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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하는 여자분들, 조심하세요.

잉여탕 |2010.07.09 20:56
조회 34,709 |추천 15

헑 헤드라인에 올랐네요...;;;;;

어제 막 친구들한테 깜놀했다고 네이트온으로 난리치면서 적은 글인데;;;;

글에서 밑줄 쳐놓은 것들이, 제가 그동안 판을 보면서 혼자 사는 여자들은 이런거 조심해야겠다~ 느꼈던 것들입니다.

 

낚인 분들 있다면 죄송합니다 ㅜㅠ

생긴거랑 다르게 워낙 새가슴이어서... 조그만 일에도 깜짝 놀라고 그래요..

  

  

범죄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학교 주변에서 자취하고 있는 대학4학년 여학생입니다.

 

방금 있던 일을 쓰려고해요.

놀란 마음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아서 생각만해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네요.

 

지금 방학인데도 학교에서 하는 토익이나 계절학기같은 프로그램으로

한산하지만 학교에 학생들이 몇몇 있어요.

제가 사는 건물은 3층으로 된 원룸이구요. 그렇게 외진곳도 아니에요.

물론 현관입구에 카드키 설치되어 있구요.

 

 

전 오늘도 잉여로운 생활을 하며.. 오후에 있는 토익 강의를 듣고 집에 들어와서

뒹굴거리며 인터넷 좀 하다가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분명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하는 마음과 함께

떨리는 목소리로 '누구세요' 라고 했습니다.

 

'인터넷 연결때문에 나왔습니다'

 

집에서 혼자 있었기에 추레한 복장이었던 저는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려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한번 물어봤습니다.

 

'누구세요'

'........................'

 

 

 

분명 인기척은 있었지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방을 잘못 찾은건가. 내방이 아니라 옆방이나 앞방에 볼일이 있었겠지~ 하고 생각하려했는데

 

 

 

달칵 하고 바깥에서 문을 열려는 소리가 나는겁니다. (물론 제방문은 잠겨있었음)

열쇠를 꺼내는 듯한 소리도 나고...

 

 

머릿속은 이미 패닉상태였습니다.

몇번이나 누구세요, 누구시냐구요. 물어봤지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티비에서 본 온갖가지 여성범죄가 떠오르면서

 

'맨날 새벽까지 방에 불켜놓고 있었더니 내방을 노렸구나'

'아까 두드릴때 대답하지말걸ㅜㅜ 괜히 대답해서 여자 혼자 사는 방이라는걸 저놈한테 알렸구나'

 

별별 생각이 다 떠오르더군요.

 

 

경찰을 불러야겠다 하고 112를 누르려는데

학교 자체가 시내에서 먼 곳에 떨어져있기 때문에 경찰이 오는 시간도 최소 10분은 걸리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방에서 5분거리에 사는 같은 과 오빠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방문앞에 남자가 와있는데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을 안한다고 빨리 와달라 했습니다.

 

출입카드가 없는데 건물입구에서 어떡하냐 묻는 오빠에게

관리인 아저씨에게도 전화할테니 일단 빨리 와달라고 울먹이며 말했어요.

 

 

 

그 남자는 제가 전화하는 와중에도 계속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구요.

온몸의 털이 다 서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대로 당하는건가, 나 아직 졸업도 못하고 취업도 못했는데.. 결혼도 안했는데..

내나이 창창한 23살에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엄마아빠오빠 얼굴 못본지 2주도 넘었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일단 침착하고 관리인아저씨께 전화했습니다.

지금 제 방문앞에 남자가 와있는데 와서 확인 좀 해주시라 하면서..

 

 

 

그때

똑똑. 남자는 또 한번 문을 두드렸습니다.

'누구세요'라고 목소리를 다듬고 물어봤어요.

 

그 남자는... '비x 인터넷에서 나왔는데요' 라고.. 또 말을 했지요.

 

머릿속은 반반

1. 진짜 인터넷에서 나왔으면 왜 물어볼때 대답을 안한건데?

그리고 문은 왜 열어보려는건데?

 

2. 아니지, 진짜 인터넷 업체에서 나왔을수도 있잖아. 문 좀 열어볼까?

 

 

 

진짜 기사분인데 내가 괜한 의심을 했을수도 있겠다 싶어서 도어락을 걸고 문을 열었어요.

