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제 전 여자친구 이야기가 나와서 여러 마디를 주고 받다가
집에 돌아오니 너무 답답하고 전 여자친구가 잊혀지질 않아서 이렇게 판에라도 하소연해보네요...
올해로 22살. 89년생 남자입니다.
그리 자랑은 아니지만 올해 2월 아버지가 국가 유공자시라 6개월 공익으로 군복무를 대체해 소집해제를 하였습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던 도중에 우연치 않게 초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한잔 하게 되었는데 제가 초등학교 때 친했던 여자아이와 그때부터 조금씩 친해지면서 사귀게 되었더랬죠...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라는 말에 모르시는 분들은 돌아가셨다고 짐작 하셨겠지만 아버지는 전직 상이 군인이십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저는 군인들이 모여사는 군인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그 주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도 모두 아버지가 군인인 아이들이였죠
그러다가 아버지가 뜻하지 않으신 진급 좌절로 만기 전역을 하게 되시면서 저는 초등학교 때 아이들과 떨어져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그 이후로 연락을 못하다가 기회가 되어 작년 11월에 만나게 되면서 여자친구와의 인연이 다시 시작 되었습니다.
처음 세달 간은 정말 여느 연인 안 부럽게 서로 챙겨가면서 이쁜 사랑했었죠...
서로 너무 성격도 잘 맞았고 제가 평생 꿈꾸던 이상형이 여기 있구나 싶을 정도로
너무 사랑스럽고 좋았습니다.
저는 공익근무요원의 신분이었고 여자친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였기 때문에
여자친구가 저를 많이 배려해주고 챙겨주었습니다.
정말 저로서는 저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여자친구에게 고마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몇달 간 사귀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무려 2스타의 사단장이셨다는걸요.... 처음 알았을 때는 너무 좋았습니다.
아직 현역으로 계시기 때문에 군 가맹 콘도의 위력을 알고 있는 저로써는 둘이 여행 갈때 숙소 잡기도 너무 좋았고
저희 아버지의 계급인 중령정도의 계급 파워면 웬만한 군 가맹 콘도가 다 잡혔었기 때문에 소장 이면 100퍼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었죠
그러다가 뜻하지 않은 우연적인 일로 조금씩 서로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의 집에서 저와 여자친구의 초등학교 시절 사진을 보다가 여자친구 아버지의 군 시절 앨범을 찾게 된겁니다.
육군사관학교 시절의 사진부터 위관,영관 때의 군 복무 기간동안의 사진들을 모아둔 앨범이었는데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아버지 사진과 그 옆에 있는 여자친구의 사진을 보다가
여자친구 아버지의 육사 동창 사진을 보게 된겁니다.......
여자친구가 자기 아버지 젊었을 때 미남이셨다고 여기서 찾아보라고 하길래
저는 열심히 찾았습니다....... 어딨지 어딨지 하면서 말이죠........
그러다가.... 저희 아버지 얼굴을 보게 되었고...
'어? 울 아빤데??' '응? 너희 아버지가 여기 왜있어??ㅋㅋㅋ'
'맞어!! 울 아빠 젊었을 때 사진 나 봐서 확실히 알어!!ㅋㅋㅋ'
'아 진짜?? 그럼 울 아빠랑 니네 아버지랑 육사 동기야???'
'그런가봐 ㅋㅋㅋㅋ 우와.....'
이렇게 서로 감탄하면서 서로의 인연에 대해서 정말 신기하게 생각 하고 있었죠..
사건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와!! 그럼 너희 아버지랑 울 아빠랑 알겠네??' 그러길래
저는 동기 인데 설마 모르겠냐며 이야기를 했고 사건을 이렇게 일단락 되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몇주 후.... 근무 시간 도중에 아버지께 여자친구에 대해서 한마디도 안했던 저로써는 엄청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자친구가 ㅇㅇㅇ 딸 ㅇㅇㅇ 냐며.... 저에게 물어보시는 겁니다.
