠죠...

정말 우리 어머니는 왜 내가 쉬는 꼴을 못 보실까요...

그러면서 시댁에 의무와 도리는 나한테만 강요 하시고...

저, 진짜 시댁에 할 도리 다 하거든요...

지난 어버이날은 시누들,  아주버님, 시동생네 아무도 안왔는데

저희만 어머니 모시고 외식도 하고 용돈도 드리고 꽃도 달아 드렸어요..

생신때도 매번 저혼자 생신상 차렸고, 제사때, 명절때도 동서는 손님처럼 있다 가고 새벽같이 저혼자 어머니랑 차례상 준비하고 그랬어요...

 (형님은 그나마 하려고 하긴 해요. 그래도 명절날 늦잠 자요...--;;)

어머니 온갖 심부름, 행사 제가 다 해도 저한테는 왜그리 인색하실까요...

왜 나는 둘째 가지면 안되고, 쉬면 안되는걸까요...

 

지금 안그래도 아는 사람 추천으로 학교 방과후 교사 자리 나서 이력서 내놨는데

어머니가 그러시니까 정말 확 놀아 버리고 싶어요...

내가 놀기만 할 사람은 못되지만...

 

신랑은 자꾸 회사 관두려고 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 노는 꼴은 못 보고...

정말 답답하네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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