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위의 내용으로 글을 썼던 애엄마입니다.
글을 쓰고도 답답하고 우울증이 심해지던 찰나에 여러분들이 달아준 댓글들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할까?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내가 미련한 건가
라는 생각 등등을 많이 했는데요 지난 일요일.
그 결론을 지었습니다.
일단 많은 분들이 정말 청소를 뭐랄까.. 피곤한 스타일로 하신다고 하셨는데
일단 그 답을 먼저 드릴게요.
제가 아토피가 있습니다.
먼지가 조금만 있어도 엄청 일어나요.
그런 와중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다행히도 아기한테는 아토피가 없지만 차후 생길지도 모르니 열심히 관리하자 라는
생각에 그렇게 했어요.
저희 친정엄마도 저 태어나서 아토피때문에 어떻게 할까 고민하시다가
삻은 수건로 바닥닦고 끓인 물로 닦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울긋불긋하고 징그러웠던 피부가 그나마 괜찮아졌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했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남편에게 위의 글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말을 하면 버벅대는 타입이라 말을 못하고 그냥 퇴근하고 온 사람
밥먹이고난 뒤에 이쪽으로 오라고 해서 이글을 보여줬습니다.
한참을 읽던 신랑이 화를 내더군요.
"너 미쳤냐? 왜 이딴 글을 쓰냐? 돌았냐?"
이러더군요.
그래서 저도 대응하면서 싸웠습니다.
"내가 미친게 아니라 니가 미쳤어, 나 지금 심정 넌 이해못해!
넌 너밖에 모르지? 너만 믿고 결혼한 나랑, 우리 믿고 태어난 울 애기는 생각도
안하잖아?"
"웃기는 소리하네, 너야 말로 너 자신밖에 모르겠지. 툭하면 짜증이나 내고 성질이나
피고,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니가 그러는 거잖아!"
이런 식으로 되지도 않는 말싸움을 벌이다가 정말 참고 참다가 속에 있는 모든 말을
퍼부었습니다.
"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너한테 이딴 막말이나 들어야 겠냐?
내가 니 앞에서 죽을까? 어!? 너 지금 나랑 같이 살기 싫어보이는 데
이혼해 줄게! 내 친구들도 너랑 사는 거 미친 짓이라고 했어!
너란 인간이랑 사는 거 이제 치가 떨리고 지긋지긋해, 내가 미친게 아니라
니가 미친거야!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 애기 울고있는데 그거 보면서 재밌다고
처웃는 놈이 정상인건지! 나 너랑 못살겠어! 이혼해!!! 이혼하자구!!"
대충 이런 식으로 미친듯이 소리질렀습니다.
화가나서 핸드폰도 집어던지고 티비도 던지고 모든 집안 물건을 다 집어던진 것
같아요.
제 모습을 본 남편은 그냥 아무 말 없이 안방으로 가더라구요.
그때 생각한 게
아 저 남자는 날 사랑하지 않는 구나.
내가 속에 있는 말 다하면서 힘든 거 알면 그동안 미안했다 라고 말하면서
보듬어줄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큰 착각을 했구나.
였습니다.
전 애기를 재워논 작은 방으로 가서 한참을 생각하고 생각해서
이혼이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날 사랑하지도 않고 날 존중해주지도 않는 데 더 이상 함께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참을 잔 뒤 일어나니 시간은 아침 7시.
6시면 일어나 밥상을 차렸는데 7시인 지금은 차리기도 늦은 시간이었고
더군다가 그 인간을 위해 밥을 차린다는 게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러 나가지 않았습니다.
밖에선 달그락 소리가 들렸지만 신경도 안썻습니다.
그런데 한 10분 후쯤?
문이 열리더니 남편이 보이더군요.
"밥 차려놨으니까 같이 먹자."
라는 말과 함께.
의아했습니다.
저인간이 왜저러지?
밥에 독탔나?
이런 생각만 한가득이었습니다.
어거지로 끌려가다 시피가서 같이 앉아 밥을 먹었습니다.
이게 마지막 밥이겠구나 하고
그런데 남편은 생각하지도 못한 말을 했습니다.
"어제 밤에 곰곰히 생각하고 컴퓨터로 니가 쓴 글 찾아서 읽어봤어.
이제 막말 고칠게. 그리고 애기도 잘돌볼게. 집안일도 도와줄거고,
장모님, 장인어른 한테도 전화할게. 미안해."
밥먹다가 울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비참한 결론과는 달리 남편이 내린 결론은 절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해준다는 말이었으니까요.
밥먹다가 정말 서럽게 울었습니다.
울면서 서러웠던 것들 다 말하고 또 울고 울었습니다.
남편이 절 이해해줬단 생각하나에 정말 가슴 깊은 곳이
꾸물거려서 정말 미친 듯이 울고 울었습니다.
월요일 저녁에 남편은 부서진 핸드폰을 대신해 다른 핸드폰을 가지고 놀라고
스마트폰을 사다주었습니다.
마트에 같이 장보러 가서 먹고싶다고 말했던 미숫가루와 바나나 수박을 사왔고
저녁엔 직접 요리까지 해주었습니다.
지난번에 못해줬던 생일상이라구요.
사실 6월이 제 생일이었는데, 제 생일날도 대판 싸워서 케익은 커녕 미역국도 못먹었
거든요.
오늘은 점심시간에 전화해서 밥먹었냐고 안부를 묻고
맛있는 족발을 사가지고 온다구 하더군요.
여러분의 댓글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고 위로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