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전망과 한반도 평화
6자회담 재개 문제는 강대국 권력정치와 함께 남북한의 입장이 반영해 논의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측의 천암함 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 이전에는 6자회담 개최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두 사안에 대한 연계에는 신중하였다. 미국은 한국에서 사건의 원인을 북한으로 지목하자 先천안함 해결, 後6자회담 재개라는 한국정부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서고 있으나 유엔 안보리 성명이 발표된 이후에는 내부적으로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 이후 우리정부는 대북정책을 북한에 대한 제재에 초점을 두는 집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클린턴 장관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 북한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인 ‘비핵 개방 3000’의 목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천안함 사태에 직면하여 이명박 정부는 오직 대북제재에 전념하고 있을때 미국은 우리 입장에 지지를 표시하면서도 과도한 북한 자극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북정책의 주요관심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한미 동맹관계와 한반도 안정, 그리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을 동시에 겨냥한 고도의 외교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은 천안함 사태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화려한 언사로 한국정부의 대응에 지지를 표하면서도 전쟁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제재 성명 이후 국방부가 밝힌 서해상 한미합동 대잠 훈련에 참가할 군함과 훈련 시기가 조정되고 있는 점과 대북 비난방송을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며 검토하겠다는 입장은 처음 강도높게 추진하던 대북제재의 수위가 조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한국의 대북제재를 지지하면서도 그 수위는 한반도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하는 것이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한 한미일 3국의 대북 압박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는데, 그것은 한반도 정책의 제일순위로 간주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유지’에 따른 것이다. 이는 한반도 전역에 걸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그를 통한 국가이익 극대화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전개하고 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압박→ 북한의 도발→ 한반도 긴장 격화는 중국이 절대 허용할 수 없는 시나리오이다. 그에 따라 중국은 천안함사건과 6자회담을 별개의 사안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데, 이것 역시 先천안함 사건 해결, 後6자회담 재개를 밝히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일본 역시 현재는 한국과 미국과 공조하여 대북 압박에 나서지만 천안함 사태가 일정 국면을 경과한 후에도 그런 자세를 유지할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북핵정책을 둘러싸고 한미간 입장 차이가 감지될 경우 일본의 선택지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간" 민주당 내각의 동아시아 구상에 있어 새로운 정책 실천의 아젠다가 미일 합의에 의한 북일교섭의 재개로 나타날 수도 있다. 비약적인 전망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과거 고이즈미 내각이 단행한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그러했다.
강대국간 권력정치가 타협과 절충으로 나타날 경우, 가령 계속되는 한반도의 긴장과 북한 때리기가 자국의 이익 혹은 정권의 지지에 불리하다고 공감할 때 6자회담 재개가 모색될 것이다. 가장 빠른 시기는 유엔 안보리 천안함 논의가 처리된 이후가 될 것이다. 벌써 중국의 중재 형식을 통해 6자 회담 복원을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6자회담 재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현구도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추가적인 대북 제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유엔 안보리, ARF 등 각종 국제회의에 북한을 호명해 고립시키는 압박전술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안보리 성명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상징적, 도덕적 메시지에 그치고 있다. 이미 북한은 1, 2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인해 광범위한 군사적,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6자회담이 정식으로 열리기에 앞서 관련국간 여러 양자회담을 거쳐 이들 문제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고 회담 의제를 정리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북한은 천안함 정국의 완전한 종결을 위해 6자회담 복귀의사를 보이고 있으난 또다시 회담 재개후에는 지연전술을 쓸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의 연장선상에서 북미․북일 관계정상회담 실무회의,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회의 등을 개회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병행 접근하는 것은 북한의 핵포기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적절한 대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