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 사건의 발단은..제가 어제 시험을 마치고 집에 귀가한 저녁 9시 경....방에 와보니 퇴근 하신 아버지가 양말만 벗으신체로 제 컴퓨터를 하고 계시더군요. 전 뭐 평소와 같이.. 오셨어요?.. 허나 아버지께서 인사도 안 받으시고, 피식피식 웃으시며 그냥 윈도우 창을 드래그 드래그..(아버지 취미) 하고 계십니다.... 그리곤 방 문을 닫으시며 급격한 엄숙 분위기.. 너무나 진지한 톤으로..그러나 입가엔 웃음을 띄우시며 저에게 그러시는 겁니다.
'xx아 넌 어떤 여자가 좋으냐'
전 그래서 엄마같은 여자가 좋다고 했습니다.
(귀여운 얼굴에 늘씬한 다리를 가진 여자가 좋다고는 차마..)
그랬더니 울 아버지..
막 웃으시면서 능숙하게 동영상 플레이어의 '최근파일 재생' 탭을 누르십니다....그리고 이어지는 익숙한 일어바탕의 검은색 경고 화면..
아놔 저건 설마....
저도 모르게 번개속도로 반응해서 바로 마우스 잡고 일단 껏죠.......
'이런거 자주 보냐?'
'아빠도 좀 보자'
'미스코리아 같은거나 틀어봐라..'
미스코리아....헐...진짜 죽겠는겁니다..그 급당황이란..좀..머랄까 괴로운 그런..
말로는 표현이 힘든 기분....너무 힘들었습니다 ㅡ,.ㅡaa
너무 노골적으로 그런 말씀하시니까..혹시 그걸 정말 끝가지 다 보신 걸까요?..... 미치겠습니다..그 생각만 하면.. (아버지께서 평소에도 컴퓨터로 태사기나 영화같은걸 잘 보십니다 ㅋㅋ 제가 다운 받은거요 아 놔 근데 정말 최근파일 재생 이건 생각을 못했네요;;;;)
저와 아버지는 정말 부전자전이라고, 저와 너무나도 비슷한 성격에 말투에, 외모까지도, 그리고 제 대한진학서부터 이런저런 고민까지 정말 최고의 조언가이자, 친구, 때론 인생선배까지도 되어주신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자 입니다. 제가 군대도 다녀오고 나이도 먹은 이제 어엿한 성인이지만...뭐랄까 부모님과..이런 취향의 공유라니....이건 도대체..아 갑자기 그게 생각나네요.. 아메리칸 파이..완투..아무튼 울 아부지 넘 노골적이신거 같네요..제가 엄마 보기가 다 민망할 정도로.....과연 울 아버지는 진심으로 저런 동영상을 보고 싶으신 걸까요?
이거 제가 준비해야 하는건지....;;; 오늘 아부지 퇴근해서 오시면 얼굴보기가 민망할거 같아요
왠지 모르게 괴롭네요..기분도 야릇하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