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저는 서울 동대문시장 어디선가에서 옷을 판매하는, 싸이는 즐겨하지 않지만
손님이 없을때마다 핸드폰으로 톡을 즐겨보며 기운을 차리는 24살 여자에요.
톡을 볼때마다 굴욕적인 사연이 참 다양하고 많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어제 있었던 약간 굴욕(?) 적인 이야기를 써보려고 해요.
처음 이런걸 쓰려니 조금떨리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열심히 써볼게요.
어제였어요, 나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모닝콜을 듣고 일어나 머리를 감고 옷을입고 가방을 챙겨나왔어요.
12시까지 출근이라 한적하게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탓지요.
그때까지도 내 컨디션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상큼햇어요.
전철을 타고 동대문까지는 여섯정거장만 가면되는데,두정거장 정도 남앗을때 갑자기 발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발에 모여있던 피들이 차갑게 얼음처럼 변하는 느낌?
기분이 싸해지면서 점점 발끝에서 부터 머리까지 올라오더니 (피가 차갑게 어는느낌이) 식은땀이 나기시작햇죠.
그리고는 구역질이 날거같았어요. 그래서 난 내자신에게 주문을 걸었죠.
'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아 문이 열리면 잽싸게 뛰어나가서 화장실을 가는거야, 조금만 참아'
하지만 나의 주문은 통하지않았고 눈앞은 까맣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 아 빈혈인가 '
눈앞이 깜깜해지는 거 태어나서 두번째 느껴봐요.
첫번째는
초등학교 다니는 시절 엄마랑 목욕탕에 자주갔었죠.
난 온탕 갔다가 냉탕 갔다가를 반복하며 어떤 왠지모를 짜릿함을 느끼던 아이였어요.
그날도 나는 뜨거운물에서 첨벙첨벙 놀아제끼다가 너무 덥다며 냉탕에 들어갔어요.
그때였어요. 눈앞이 핑 돌더니 캄캄해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않는거에요.
어린마음에 너무놀라 엄마엄마 불러댔지만 엄마는 대답이업었고,
나는 앞이 보이지않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벽을 짚어가며 (단골 목욕탕이라 길 외움) 문을 향해갔어요.
눈을 뜨고는 있으니 남들은 내가 뭐하나 싶었겠지만 난 절박했어요.무서웠어요.
그리고 문을 여는순간 차가운바람에 얼굴을 맞고는 그대로 쓰러졌지요.
한참 후 일어나보니 빨개벗고 대자로 상마루에 누워있었어요.
아주머니들이 빙 둘러싸고는 '어린게 빈혈이 있네, 괜찮니?'
그때 알았어요. 빈혈이라는것을.
그리고 그날 일기를 썼던게 기억이나요.
'난 오늘 눈앞이 캄캄해졌다, 가끔 책에서 눈앞이 캄캄하다는 말, 이젠 나도 느낄거같다.'
이 일기를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봤을때, 한동안 어이없어서 피식피식 웃었었죠.
( 아 혹시 나만 웃긴건가..)
그렇게 처음 빈혈을 알게되었고, 어제가 두번째였어요.
하여튼 지하철 문이 열리고 눈앞은 까만 상태에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두발자국 걸음을 떼고 그대로 난 쓰러지고 말았어요.
서울 패션의 중심(?) 이라는 그 사람많은 동대문 지하철역에서 하필 에스컬레이터 앞쪽에서
무릎꿇는듯한 다리모양에, 상체는 약간 엎드리고, 고개는 옆기둥에 약간 기대어서 ,
그렇게 쓰러졌지요.
그리고 몇초후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소리들이 들리면서 정신이 들기시작했어요.
내 자신을 보았어요.
술에 취해 주저앉아있는 자세에요.. 창피해요..이 자리를 얼른 벗어나야만해요.
'아 이걸어쩌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재빨리 에스컬레이터타고 올라가서 뛰어야지!'
일어났어요. 어지럽고 다리가 휘청 거리더니 다시 주저앉았어요.
'아..혼자는 못가겠어..119에서 전화해볼까. 오래걸릴거같아.그때까지 이러고 있을순없어.'
근처 가게 언니에게 전화를 했어요.
"언니 저좀 살려주세요 언니 저 쓰러졌는데요 못걷겠어요 제발 저좀 데리러 와주세요ㅠㅠ 엉엉 ㅠㅠ"
언니가 오기로했어요. 안심이 되었어요.
그제서야 정신이 들면서 내 자신이 지금 어떤곳에 있는지 깨달았어요.
동대문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앞이에요, 사람들이 왔다갔다해요.
차마 고개는 들수없어서 사람들 발만 보았어요.
목소리들이 들려요.
'쟤 뭐야''술취했나봐''뭐야..''이상해''멀쩡한애가 왜저래'
그래요 내가봐도 내가 이상해요. 나도 이러고 있기 싫어요.ㅠㅠ
한5분을 그렇게 고개숙이고 얼굴 빨개진 상태로 주저앉아있었어요.
그리고선 생명의 은인인 근처가게언니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에 갔지요.
( 언니 없었으면 난 창피함에 얼굴이 빨개지고 얼굴에 피가쏠려 터져죽었을지도 몰라요 )(좀 잔인한데.)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면서 곰곰히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왜 아무도 걱정하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을까.'
'나같으면 엇 괜찮으세요? 라고 물어봤을텐데..왜 그런 사람이 없었을까.'
답이 나오지않았어요.
링거를 다맞고 나서 생명의은인 근처 가게언니를 만나서 물어보았지요.
"언니,제가 쓰러졌을때 왜 사람들이 괜찮냐고 안물어봤을까요?
그렇게 사람이 많았는데, 아무도 안물어봤어요.."
"니가 화장을 안해서 그래."
"아하"
그래요, 답은 쉬웠어요.
화장을 안해서 그런거였어요.
얼굴색은 하얗게 질리고 눈썹은 반토막에 다크서클은 턱까지내려오고 초점없는 눈과 머리는 산발에
무릎꿇고 기둥에 기대어있는 여자.
무서워서 말 못시켰을거에요.
앞으로 화장하고 출근해야겠어요.
나중에 또 이런일 생기면 훈남께서 괜찮으세요? 아니 안괜찮아요 조금만 부축해줄래요? 그래요 고마워요
너무 고마워서 그런데 연락처좀 받을수있을까요? 네 그럼요 요러쿵저러쿵 해서 아름다운 로맨스를 만들게요.
아 이거 끝을 내야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한 굴욕이야기를 다큐로 썼네요.
결론은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어요.
그리고 화장하고 다닐께요.
그리고 여러분 이제 여름이니 더위 조심하시구요 건강챙기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