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이정도로 테러라고 할까
할지 모르겠지만 테러였어요
고등학생도 아니였구요
딱 봐도 이십대 초반인 나 였어요
안그래도 습해서
힘빠지도 끈쩍끈쩍해서
불쾌하고 냄새도 나는 오늘
가끔 네이트 판에서 보았던
늙었기떄문에 지하철에서 위세떠시는 노인분들에게
상처받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겪은 하루였습니다
물론 지하철 버스 그 밖에 많은
공공장소에서 정말 연세 깊으셔도 신사다운할아버지
인정넘치는 할머님들 많아요 많이 만났어요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 그렇게 못돼먹지않앗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 오시면 먼저 일어나서
웃으면서 자리내주는 초등학생부터 직장인들까지
너무 많아요 좋은사람들.
근데 진짜 아직은 할머니 소리 듣기엔
젊어보이는 아줌마들 마저 자리앞에선
젊은애들이 자리 다 꿰차고 앉아서
아이고, 늙으니들 서러워서 살겠나
아.. 진짜 지하철들어왔을때 달려오는거 봤는데 내가.......
듣기 불쾌해도 누굴 콕 집어서 인격적으로
공격하지 않으니까, 뭐 그런 상황 한번 두번 겪은 것도 아니고
인상은 좀 찌푸려 져도 상처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어요 그정도는.
특히 그런분들 함부로 말할 수 없는건
저희 엄마 연세 비슷하시고 어디가서 우리엄마도
혹시나 젊은 사람들한테 상처받는 소리 듣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기때문에 함부로 말못해요.
근데 오늘
어처구니없는 욕아리를 할아버지에게 들었습니다
뻔뻔하게 할아버지 앞에 계시는데 자리에 앉아있었던것도 아니고
할아버지 자리좀 주면 안될까 학생 ?~
이정도만 해도 아 네 ^ ^ 앉으세요
하고 웃으면서 자리를 양보하는 훈훈한 상황
충분히 어렵지 않은건데 구지 이새끼 저새끼해가면서
자리를 내노라는데 아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앉아있었고
친구가 앞에 서 있었어요
퇴근시간은 아니였지만 여덟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직장인들도 많았고 그냥 사람들이 어느정도 많이 있었어요
저랑 친구랑 서로 얼굴보며 시끄럽지 않은 선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 뒤로 그 할아버지가 있었나봐요
당연히 친구는 등지고 있으니까 못봤겠죠
저는 친구말고도 사람들 사이에 가려있어서
할아버지가 있는줄도 몰랐고
자리를 양보해야할 만큼 몸이 불편해 보이시거나
나이가 지긋하신 분도아니였어요
그러다 제 옆자리에 자리가 비였고
많은 책들에 어깨가 짓눌려 힘들어하던
친구가 그 자리에 앉았어요
뭐, 앞에 서 있다가 자리가 나서
앉는건 자연스러운거잖아요
근데 그떄 뒤에있던 할아버지가
친구한테
ㅋㅋㅋㅋㅋㅋ
야, 이 할아버지좀 앉자
이러는거에요 그래서
친구가 할아버지가 계신지도 몰랐고
상황이 상황인만큼 당황해서 아네, 할아버지 앉으세요
하고 미소로 답하면서 바로 일어나 자리를 내어주는데
갑자기 다짜고짜
야 이 새끼야. 내가 여기서 두 눈 똑바로 쳐다보고 서 있었는데
젊은새끼가 거길 앉아? 하면서
계속 뭐라뭐라 욕을 하시는거에요
그리고는 자리에 앉더니
무슨일이 있었냐는 양 신문을 펴고
아무렇ㅈㅣ않게 읽으시더라구요
친구는 그대로 굳어서
얼굴이 곧 터것 처럼 빨게 졌죠
뭐, 저도 이 상황이 뭔지 당황해서
서로 얼굴을 보며 멍하니 헛 미소를 날리고
가만히 있었어요
왠지 모르게 우리가 잘못한것만 같은 찝찝함때문에
껄끄러워서 자리를 옮길까 했는데
구지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그 할아버지랑 싸울 필요도 없더라구요
정말 최악이였지만
어쩄든 나보다 나이 지긋한 분이시고
자식도 있고 손주도 있으실 분이신데
말대꾸 해가며 서로 부스럼 만드는게 싫어서
참고 참았어요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저는,
젊은 사람이건 늙은 사람이건 사회에서 대우 못받고
여유없는 사람들이 괜한데에 날카롭고 예민하게 대해는거니까
안됬다고 생각하고 상처받을 필요없다고 생각하며 넘어가기로 했어요.
친구에게도 참길 잘한거라며 위로도 해줬구요
아무튼,
똥밟았다면 똥밟은 날이지만 하나 배운샘 치려구요
늙으려면 곱게늙자. 이런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