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ㅎㅎ 경기도에 사는 고3 여학생입니다.
아.. 지금 다시 생각해도 짜증나네요..
바로 3시간 전 쯤에 있었던 일인데..
우리 집 주위엔 독서실이 3개가 있음.
한 개가 우리집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 다른 하나는 그 독서실 바로 옆 건물,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우리집에서 걸어서 무려 15~20분 거리임.
그런데 솔직히 그 15분 넘게 걸리는 독서실이 훨씬 좋음.
애들도 그래서 많이 다니는 곳임.
난 저번까지만 해도 5분거리에 있는 독서실에 다녔었지만..
거기가 너무 별로라 이번엔 큰맘먹고 15분 거리의 독서실을 다니기로 했음.
어차피 평소에 운동도 안하는 pig년이라 이참에 운동도 하고 좋지뭐.. 라고 생각했음.
하루에 독서실 왔다 갔다 만으로 벌써 1시간을 운동하는데 소비하는 것임.
(난 저녁을 먹으로 집에 오기 때문에 하루 2번 왕복함.)
그러나.. 솔직히 2주정도 저 짓을 하다보니 나도 어느새 지쳐갔음.
그리고 주위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부러웠음.
저 걸 탄다면 집까지 금방 슝슝 날아갈텐데..
그래서 오늘! 내 적금을 깨고 자전거를 마련함.
적금이.. 2달밖에 안된거라 돈은 얼마 없어서.. 아빠가 6마넌 보태준거 까지
합쳐서 원래 18만원인데 깎아서 16만원에 삼.
즉 내 돈은 무려 10이나 들어감.
앞에 바구니가 달린 중간정도 사이즈의 자전거였는데..
나름 이뻤음. 내 친구들에게 바로 사진을 보내줬더니 다들 부럽다함.
그리고.. 나는 이 자전거를 자주 쓸건데 독서실과 학원에는 자전거 보관함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쌔벼갈 가능성이 상당히 컸음..
그래서 나는 잠금줄을 좀 두꺼운 13000원 짜리로 샀음.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자전거 신고식을 독서실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했음.
아.. 그런데.. 솔직히 자전거 타나 걸어가나 그게 그거였음.
왜냐하면.. 우리집에서 독서실 까지의 경로가 참.. 그럼..
갈때는 전부 내려막길... 즉 돌아갈땐 전부 오르막길임..
갈때는 시원하고 좋은데 돌아갈때가 문제임..
아 정말 장난아니게 다리에 힘이 들어감.
오르막길 하나만 건너도 다리에서 쥐가 날 것만 같음.
아무튼! 내가 저녁을 먹고 다시 독서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아마도 8시 10분쯤 되었던 거 같음.
거기서 문제가 발생함..
자전거를 세우고 잠금줄을 풀기 위해 열쇠를 꺼내는 순간..
떨어뜨림 열쇠를...
그런데 문제는 그 열쇠가..
이런식으로 생긴 하수구 구멍에 빠져버린 것임..
이게 하수구 구멍이 맞나?
원래 발그림이라...;;;;
암튼 이렇게 생긴 거에 밑에는 시커먼 진흙이 있는 곳이었음.
그 속으로 열쇠가 퐁당 빠져버린 것임.
내가 손가락을 넣어봤지만 도저히 닿질 않았음.
내 손가락이 좀만 얇았어도 꺼낼수 있었을텐데..ㅠㅠ
그리고 나서 옆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 에서 골판지를 꺼내서
나름 두껍게 말은 다음 젓가락처럼 이용해서 꺼내보려 했으나..
역시 종이는 종이였음.. 흐물흐물 거려서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음.
그 다음으로 자전거 줄을 이용했음.
그.. 자전거 앉는 곳 뒤에 넓은 쇠로 되어있어서 물건 올리는 곳..
그 물건 고정시킬 때 쓰는 줄..
대략 이런식으로 생긴 줄..
물론 줄의 길이가 더 길지만..
양끝에 갈고리 같은게 달린 두꺼운 줄..
암튼 이번엔 그 줄을 이용해 꺼내기로 결정함.
그리고 그 줄을 내리는데..
아나...ㅡㅡ 줄 역시 자꾸 흐물흐물 거려서 꺼낼 수가 없었음.
그리고 난 이 세 방법들을 쓰다가 20분 정도를 보냄.
나에겐 젓가락이 너무나도 필요했음.
그 때마침 지하주차장으로 놀X보쌈 오토바이가 들어옴.
기회다 싶었음.
난 재빨리 그 오토바이에서 내린 알바생분에게 갔음.
"저기.. 젓가락 있으세요?"
"지금 가게에 갈건데 같이 가셔서 받으실래요?"
"네! 감사합니다!"
아.. 정말 그 상황에선 천사같은 분이셨음.
알바생분.. 다시 한번 말씀드려요.. 아깐 정말 감사했습니다ㅠㅠ
그리고 나는 놀X보쌈에서 나무젓가락 한쌍을 얻어옴.
난 다시 작업을 시작함.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음.
그래도 아까 했었던 방법들 중에는 가장 나았지만..
열쇠가 반쯤 올라오면 떨어지고..
게다가 날이 어두워지고 또 그 열쇠가 점점 더 그 진흙으로 뒤덮이는 바람에
그 열쇠가 점점 더 안보이기 시작함..
그래서 난 그냥 포기할까..했음.
집에 예비열쇠가 하나 더 있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한번 휘저어 본 순간..
그 열쇠가 다시 나타남.
그리고 난 그로부터 한 5분간의 고전 끝에
열쇠가 빠진지 30분만에 다시 열쇠와 재회했음.
아.. 그 순간 얼마나 뿌듯하면서 행복하던지..
덕분에 나의 손은 매우 까매지고..
손톱엔 그 진흙이 끼고..
온 몸에선 땀이 주루룩 하고..
사람들 들어올 때마다 구석에서 하수구 파는 꼬라지가 참 쪽팔려 죽는 줄
알았지만..
그래도 정말로 행복했었음..
그리고 난 지금! 내 방에서 선풍기 키고 빙빙바를 물며 이 톡을 쓰고 있음..ㅋㅎ
아마 지금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함.
나와 같은 비슷한 경험 해보신분들 추천 고고!
PS. 운전자 분들.. 제발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일 땐 운전하지 마세요..
덕분에 저 오늘 2번이나 차에 치일 뻔 했습니다ㅡㅡ
자전거 사진 공개해요 ㅋㅋㅋ 오늘 산 새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