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년 전 군대에 있었던 일을 써볼까합니다.
저에게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박OO분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분대장님과의 약속 절대로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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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저는 부모님끼리 서로 마찰이 심해 부부싸움이 잦았던 시대에 해병대로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해병대 훈련병 기간 동안 해병대 수색대에 지원하게 되었고, 해병대 수색대로 자대를
배치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계급도 갓들어 온 이등병인데다 고된 훈련과 작전으로 무척이나 힘든
군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잦은 실수로 인한 선임들의 갈굼질과 실제로 외진 곳으로 끌려가서 맞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로 인해 집에 있는 부모님이 편히 주무실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군생활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랑 심하게 다투다 화가나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다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소식이였습니다.
저의 분대장님은 그 소식을 듣고 건의를해서 청원휴가를 보내주었습니다.
저는 바로 아버지가 계신 응급실로 갔습니다.
제가 도착했을땐, 이미 아버지께서 위독하신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아버지께서는 저와 가족들을 남겨 둔 채 이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너무나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서로 조금이라도 자존심 버리고 양보했으면 이런 일 까지 없었을텐데..
저는 어머니에게 "이게 다 어머니 때문이야!"라고 실컷 화를 내고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그 후 저의 부대 생활은 더욱 더 힘들어졌습니다.
분대장님과 면담도 자주 하고 옆에서 분대장님이 계속 돌봐주고 힘이 되주셨지만
그때 저한텐 눈이 뵈이는게 없었으니까요.
정말 저는 그때 군대가 싫었습니다. 사실 집 구석에 있으면 부모님끼리 싸우는 꼴 보기 싫어서 해병대 입대를 서두른 것인데... 더 험한 꼴을 당해야 된다는게 억울했습니다.
결국, 저는 이 드러운 세상 살아서 뭐하냐며 자살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후, 저는 부대사람들 모르게 어머니한테 마지막으로 남기는 편지와 유서를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편지를 다 쓰고 제 관물대에 고스란히 남겨 둔 채 저는 그날 저녁 자살이라는 어리석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근무 설때도 실탄을 소지하고 근무를 서기 때문에 근무 때 총기로 자살을
생각한거죠.
그렇게 그날 저녁 대망의 근무 때가 되었습니다.
그때 저의 사수 였던 김상병은 오도 간데도 없고 저희 분대장님이 제 사수로 근무를
서게 된겁니다.
이게 어떻게 된거냐고 자초지종을 물어보니까 그냥 근무가 바꼈답니다.
저는 근무 서는 내내 어떻게 자살을 하지? 라는 생각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분대장님이 조심스럽게 저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분대장님: OO야, 너 요즘 많이 힘들지?
나: 아닙니다.
분대장님: 사실, 근무 왜 바뀐줄 알아?
나: 잘 모르겠습니다.
분대장님: 혹시라도, 니가 허튼 맘 먹을까봐..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분대장님이 제가 자살하려는 걸 눈치채고 저랑 얘기를 하려고 근무가 바뀐 것이였습니다.
분대장님: 너 혹시라도 자살하려는건 아니지??
나: ....
분대장님: 나도 니 심정 이해해.. 부모님이 싸우는게 싫어서 회피하려고 군대에 온건데..
군대왔는데 되는 일도 없고.. 여기 저기서 욕먹고..
저는 그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분대장님: 니가 지금 죽고싶은 심정이라는건 나도 이해해..하지만 지금 오직 너만 믿고
홀로 살고계신 어머님을 생각해봐
분명, 어머님도 그 죄책감때문에 무척 힘드실꺼야.. 근데.. 그래도 아들이라고
너 하나 믿고 살고계신데.. 너가 이렇게 자살하면 평생 부모님 가슴에 못박
는짓이야...
저는 더이상 눈물이 앞을 가려 울음을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곤, 분대장님과 2시간 근무 내내 서로 부등켜안고 울었습니다.
그냥 아무 말없이... 펑펑 울었습니다.
저는 잠시나마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제가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 후, 그 분대장님도 전역을 하고 저도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전역을 했습니다.
제 군생활에 있어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분대장님
아직도 분대장님과 약속했던 그말 잊지 않고 살고 있어요.
이제는 저도 전역을 해서 의젓한 사회인으로 악착같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답니다.
저에게 이렇게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그 은혜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연락이 되면 꼭 만나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