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님의 이혼으로
저와 제 동생은 졸지에 소년소녀가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저와 동생의 생계를 위해 살아가야만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백화점에 취직했습니다.
그리고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드디어 사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을 받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그러나, 그건 착각이었습니다.
무위도식, 갈취, 폭행을 견디다 못해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려 했을 때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을 안 남자는 떠나버렸습니다.
전 혼자서 힘들게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이가 첫돌이 되었을 무렵 그 사람이 다시 저를 찾았습니다.
저는 믿고 싶었습니다. 아니 믿었습니다. 그런 실타래 만큼
얇은 믿음을 가지고
그가 사는 지방으로 함께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생계를 위해서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식당에서의 노동.
밤이 되어 아이의 얼굴을 보려하면 이어지는 강제적인 성관계.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임신. 남편에게 강제로 끌려 간 낙태 수술...
낙태 이후에도 계속되는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저는 그만 아이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도망쳤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오지 못한 설움에 미친 것이었을까요.
계속 아이의 울음소리만 들렸습니다.
죽을 각오를 하고 아이를 찾으러 갔습니다.
그 집 현관을 내손으로 두드리는 소리에 기절을 할 것만 같았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순순히 돌려주더군요.
아토피 때문에 온몸에 발진이 오른 아이를,
병원치료는커녕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내 아이를,
온몸이 새빨개져서 이게 내 자식인지, 알아보지도 못하게 된 아이를
방구석에 방치하고 있다가 이제 필요 없으니
가져가라는 듯이 돌려주더군요.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뛰면서 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짐작이나 하시겠습니까?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은 저에게 호통을 치셨습니다.
애를 죽일 생각이었냐고,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방치했냐고.
그저 제가 죄인이 되어 아이를 살려달라고 빌었습니다.
이제 제 나이 고작 스물일곱이지만, 남편이라던 작자가 뒤집어씌운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와 일하기 힘든 아픈 몸, 몸을 짓누르는
가난을 생각하면
내 아이를 쳐다보기도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에 눈물이 흐릅니다.
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