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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에 관한 님들과는 반대의 이야기ㅠㅠ

ㅇㅅㅇ |2010.07.08 09:05
조회 86 |추천 0

저는 26년동안 장손집 2남 1녀 중 막내딸로 자랐습니다. 일년에 제사는 추석 설 포함해서 아홉번정도 지내는 것 같구요.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고조할아버지, 고조할머니, 시제, 문중시제, 추석, 설 이렇게 하면 총 9번 맞군요. 어머니는 손에 물 한번 안 뭍혀본 늦둥이 막내딸로 태어나시고 이런 집 큰며느리로 오셔서ㅡㅡ;;; 시집오자마자 저희 증조할머니 병수발, 할아버지 병수발에 이듬해에 두분 돌아가신 뒤 바로 3년 전까진 할머니도 모시고 사셨습니다. 지금은 할머니만 따로 고향에 사시지요. 정말 슈퍼우먼이세요. 존경합니다 저도.

 

 

 아무튼 집안 상황이 이래서 한달에 한번 꼴로 손에 밀가루반죽 묻히는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뭐 열살 갓 넘긴 뒤 부터 생선전쯤은 간단히 부치죠ㅎㅎㅎㅎ 지방 쓰는 것도 열 세살 때 부터 오빠들이랑 같이 배워서 붓펜질 좀 합니다ㅎㅎ; 상갓집 갈때나 그럴 때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이 봉투에 문자 써달라고 부탁할 정도에요. 

 

 

 저희집도 일년에 한두번 들르시는 갓쓴 할배들 오실 적엔 진짜 제삿상 하나하나 다 공들여서 만들지 않으면 뒤에서 말 들린다고 되게 긴장했었는데 그런 할아버지들 다 돌아가시고 한 번 제사 지낼 때 한 열분 내외 오시는 소규모로 변한 다음 부터는 그냥 교자상 하나에만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냥 사과, 배, 대추, 밤, 감, 여름엔 수박 놓고 고기전, 두부전, 녹두전,  생선전, 산적, 통닭찜, 생선찜, 식혜, 튀밥, 탕, 메 등 등 정도로 올려요.

 

 

 작은어머니가 삼십분 거리에 사시긴 하는데 어떤 날은 같이 와서 만드시고 어떤 날은 파트를 나누어 전은 작은엄마가 부텨오시고 나머지는 엄마가 하시고 과일은 할머니가 사오시고... 이런 식으로 하기도 합니다. 제삿상 차리는건 가스레인지 다섯개짜리 돌리면 한시간 반도 안돼서 뚝딱 다 만들어지는데 이건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어머니 편찮으실때 작은엄마랑 저랑 둘이 한번 장만해봤는데 할만했어요.(체질인걸까요;;;) 

 

 

 반면에 제 남자친구는 집안 전체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집 아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독교식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에 대해 비호감을 가지고 있고요.;; 당연히 이 집은 제사도 안지내고 가족모임때는 제가 정말 싫어라 하는 긴~기도를 하기도 해요. 특히 이 집은 어머니 파워가 세서 어머니가 주도하여 집 전체가 기독교를 믿게 된 거거든요.

 

 

 그런데 제가 저희 집 이야기를 했더니 남친 집에 가서 제 자랑을 한답시고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했나봐요. 그랬더니 그 어머니랑 만났던 날 그얘기를 꺼내더라구요. 우리집은 제사같은거 안지내는데 시집오면 편하겠구나 호호호. 제사라는게 원래 아주 거추장스러운건데... 그런 고생스러운건 내려두고 예수님 믿고 한분만 모시는건 어떻겠냐고 웃으면서 말씀하시는데.... 아.... 전 정말 소름이 조록조록 돋더라구요.

 

 

 기존에 제가 가지고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기독교에 대한 비호감에 우리 집안이 좀 업신여겨진다는 느낌이 더해져 이루 말 할 수 없이 불쾌했습니다. 애초에 저는 하늘이 무너져도 기독교인이 될 생각은 요만큼도 없고 그건 남자친구도 잘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저런 말을 한번도 아니고 지금까지도 종종 꺼내는 것은 우리어머니를 위시해 우리집 여자들이 해왔던 일들을 어쩐지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막 드는거에요. 제가 저렇게 자랐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당연히 우리 엄마나 기타 다른 집안 여자들이 함께 노력하고 고생했다는걸로 알아들으셨을텐데 지금까지 손에 물도 별반 묻혀보신적 없는 남의 집 아주머니-_-가 그렇게 평한다는게 어찌나 불쾌한지 몰라요.

 

 

 게다가 남자친구도 결혼을 한다면 당연히 교회에서 목사님의 주례를 들어야하는걸 상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결혼식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많이 하고 있으니 제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을 줄 알고 있더군요; 그사람은 그사람 나름대로 자라온 환경에 걸맞는 당연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걸 알게되었어요. 어머니가 저에게 교회 다니지 않겠냐 권유하는 것도 그저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들로만 여기지 제가 거기에 발끈하는 이유를 전혀 모르고 있어요.

 

 

 만일 이 집에 시집가서 제가 제사를 도맡게된다 해도 불평할 생각 없습니다. 뭣보다 다른 일은 어려울지 몰라도 제삿상 차려내는게 저에겐 힘든일이 아니니까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교회에 다니게 한다거나 그렇지 않다 해도 제가 차려내는 제삿상을 비웃는 시어머니가 있다면 그게 정말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은 저를 엄하게 키우시긴 했지만 배울 것들은 다 배우게 하고 또 그만큼 교양있는 집에 시집보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셨습니다. 남친 어머니는 쉰 넘으신 지금도 집안일도 별로 안하시고 아버지나 아들들이 도맡아서 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딱히 사회생활을 하시는 것도 아닌데 저로서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공주처럼 사시는 것 같아요. 집안에 여자가 혼자뿐이시라 그런걸까요;;;;

 

 

 이 외에도 최근에 보이는 남친 어머니의 여러가지 언행들이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아요. 사귄지 3년째. 이제는 슬슬 결혼 생각할 때라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계속 눈에 띄는 남친 어머니의 거스르는 말씀들이 신경쓰입니다. 누가 그러던데요. 결혼할때 만큼은 쿨한척 괜찮은척 넘어가면 안된다고. 정말 하나하나 다 따져서- 문제들을 해결하진 못할지언정 최소한 문제들이 일어날 경우에 대한 대처법은 모조리 생각해두고 가야한다고 하던데요. 아- 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남친 어머니의 말씀들이 너무 걸리적거리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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