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억울해서 몸져 누우신 울 시어머니

tajo1001 |2010.07.09 12:55
조회 1,611 |추천 0

판을 즐겨보기만 했는데... 속 답답한 일 생겨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저희 시어머님이 얼마전  노인정 할머니와 다투신 일로 억울해서 몸져 누우셨습니다.

저도 하도 답답하고 하소연 할 곳 없어서 하소연이나 해보려고요..

길지만 좀 읽어주세요. 

 

저희가 일반주택 살다가 작년 가을에 근처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 같은 동네 살던

시어머니 친구가 그 무렵 대장암이라 수술을 받으시고 아들집에서 지내고 계셨어요.

두 분이 많은 세월 서로 친하게 지냈셨는데, 저희 살던 동네가 뉴타운 지역이라 좀 어수선하고  시어머니 친구분 (이하 친구) 댁은 연탄은 때던 집이고 사람이 오래 집을 비워두었던 터라  쥐도 다니고 해서 자식들 도움 받아 저희 아파트에 전세로 이사를 오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장독대를 옮겨오지 못하게 되니 된장,간장,고추장 이런 것들 너무 아까우니까 퍼날라야 한다며 저희 어머니께도 갖다 먹으라고 했어요.

그 집에는 차가 없고 저희 집엔 부부가 각자 몰고 다니니 며느리보고 가지러 가자고

하라 했답니다.  짐 날라줄 차랑 운전수가 필요했던거겠지요.

 

암튼, 그래서 올 3월에 프라스틱 우유병에 1800ml 에 햇간장 2병 , 묵은 된장은 양으로 따지자면 1800ml 병에 1병 반정도 되는 듯, 그리고 그 집 살림 실어서  가져왔습니다.

 

아파트 노인정이라고 해도 노인분들이 많질 않아요.

싸움이 있던  날도  총 5분이 계셨다고 하니, 두 분은 싸운 당사자고 , 나머지 3분은 편의상 A,B,C 할머님들.

 

그 중 C 할머님이 유난히 술을 좋아하셔서 항상 식전에 3잔씩 하신다는데,  시어머님 친구분도 수술전까지는 술을 좋아하셔서 저도 막걸리 몇 번 사다드렸더랬지요.

 

그 날도 식사중에 막걸리를 드시는데, 저희 시어머님 친구분이 술 좋아하시는 C 할머니 잔을 자꾸 채우니 그 할머님 말씀에  " 자꾸 잔을 채우냐고" 기분 좋듯이 말씀하셔서,

저희 시어머니께서  친구분 가리키며 " 이 할머니도 예전에 술 잘 먹어서 그 기분 아니까 그런거라고 " 좋은 마음에 한 마디 거드셨다가  싸움이 생겼습니다.

 

시 어머님 친구분이 느닷없이 " 누가 술을 잘 먹었느냐고?" 소리를 지르시더니

그 동안 마음에 담고 계셨던 화풀이를 다 하신것 같더라구요..

" 집에 놀러오라고 해도 안온다느니, 밥 먹고 가라고 해도 그냥 간다느니, 운동하러 나와서

혼자 운동하고 쌩하니 간다느니..... , 그러더니만 급기야 퍼가라고 안했는데 간장도 퍼가고

된장도 속에서만 퍼담아 갔다고,"  서슬퍼래서 손까지 떨어가며 소리지르더랍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 그럼 내가 퍼가라 소리도 않했는데 퍼갔냐고, 내가 도둑인 줄 아냐고"

했더니,  그 할머니 " 그럼 그게 도둑질 아니고 뭐냐고"  그래서 저희 어머니 그랬답니다.

" 그까짓꺼 당장 갖다준다고 "  그 할머니 " 당장 가져오라고 " 하셨고,

 

우리 시어머니 사소한 일로 싸움이 커지니까 "요즘 세상 노인네들이 술 마시는게 무슨 흉이냐고,  그만하라고, 미안하다고 했는데도 멈추질 않고, 다른 할머니들이 말려도 소용없어 결국 자리를 피해 집으로 왔다시네요. 

 

저희 단독주택살때 항아리만 10개가 넘었고, 해마다 시골에서 메주 사와 간장.된장,고추장

담아 형제들고 나눠먹습니다.  장이 항상 넉넉해서 남 퍼주고 살았지, 궁해서 얻어먹는일

없었거든요.  저희 시어머니께서 장은 항상 넉넉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날 저녁 제가 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저녁도 안드시고 원래 고혈압이 있으신데 혈압이 높아 식사도 못하시길래 캐물었더니만 싸움의 전말을 얘기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미안하지만 저더러 간장.된장 갖다주고 오랍니다.

 

 

두 분이 오랜 세월 친구로 지내셨고, 갖고오라는 사람이나 갖다주라는 사람이나 편치만은 않으실테니 화해도 시켜드릴겸, 시어머님 말씀을 무시할수도 없고 해서 장을 들고 갔습니다.

 

고민끝에 들고 가면서 생각에 그집도 시집안간 49살 딸과 두분이 사시니까 그 딸을 만나서

자초지종 얘기하고 며칠 보관해주면 두 분 화해하시고 내가 다시 가져가겠다고 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갔죠.   장은  문 뒤에 두고 들어갔습니다.

 

그 집에 가서 그 딸하고 얘기를 하려하니 그 할머니는 자기딸하고 얘기할 것 없다고

자기하고 하자며 말씀을 하시는데,

요점은 하나입니다.

