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56년생) 이야기입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 여기에 글을 올려 답답한 가슴, 조금이나마 위로 받으려합니다.
지난 2010년 5월 25일(화요일) 제 아버지께선 근무지인
수원 (관광버스)차고지에서 아침근무를 마치시고 본인이 직접 회사차량(관광버스)을
세차하셨습니다. 워낙 차에 대한 애착심이 많아 쓸고 닦고 차안에 뭘 붙이고 사비들여
손님들을 위한 TV까지 설치도 하고.. 전에는 아버지 차량이 깨끗하다고 칭찬까지 받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날도 역시 세차에 몰두하셨고 차량이 워낙 큰지라 사다리까지
밝고 올라가 꼼꼼하게 세차를 하시는 도중, 허술한 사다리에 흔들려 당신의 몸을
지탱못하고 반사적으로 몸을 보호하느라 뛰어 내리셨나 봅니다. 그 덕에 오른쪽 발 뒷꿈치
뼈가 으스러지는 사고를 내셨더랬습니다. 발이 퉁퉁 부어서 오후일은 재대로 마치지 못하고
겨우 당신 소유의 차를 끌고 집까지 기어올라오셨답니다. (어째서 회사측에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직원을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는지.. 가까운 병원에 데려다 주지는 못했는지, 의문입니다) 엄마의 부축으로 집에서 가까운 병원에서 진찰을 받으시고 전치 6~7주 정도는
움직이면 안된다는 진단 (오른쪽발 종아리 부분까지 깁스를 하시고 붓기가 가라앉질 않아 수술도 못하고 계십니다.) 에 낙담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집에 갖다주시는 돈이 그리많은건 아니지만 엄마도 일하고 자식들 둘이나
일을 해야 하는 형편에 아버지의 사고는 가족들 모두에게 큰 걱정거리 입니다.
회사에서 회사소유의 차량을 손수 세차하시는 도중 사고가 났으므로 산재처리가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 깁스를 마치고 26일(수요일)에 아침 일찍이 입원하셨습니다.
회사측에 산재처리는 이야기 해봤냐는 물음에 아버지는 미안해서.. 산재처리 안해줄꺼라고,
회사에 민폐끼친다고 꺼려하셨지만, 누가봐도 산재처리 가능한것이고 지금까지 3년 넘게
성실하게 근무했는데.. 어느 누가 형편이 좋아서 사비들여 병원비, 치료비에 수술비까지
감수하겠습니까.. 솔직히 우리집 형편 넉넉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벌어오시는 돈,
빠듯합니다. 봉사료 오만원 받아오셨다고 가끔씩은 기분좋게 식구들과 저녁에 치킨도 시켜
먹고, 수원에서 시화까지 왕복 65km나 되는 거리의 기름값으로 삼십여만원을 충당해가며
죽지않을 만큼만 버텨왔습니다. 전에는 회사차량(관광버스)으로 출퇴근을 하셨는데
회사측에서 기름값 많이 든다며 각자의 차량으로 출퇴근하기를 요구했답니다.
한달에 삼십여만원이란 기름값과, 수원에서 시화까지 고속도로(하이패스) 8~9만원정도..
월급에서 사십여만원은 그냥 날리는건데도 아버지는 회사측에 끽소리 한마디 못하고
하루하루 감사해가며 버텨오셨습니다. 작년에, 아버지께서 퇴근하려는 사람들을 데리러
가는 길에 큰 사고 났었습니다. 회사차량은 물론 다른 5~6대의 차량을 보상해주느라
회사측에서 보험처리를 크게 해준적이 있답니다. 워낙 큰돈이라 보상보험금액을 초과하여
그때 당시도 아버지에게 사표를 쓰던지, 보험금액의 일부를 내라고 요구했답니다.
그런 조건으로 보험금액의 일부를 대신하여 따로 돈을 만들어 회사에 지불하였고
그 일로 안전운행에 더욱더 신경쓰셨습니다. 회사한테 미안해서.. 면목없다고.. 열심히 하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 싶으셨겠죠..
이번 사고로 회사측에선 입원한지 3일이 넘도록 연락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엄마가 실장이라는 여자분한테 전화를 해서 물어봤답니다. ‘이러 이러한 일이 회사와 관련되서 생긴 사고인데, 산재보험처리는 가능한지요‘ 라고 물어봤더니, 사장님하고 이야기 해보겠다며
정확한 답변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던차에 29일(토요일), 아빠 혼자계신 병실으로 찾아
왔더랍니다. 실장이란 사람이랑 전무란 사람.. 병문안이라고 작은 음료수까지 챙겨와서는
산재처리 해줄테니까, 사표쓰라고.. 요구했나봅니다. 강박행위 아닙니까??
솔직히 아버지 또래에 배웠음 얼마나 배우셨겠습니까.. 제 아버지도 무경험에 글을
잘 쓰진 못하십니다. 그래서인지 회사측에서 제 아버지를 무시하고 강요를 한 것
같습니다. 쓰라고 해서 쓴것이겠지요.. 아버지께선 미안해서.. 쓰라고해서 쓴 것 뿐인데
지금은 후회된다고 하십니다. 당신 스스로도 ‘내가 왜 그랬을까.. 나 혼자만 사는게 아닌데..
집안 식구들 생각하면, 그럼 안되는건데..‘ 라고 생각하신 듯 자책에 빠져 계십니다.
가뜩이나 몸도 불편한데 가족들에게 미안해하셔서 우울증에 걸리면 어쩌나 제 맘도 편하질 않습니다. 산재처리 해주는 대신 사표를 요구 하는게 타당한겁니까? 그것도 제 어머니가
산재처리 부탁으로 전화하자마자 조건하에 사표를 요구하다니요.. 입원한지 3일밖에
안됐는데.. 퇴원퇴소 날짜도 모르고 저렇게 누워있는 사람한테 그게 할 소리인지..
