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들어 계속 생각하고 있는 신혼집 장만에 대한 질문이 있어서
이렇게 로그인을 했습니다.
최대한 솔직하게 편안하게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특별할 거라곤 별로 없이 누가봐도 평범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스물일곱 여성입니다.
(신혼집 고민할 상대없는 싱글이고요...)
몇개월 전, 당시 교제하고 있던 남자가 제게 결혼을 하자고 했고
남의 일이라 생각했던 결혼을 현실적으로 생각했던 계기가 됐습니다.
보통 여자들이 꿈꾸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더군요.
서울에서 꽤 괜찮은 2~30평의 아파트, 시댁과 친정의 평등한 관계,
집안일을 함께하는 남편.
뭐 이런 것들입니다.
그런데 제가 모은 돈과 남자가 모은 돈으로는 결혼의 환상 중
집장만이라는 부분을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스물일곱 먹도록 신용카드도 없고, 빚이라고는 대학생 시절에
은행에서 받은 학자금 대출이 전부였고,
현재 품위유지비 10만원. 외식비 10만원 외에는
모두 저축을 하고 있는 터라,
집장만을 위해 꼭 해야하는 '대출'(용어도 어색합니다.)이
굉장히 거북하고 부담스러웠습니다.
올해 초 이런 내용으로 골머리를 앓다가 결국
고민을 한 시간이 아깝게도 헤어지게 되었고
헤어지고 나서는 좀 더 넓은 관점에서
결혼과 집장만.. 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나라는 소위 친일파들이 재산을 불리게 되었고,
재벌가나 특수한 직업이 아니고서는
비슷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이삼십대들의 부모님께서 부동산으로 재미를 보셔서
재산이 있을 수 있겠네요.
남자청년들은 대학교와 군대를 다녀오면 이십대 중후반이 됩니다.
그때부터 악착같이 술담배 안하고 돈을 모으더라도
자기 힘으로 집을 마련할 길은 희미하고요.
저는 여자라서 남자들의 스트레스를 다 알진 못하지만 남자들 불쌍합니다.
왜 남자가 집을 장만해야하는거죠.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안되네요.
여튼 제가 생각하는 결혼은 보여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남자의, 그 여자의 가능성을 보고 한 배를 타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결혼할 집을 장만할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돈을 모아서 가야 하고, 만약 도움을 받는다면
창피한 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결혼을 하기 위해 발생할 총 비용이 5천만원이라고 하면..
(집, 가구, 예식장, 신혼여행비 등 모두)
글을 쓰기 전에 5천만원으로 절대 못하죠... 이것이 현실이지만
제가 손이 작아서 저것도 많이 쓴 거에요;
아무튼 5천만원 나누기 2를 해서, 2,500만원씩을 부담하자고 할겁니다.
제 주변 지인들에게 이 생각을 얘기하면 확연하게 편이 갈립니다.
한쪽은 왜 ㅇㅇ씨가 그렇게 돈을 보태냐면서 당연히 남자가 집을 장만하는거다..
라고 하고
다른 쪽은 나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함께 살 동반자인데 니돈내돈의 차원이 아니다.
라고 합니다.
그런데 웃긴건, 남자가 집장만 하는거다 라고 하는 쪽이
대부분 저희 아버지뻘 되시는 회사 상사분들입니다.
아마도 어른들 세대의 사회 분위기는 그랬을거니까요.
주변에 혼기가 꽉 찬 남자들과 이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면 매한가지로 대답합니다.
부모님껜 죄송하지만 도와주실 수 없는 부모님의 형편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싶어도 집을 장만못하는 주머니사정이라
다가가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아니... 도대체 집을 왜 남자쪽에서 해야하는지요.
다만....................... 제 생각속에서의 결혼은 '평등, 공평' 입니다.
결혼비용을 같이 냈듯이 결혼 후의 생활에서도 평등해야 한다고 봅니다.
직장생활을 계속 할건데 아내가 퇴근후나 주말에
'주'가 돼서 집안일을 하는 것이 대다수겠죠.
그러나 결혼은 함께 맞춰가고 희생해야 하는 것이니까 한쪽이 주가 돼서는 안됩니다.
남편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죠.
또 추석에 시댁을 먼저 갔다면 구정에는 친정을 먼저가고.
이런 식으로 남녀차별이 아니라 평등하게.. 형광등을 가는 것도
당연히 남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모두 함께 해서 가정을 꾸리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몸매 좋고 짧은 치마 입은 여성이,
아무리 멋지고 키큰 남성이 눈에 들어오더라도
혹은 자신의 현재 애인보다 더 나아보이는 사람이 다가와서 바람을 피우더라도
그 사람과 2년을 사귀면 생물학적으로 시들어지게 된다죠.
연애와 결혼의 설레임만을 추구하다가는 평생 자신의 동반자를 만나긴 힘들 것 같아요.
하루라도 빨리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싶지만
반반 돈 모아서 결혼하려면... 흠..
저만의 능력으로 모은다면 서른일곱쯤에나 가겠네요..
아무튼 제가 하고자 하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여자들도 많다는 겁니다.
평생을 함께할 반쪽을 찾으려면 우선 저부터 괜찮은 여자로 성장해야겠죠.
마무리가 안되네요.
오늘도 열정적으로 온 힘다해 살아간다면
환경을 뛰어넘은 운명의 단짝을 꼭 만나실거에요.
대한민국 청춘남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