 

전에 인터넷에서 본 어떤 글에.. 도어락 걸어도 망치 같은걸로 문밖에서 내려치면 문 열 수 있다, 도어락 사이로 칼 같은 것을 넣어서 찌를 수도 있다고 써놓은걸 봤어요. 

 

몹시 떨렸지만 관리인아저씨랑 과 오빠가 곧있으면 도착하겠다 싶어서 몸을 최대한 문에서 떨어지게 한 다음, 손끝으로 문을 조금 열었습니다.

키가 큰 선한 인상의 남자분이 서 계시더군요. 나이는 30대 중후반쯤..

 

'건물 자체에 인터넷이 안된다는 의견이 많이 접수되었는데, 특히 고객님의 방에 끊김이 심해서 한번 확인해보려구요'

 

아예... 떨리는 목소리로 전 사원증 좀 보여달라했습니다. 머뭇거리던 남자는 '아 사원증은 지금 없고.. 제 명함입니다.' 라며 명함을 꺼내보여주시더군요.

 

명함을 받고, 도어락을 풀고 그때서야 문을 다 열었습니다.

물론 경계태세는 풀지 않고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사분이 방 안에, 전 문 밖에 서 있었지요.

 

 

관리인 아저씨께 전화를 했습니다.

'아저씨 인터넷 기사분이래요. 제방 인터넷 끊김이 심하대서....'

 

'어. 그분 어제도 오셔서 2층에 인터넷 연결하고 가셨어~'

 

 

 

 

 

 

 

 

-_-.................................. _^_

 

나혼자 삽질한거임?

으헝헝헝허엏어하엄;ㅏ얼;ㅏ먼ㅇ라ㅓㅁ닝러;마얼;마넝ㄹ;ㅏㅁ너;ㅇ라

 

기사분 얼굴을 보는데 어찌나 민망하고, 부끄럽던지..

 

'기분 나쁘셨죠? 죄송해요.. 요새 뉴스에 안좋은 사건들이 많이 나와서..'

뻘쭘해하며 말씀드리니, 웃으면서 괜찮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요즘 세상이 많이 흉흉하다고.. 전 아저씨를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 틀까하는 에어컨을 한시간동안 빵빵하게 틀어드렸어요..

 

 

몇번씩이나 누구세요 물어봤을때 대답 안했던건

제가 떨리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말해서 잘 못들으신거였음..

 

문고리를 돌려봤던건

분명 집안에 사람이 있는데, 문은 왜 안열어주나 싶어서 돌렸던거였음..

 

 

 

사실 문밖에 서 있던 남자가 아주 못된 상습범이었는데 제 전화를 받고 방까지 뛰어온 같은 과 오빠가 위기에 처한 저를 보호해주는 그런 따뜻하고 핑크빛 하트뿅뿅의 스토리를 기대하셨던 분께는 미안함..

 

같은과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너 엄청 놀랄때 사자앞에 놓여진 새끼팬더 같았다고..ㄱ-

 

 

의미도, 재미도 없고 반전도 없는 글이었지만

밖에서 누가 문을 두드렸을때 여성분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글을 썼어요.

 

그리고 혹시나 여자 혼자 사는 방을 방문하실때는

서프라이즈~ 이런거 절대 하지 마시고 미리 연락하신 후에 와주세요.

 

 

그 똑똑. 소리 하나에 여자들은 엄청 긴장탑니다..

 

그럼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추천수15
반대수1
베플자취녀|2010.07.10 20:36
옛날엔 귀신이 제일 무서웠는데 이젠 사람이 제일 무서워
베플마리|2010.07.09 21:01
삽질이든 뭐든 앞으로도 이런 일 생긴다고 해도 지금처럼 항상 신중해야함 그 문 덜컥 잠그는거 긴거(이름몰라)그걸 걸어놓은 상태로 문을 열든지, 지금처럼 사원증 보여달라는 소리를 하든지 등등 절대 문 함부로 열어주면 안됨
베플좀도둑|2010.07.10 15:36
나 자취할때 자고있는데 난잠귀가 좀밝아서 배란다 문여는소릴들음 울집들어오려는 도둑에 대고 어딜들어와!! 이렇게 소리질러야되는데 너무 무섭고 떨려서 들어와!!! 하고소리쳤음............... 물론 도둑은 도망갔음................. 그이후 자취방 볼때는 꼭 가스배관이 창문이랑 떨어져있는지 확인함.. 타고올라오기때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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