저는 좀 더 지나면 이야기를 해드릴려고 했다고 말씀 드리면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봤더니.....
그... 아버지와 육사 동기이신 여자친구의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더란겁니다...
전화한 그 날은... 설날(구정)... 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나서..
저는... 정말 저희 아버지께서 받으신 자존심의 상처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의 꿈은 장성급 장교.. 즉 장군 이셨습니다.
육군 사관학교 내에서도 줄 이라는게 있고 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진급의 속도와 한계가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하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그... 줄을 잘못 잡으셨고 그동안 성실히 노력해오신 군 생활로 중령 계급에서 씁쓸하게 만기 전역을 하실 수 밖에 없으셨습니다.
2스타이신 여자친구의 아버지께서 저희 아버지께 줄과 진급에 대한 말을 하셨나 봅니다.
저는 아버지께 이야기를 듣고 이래 저래 설명을 드렸고 바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가 저희 아버지 아들인 저라는 걸 아버지께 말을 했더랍니다.
솔직히 여자친구의 잘못은 아니지만 제가 아버지께 들은 말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섭섭해서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전에 우리 아버지 어떻게 전역 했는지도 말했고 그냥 남자친구 있다고 말하지 왜 그런것 까지 말해...나를 그냥 아버지께 소개를 시켜주던가... 아니면 나한테 물어보기라도 하지..... 울 아빠한테 전화왔었대... 니네 아버지한테서...'
저는 이 말을 한 뒤에 그 대답에 대해 그리 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미안하다 라는 짧은 사과라던가
그때 유행해서 자주 쓰던 '됐고~' 이런 말을 기대했었죠.....
하지만 그 뒤에 여자친구의 말은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울 아빠가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건 우리가 신경 쓸 거 없잖아???
계급이 뭔 상관이야??"
이러는 겁니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적부터 어떤 군 생활을 해오셨는지 다른 동기분들과는 다른 청렴하고 순진을 넘어 멍청할 정도로 정직하고 성실한 군생활을 해오셨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 정직하고 성실하신 그 자세 하나만은 저에겐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셨습니다.
다른 분들이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운과 타이밍이 맞지 않아 진급을 못해 중령으로 전역하신 아버지가 안타까웠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는지 모릅니다....
저는 그 생각에 순간적으로.... 저도 모르게 여자친구에게 화를 내고 말았죠..
그리고 저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설날 연휴가 끝날 동안 여자친구에게 오는 전화는 계속 안받았습니다.
문자도 답장으로 그냥 나중에 전화할께 라는 말만 답장해주구요....
그리고 연휴가 끝나고 화를 낸건 제가 잘못 한거 같기도 하고 해서 여자친구에게 사과도 해야겠고
연휴가 끝나면 이틀후 제가 소집해제였기 때문에 같이 스키장에 놀러 가기로 약속도 했기 때문에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면서 여자친구네 집 앞의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만나자 마자 저를 미친듯이 때리던군요 -_-;;;
저는 .... '그래 내가 화낸건 정말 잘못 한거야.. 화를 낸 건 잘못한거니까'
하면서 그냥 맞아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말에 저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군요...
자기 전화는 왜 안받냐는 둥 나중에 전화 한다면서 왜 전화는 안했냐는 둥....
아버지들 이야기는 쏙 빠져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생각을 했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에게 그 일은 좀 미안하단 소리를 했어야 맞다고 생각 한 제가 잘못한걸까요......
그 일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생각 하지 못한 그녀가 잘못 한걸까요....
아무튼 그런 사소하지 않은 사소한 일로 심하게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결국은 어이없게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헤어진지 4달이 넘어가는 지금.....
아직도 그녀가 생각이 납니다.
헤어지고 나서는 그렇게 미웠던 그녀가 요즘 들어 너무 생각이 많이 납니다.........
이 글 쓰고 나서 그녀의 미니홈피 한번 가봐야겠네요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
이리 저리 술취한 상태로 두서없이 썼더니 너무 긴가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