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혹은 Li, Dongguo [리 똥꿔]
(이동국을 폄하하는 아이들은 중국 수준의 선수라고 리 똥꿔라고 부른다.)
내가 이동국을 처음 본건 중3인가 고1때로 기억한다. 당시 포항제철공고의 슛터로 187의 큰 키를 이용한 헤딩슛이 장기였다. 발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수비를 몸으로 밀며 많은 골을 성공시켰다. 바로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많은 골을 넣으며 신인왕에 뽑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황선홍은 부상으로 출전못했지만 김도훈, 최용수, 서정원, 고정운 등 많은 공격수가 있었다. 네덜란드에 크게 질때 경험 쌓으라고 잠깐 투입되었는데 인상깊은 슛을 한 방 날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소집되지 않았다. 이동국은 뛰어다니는 선수가 아니라 박혀있는 스타일이라 토탈 풋볼의 히딩크는 별로 선호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래서 게임메이커 윤정환도 2002년에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게다가 황선홍이 마지막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라 이동국은 필요없었는지도 모른다. 이동국 없이 황선홍, 유상철, 안정환, 설기현, 박지성 등이 고루 득점하며 한국팀은 4강까지 간다.
히딩크 이후 한국 축구의 침체기가 온다. 한일 월드컵을 위해 거의 클럽팀처럼 합숙 훈련을 했던 대표팀을 본 국민들은 눈이 너무 높아져 쿠엘류의 대표팀에 큰 실망을 한다. 쿠엘류 입장에서는 2~3일 훈련하고 하는 경기들이라 억울하겠지만 할 수 없다.
본 프레레가 온다. 본 프레레는 히딩크와 같은 네덜란드인이지만 토탈 풋볼 신봉자는 아니다. 떠오르는 샛별 박주영을 "바람 불면 넘어질것같다."라고 신뢰하지 않으며 타겟형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주전으로 기용한다. 이동국은 특유의 발리슛과 1:1상황에서의 바나나킥 등을 보여주며 많은 득점을 올린다. 하지만 본 프레레의 대표팀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국민들의 질타속에 본 프레레는 한국을 떠난다. 사실 히딩크 역시 평가전에서는 전적이 본 프레레보다 좋지 않았으니 본 프레레가 억울한 건 사실이다. 또, 아시안 컵에서는 한국팀은 역대로 좋은 성적을 낸적이 별로 없으며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본 프레레를 비난하는 건 좀 그런거 같다.
아시안 컵에서인가 승부차기에서 이영표가 실축하는 바람에 한국팀은 메달을 못따 동국이는 군대에 가게 되었다. (당시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영표가 동국이 군대보내다."라는 글이 떴다.) 군대에서 갈굼 많이 당했는지 한층 성숙해지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였다. 본 프레레 감독 시절 독일을 상대로 3:1로 이겼는데 이때 족구의 스파이크를 연상시키는 발리슛으로 올리버 칸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황선홍의 대를 잇는 스트라이커 계보가 끊긴 과도기 동안 조재진이 활약하였다. (골을 넣기보다는 헤딩으로 떨어뜨리는 스타일...프랑스전에서는 성공했지만 스위스 전에서는 많이 떨어뜨렸지만 2선에서 못받아먹었다.)
북한 축구팀이 이탈리아를 꺾은 성지 미들스브러는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서 이동국을 데려갔으나 멋있는 발리슛을 쏘고 골대를 맞추었을 뿐 득점은 올리지 못해 다시 한국에 왔다. 오랜 슬럼프를 극복하고 전북 소속으로 2009년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구가하지만 "서있는 이동국"보다 "뛰는 박주영, 이근호"를 선호하는 허정무의 부름을 받지 못한다. 한준위 해설위원과 네티즌들의 압력(?)으로 허정무의 부름을 받지만 박지성 등 해외파가 빠진 국가대표, 게다가 측면 돌파+크로스를 싫어하는 허정무 스타일에 안맞아 평가전에서 그리 좋은 모습은 보이지 못한다.
2010 남아프리카 월드컵때는 박주영에 밀려 그라운드를 거의 못밟았다. 아르헨티나 패전처리로 잠깐 들어갔으며 우루과이 전에서는 적극적인 헤딩으로 볼을 따냈으나 심판의 오심으로 반칙이 선언되기도 하는 등 불운이 겹친다. 좋은 움직임(좋은 패스는 받는 사람의 움직임이 좋아야 나오는 것이다.)으로 1:1 찬스를 만들었으나 안 들어가서 네티즌의 욕을 먹게 되었다.
동까들에게 몇가지 지적하고 싶다.
1. 월드컵만 본 건 아닌지?
이동국은 월드컵에서는 기회도 거의 없었고 활약도 없었지만 K리그나 아시안 컵에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다. 본 프레레의 팀에서 이동국이 부진한 적도 많았지만 그땐 한국 국대 전체가 슬럼프였다. 사실 이동국은 그때 골 많이 넣었고...
2. 왜 안뛰냐고?
코트디부와르 전때처럼 CF가 옆으로 빠지고 생긴 공간에 MF(기성용 등)이 들어가서 패스가 이어져도 잘 못넣는다. 토털 사커에서 CF가 옆으로 빠지는 것도 MF들이 스트라이커 못지 않게 슛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한 전술이다. 가운데서 기회를 노리는게 확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스트라이커가 있는 법이다. 현대 축구에 타겟형 스트라이커가 어울리지 않는다고해도 조커로 쓸 수도 있고 사실 한국 수준에 만들어서 넣는 거 보다 측면 크로스를 타겟형 스트라이커가 헤딩으로 넣는게 더 확률 높을지도 모른다. 이동국은 타겟형 스트라이커다. 그 자체를 갖고 비난하지말자.
3. 뛰지도 않는데 반 니스텔루이처럼 넣지도 못하지 않냐고?
아니 그럼 이운재, 정성룡은 반 데 사르만큼 잘하냐? 박주영은 반 페르시만큼 잘하냐? 기성용은 반 더 바르트만큼 하냐? 어차피 박지성 빼면 네덜란드 국대 수준의 선수는 없다.
4. 왜 1:1 찬스도 못넣냐고?
그리스 전에서 박주영도 1:1 놓쳤다. 이동국 스타일이며 위로 톡 차넣었을거다. 아르헨에서도 염기훈 1:1놓쳤다. 우루과이전에서도 이청용 1:1 놓쳤다. 박주영도 노마크 발리슛 찬스 허공에 날렸고. 그렇게 비 오지 않았으면, 이동국 경기 감각 익힐 기회 좀 있었으면 들어갔을거다.
농구랑 축구랑은 다르나. 가운데를 노리는 농구에서 골대 맞고 튀어서 들어가면 안좋은 슛이다. 구석을 노리는 축구에서 골대 맞고 들어가면 키퍼가 막을 수 없는 완벽한 슛이다. 완벽한 슛과 노골은 종이 한장 차이란 말이다. 게다가 축구는 발로한다. 농구장의 마루와는 달리 축구장의 잔디밭은 훨씬 덜 균일하고...
이동국은 한때 아시아 최고의 스타였다. 굴곡 많은 인생이다. 못할때도 있고 잘할때도 있고...(불행히도 이번 월드컵 기간은 박주영의 슬럼프와 겹쳤던거 같다. 세트피스와 가로채기를 제외하고는 한국은 골을 넣지 못했다.) 월드컵만 보고, 우루과이전에서 놓친 그 1:1 찬스만 보고 똥꿔라고 욕하지는 알았으면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동국은 아시아 최고의 스타였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이 초딩이었을 때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