자기는 잘못한거 없고, 다 니네 시 어머니가 잘못했다.  주위 할머니들이 다 니네 시어머니욕한다.   이거죠.  딸도 덩다라 자기 엄마 건강도 나쁜데 스트레스 받게해서 황달도 오고 건강 나빠졌다고 며칠전에도 너네 시어머니가 와서 자기 엄마한테 스트레스 줬다고 난리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 두 분 화해시켜 드리려고 왔는데, 골이 깊어 안되겠으니 가겠다고",  그랬더니 그 딸 자기랑 얘기하자며 나오라고, 현관 밖으로 나가길래 따라갔죠. 그리고 얘기 좀 할까 하던 찰나에 그 할머니 따라나오면서 가져온 장을 보게됐고,

장 가져왔다고 또 뒤집어 집니다.  가져오라고 한적도 없는데, 니네 시어머니가 또 거짓말한다고... 한도 끝도 없습니다.  저보고 쏟아 버리겠답니다. 그래서 맘대로 하시라고 했더니,  얼마나 말도 험하게 하던지... 

 

저, 할 말 많았고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따져서 이성적으로 대화가 가능하다면

충분히 대화를 하고 왔을거예요.  그 쪽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던지간에....

그런데, 악을 악을 쓰며, 고래고래 고함을 치고 , 욕을 하는게 대화방식의 전부인데,

대화를 해볼 생각조차 없어, 그냥 개무시하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와서 차분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 집 딸이 한번은 우리 집에 와서 난리를 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시어머니께 말씀드렸죠. 아무도 집에 없이 혼자계실때

그 집 사람들 오면 절대 문 열어주지 말라고.... 아니나 다를까 그 말 끝나자마자 무섭게

전화가 왔는데 받아보니 그집 딸내미 전화로 저한테 악을 쓰며, 개XX 욕하며 아까와 같은

행태를 무한 반복하길래  어따대고 소리질이냐고 한마디 해줬더니 똑 욕입니다.

이런, 개념없는.... 그집 딸이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는지 따져보자고 ... 현장에 같이

있던 할머니한테가자고 해서 그러라했습니다. 

 

같이 가려고 기다리는데, 소식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 할머니댁으로 가보니

헐~, 먼저 가서 다소곳이 무릎끓고 그 할머니 앞에 앉아 울면서  " 자기 엄마 대장암말기인데 00 시어머니가 스트레스 줘서 다 죽게 생겼다느니,  자기 엄마가  평소에 얼마나 잘했는데 장퍼주고도 뒤통수 맞는다느니, 자기 엄마 죽으면 가만 안 있는다고  하고 있더라구요.

가보니 벌써 상황 끝나있더라구요..   제 삼자 할머니 동정표 백만스물한표 얻어서,

아픈사람한테 스트레스 주면 안된다느니,  괜히 운수 사나와서 정말 죽으면 그 원망을 다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느니,   당시 상황의 잘못 여부는 없고 저한테 맘 비우고 죽을 사람이니, 얼마 못 살 사람이니 다 이해하고 잘못했다고 하라는데.... 완전 기막히더라구요.

알고보니 그 할머니도 대장이 안 좋아 엄청 고생하는 중이시고, 두 할머니가 같은 증상이라  약도 많이 얻어드시고  나름 인맥관리 한 분이시더라구요.

 

저, 말 많이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벌써 상황이 제가 뭐라 해봐야 우스운 꼴 나게 생겨

암말 안했습니다.  그 제 3자 할머니께 한마디 했죠,  다른 얘기는 마시고 오늘 보고 들은 것만 말씀하시라고.... 그랬더니 그 할머니 싸움 중간부터 있었서 초반 애기는 모른다고요.

그래서 중간이라는 곳부터 들어보니 별거 없더라구요.. 할머니들이 싸움을 말리는데 두 분 모두 멈추지 않았더라는 말뿐....

 

물론, 저도 81세 되신 시어머니 모시고 살고, 친정 부모도 늙어가시는데  병걸린 부모 걱정하는 자식 심정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자기 엄마가 한 얘기 (도둑질, 장 도로 가져오라던 것등) 는  모두 자기 엄마는 그런말 할 사람도 아니고, 한 적도 없단데고,  그럼 우리 시어머니는 없는 말 모두 지어냈다는 건지....   저 결혼해서 만 15년 시어머니랑 같이 살았고  ,  시어머님 겪을 만치 겪은 세월에  우리 시어머니 절대로 그런 말 지어서 하실 분 아닙니다.

 

제가 시어머니께 효도하고 사는 효부는 아니지만, 이번 일은 정말 억울하더라구요.

졸지에 우리 시어머니는 병걸려 얼마 못살 사람 괴롭힌 사람 되어서 혈압에 며칠째

거동도 못하시네요. 

지금 생각하면 된장 간장 갔다준게 정말 잘한거 같아요.

된장도 말라비틀어진 묵은 된장 갖다가 보리 삶아 섞고,  원래 있던 저희 된장 항아리랑

섞어 몽실몽실 부드러운 된장 퍼다준게 아깝긴 하지만요.

 

그리고, 그날 밤 얼마나 편찮으시길래 죽는다고 하냐고 가보자고 앞장서라했더니,

오지 마랍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그래서, 그 다음날  가서 벨 누르니 없는지 소식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니  그 집 딸하고 엄마하고 외출했다고 다음에 보자고

합니다. 

ㅊㅊㅊㅊ, 참 아이러니 합니다.

자기 엄마 스트레스 받아 죽는다고 난리치더니 그 집 사람들은 외출하고,

저희 시어머니는 혈압으로 3일째 누워계시니....

에고, 속 쓰려...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가서 울 시어머니 좋아하시는 삼계탕이나

해드려야겠네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