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문이 열려있어 바깥세상이 궁금해 살금살금 나갔습니다.
오피스텔에서 아빠랑 둘이 있기에 약간 갑갑해서 가끔씩 몰래
나갔다가 들어오곤 합니다.
이날도 역시 그랬죠.
복도에서 살짝쿵 있다가 들어가려는데 아뿔사, 씩씩거리며
다가오는 한 여자를 만났죠.
전 순간 당황해서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 여자는 무지막지하게 절 발로 찼습니다.
가슴에 통증이 너무 심했습니다.
피하려고 했지만 자꾸만 잡혔습니다.
쉴새없이 밀려오는 구타에 정신이 어질어질하고 판단력을 잃어갔습니다.
아빠를 애타게 불러봤지만 따뜻한 아빠의 손을 느껴지지않았습니다.
눈이 감기고 아빠의 얼굴이떠올랐습니다.
아빠를 다시 볼 수 없을까봐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에겐 너무나 소중한 가족이거든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아빠.
낯선 환경에서 사랑으로 절 보살펴주었는데
전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갈까봐 걱정됩니다.
그 순간 여자는 절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화가 안 풀렸는지 절 봉제인형 내던지듯이 던지고 구타했습니다.
너무 괴롭고 무서워서 반항할 생각조차 안들었습니다.
아빠는 평소에 예의바른 고양이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이웃에게 피해주면 안 된다고 조용히조용히 행동하라고 하셨고,
발톱도 조심하라고 항상 당부해주셨어요.
그래서 전 아빠말대로 행동했는데
이 여자는 왜 저에게 이러는거죠?? 세상엔 아빠처럼 좋은 사람만
있는게 아닌가봅니다. 이 사람 눈에는 전 하찮은 생명체인가봅니다.
전 이렇게 느끼고 아파하고 생각도 하는 생명체인데,
이 여자 눈에는 그렇게 안 보이나봅니다.
빨리 절 아빠에게 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에 대한 상처로 인해 다신 집밖으로 안 나갈겁니다.
앞으론 집에서만 놀겁니다.
문이 열려있어도 절대로 안 나갈겁니다.
다짐을 하고 있는데 이 여자는 제 꼬리를 잡고 창가로 갔습니다.
너무 무섭습니다.
욕을 하면서 창문을 여는 여자의 눈 속엔 잔인함과 악마의 얼굴이 보입니다. 마지막 발악을 해보았지만 전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왜 이런일을 당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빠에게 마지막 말을 못했네요.. '사랑합니다... 인간인 당신이
주는 사랑으로 행복했기 때문에 인간인 그 여자도 용서하도록 노력할께요. 대신 내 친구들은
나같은 일 겪지않도록 보살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