29일(토요일)에 찾아와서는 조건부 사표를 쓰라고 강요하구선, 운행하던 차량(아버지)의 TV, 각종 소모품들을 챙겨가라고 했더랍니다. 온몸이 붓기로 가득한, 움직이지도 못하는
환자한테..
그리고 더 웃긴건 29일에 왔으면서, 25일자로 사직서를 쓰라고 했더랍니다. 무슨 경우인지.. 예의차려 음료수까지 챙겨갖고 온 것 같은데, 시화까지 먼걸음 했다고 바보같이
반기셨을 아버지 모습에 화가 납니다. 이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해고당할 타당한
이유도 없을 뿐더러 이런 경우에는 타당한 처벌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못해 본인
스스로 사직서를 썼겠지만 암묵의 협박이 있었기에 이러한 일이 생긴거라 봅니다.
차라리 퇴원하고 차고에 있는 아버지 짐까지 다 챙겨갖고 오거들랑 그런 소리를 하던지..
사람으로써 예의도 모르고, 더군다나 사지가 퉁퉁부어서 화장실 한번갈라치면 끙끙대는
사람 앞에서.. 자기 식구라면 그런소리 입밖에 내지 못합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엄마한테
소식을 듣고 울분이 터져 한참을 울었습니다. ‘남일이 아니였구나..’ 란 생각에 잠도
오지않고 어떻게 하면 아버지 마음 편하게 해드릴수 있을까.. 란 생각에..
그 일이 있은후 아버지께서 담배를 너무 펴대서 몸상태가 더 악화될까 두렵기만 합니다.
우울증에라도 걸리면 어쩌나 노심초사 하게되고.. 술은 잘 못드셔서 다행이지,
아픈 몸으로 술까지 드셨다면.. 혹, 달리는 차에 몸을 던지시는건 아닌지..
자식으로써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걱정이됩니다. 남일이려니 하고 생각하기엔 제 마음이
쿵쾅대서.. 폭발직전인데.. 남일이 아니니까 초조하고 화도 나고..
그 회사의 직원들도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실장이 여자라서 그런가 유독 잔소리도
심하고 까다롭다나.. 뭐, 세상사는 사람들 누구하나 내 맘 같을순 없겠지만
아버지께선 미운털 박힌 놈이라 생각하고는 더 열심히, 군말없이 일하셨는데..
작년 겨울, 얼마전까지 얼마나 추웠습니까.. 아버지가 강원도로 1박2일 다녀오신다고
하시더니 침낭이랑 휴대용 난로 좀 알아봐달라고 하시게에 여쭤봤습니다.
머물 숙소를 정해주지 않았기에 차에서 잠을 자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쓸데없이 차시동조차 걸지말라는 회사측 잔소리에 침낭과 휴대용난로에 의지해 주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추운 겨울 강원도 바람은 어찌나 거센지 차가 흔들릴 정도였다는데..
발가락이 시려워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했답니다..
타이틀만 관광버스 기사지, 앵벌이신세 아닙니까..
나이 들었다고 이런 취급당하고.. 배신당하고.. 버림까지 받았으니..
아버지 심정, 저보다 더 갈기갈기 찢어지시겠죠..
아버지 스스로 잘해보겠다고 다짐했건만 이런 현실이.. 자식이 보기에도 더럽고 치사한데..
혹시 이런 경험 갖고 계신분 안계신가요? 산재처리를 조건으로 사표쓰라고 하는..
노동부에 이렇게 털어놓구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긴했지만, 저 사람들이 두다리 쭉 뻗고,
먹고싶은거 다먹고 남 뒷통수치고 아무런 죄책감없이 살아간다는게 억울하기만 합니다.
“배려“ 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사람은 이용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르다. 같은 길을 가려면 각자의 필요와 희망이 일치해야한다.’
사람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일부 사람들의 잘못된 신념 때문에 다수가 불행해질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을.. 그것도 자기가 거느리는 직원을 상대로 필요와 희망을 자기 멋대로
휘둘러대는, 그런 사람.. 그런 회사.. 그런 회사에서 어떻게 손님들을 최선의 서비스로
모시겠다는 타이틀을 걸수 있는건지.. 도무지 납득할수 없습니다.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겨라” 란 말도 있습니다. 근데, 남을 섬기기는커녕 남을 짓이겨
밟고 슥슥비벼 흔적조차 없애려는 뜻 아니겠습니까..
너무 억울합니다. 분통이터져 사지 멀쩡한 제 몸뚱아리 하나 조차 겨누기 힘이 듭니다.
제 아버지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제 어머니는요..
부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말도 안돼는 일이 두 번다시 생기지 않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해봅니다.
제 어머니는 어차피 이왕 이렇게된거 퇴직금정산이라도 빨리 받아서 생활비과 병원비에
보태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퇴직금은 당연히 정산해줘야 하는거니까 별 문제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사회성 부족, 염치, 예의 없는 그런 회사에서 제 아버지를 우습게 보고또 무슨 꼼수를 써서 퇴직금마저 강탈하려 할지 모르겠습니다. 두려워만 하고계시는 지금의 제 아버지가 한없이 작고 힘없는 남자라는게 씁쓸하기만 합니다.
제 글을 읽어보시고, 힘없는.. 일에 지쳐서 살아야 하는.. 사회적으로도 번듯한 지위도 없는 그냥.. 평범한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점으로 글을 쓴거라, 다소 격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음을
말씀드리고 부디 제 아버지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사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글 올려 봅니다. 이야기가 넘 길었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