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헌팅 어떻게 해야되냐고 고민했던 그 고대생입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헌팅을 해야하나~로 고민하던 제가 마치 딴 사람인 양, 매일 헌팅을 하다보니 이젠 어느 정도 노하우도 생기고 별로 두근거리는 그런 것도 없네요. 스킬도 많이 늘은듯. 노래방 룸에 들어가서 "같이 해요ㅋㅋ"라는 헌팅도 해보고, 도서관에서 쪽지 전하는 것도 해보고,
아, 헌팅을 왜 여러 번 하냐면요(여자분들이 보기엔 진짜 나쁜 사람처럼 보이겠네;;)
일단 거리에는 마음에 드는 외모를 가진 여성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고요, 그 분들 중 어느 분과 잘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고요,
한 사람의 번호를 얻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충성할 "수가" 없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 :
1. 번호를 구라로 알려줬다(26명이 넘는 헌팅을 해봤는데 이 중 1명이 해당)
2. 남친이 있는데 알려줬다(-_-... 제일 많은 경우. 현재까지 연락이 지속되는 5명 중 4명이 남친이 있음)
3. 다시 만나보니 나도 별로, 상대방도 내가 별로다.
와 같습니다.
진짜 마음에 드는 외모를 가진 사람은 길거리에 수도 없이 많은데, 그 중 누구라도 되면 행복할 따름인데, 하나만 잡아놓고 하면 안 되죠. 여러개의 알을 낳아놔야되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헌팅의 본질이란 그렇다고 봅니다 전..(단, 헌팅 대상에게 이렇게 말을 하면 안 되겠죠~)
뭐, 1번과 3번은 그렇다고 칩니다. 솔직히 헌팅이란 게 그 사람을 탐색할 시간이 10분 내외잖아요. 말을 건 이후로부턴 1~5분 정도고.
그래서 1번과 3번이라는 오류는 항상 생긴다고 봅니다.
그런데 왜 2번이 그렇게 많을까요-_-........................ 제길..
헌팅을 거절 당하는 경우에 있어선 거절했던 12명 중 10 정도는 "남친 있어요"라고 했었습니다(나머지 2는 '뭔 개소리야'라면서 걍 빈소 하면서 손사래 치며 씹는 경우 였습니다. 기분 진짜 조카 나빴음. 내가 뭐 바퀴벌레인 줄 아나..)
그래요. 보통 애인이 있다면 그렇게 "남친 있어요"라고 말한 뒤 정중히(혹은 냉랭히) 거절해야 정상입니다. 당연합니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가 말이죠.
그런데 왜, 대체 왜 제게 번호를 줘놓고 제가 연락을 하면 "좋은 오빠 동생으로 지내요"라고 말해서 제가 기대하게 만들어놓고(아니 초면에 좋은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고 말하는 건 기대하게 되는 게 당연한 거죠.. 만나지도 않았는데 "오빠 우리 사귀어요"라고 말할 순 없으니) 정작 며칠 지내다보면 진짜 신발 진짜 다 애인이 있네요.
그러고보니 현재까지 연락이 되는 5명 중 4명이 애인이 있고(있는데 번호도 알려주고 밤낮 문자하고 나 만나고 한 거죠), 그 중 3명은 고딩입니다.
고딩이라서 뭐랄까 사춘기니까 좀 우쭐거려보고 싶어서 그런 걸까요? 내가 시발 지금 이 나이 쳐먹고 애들한테 농락 당하나요?(참고로 고딩 정도의 애들은 고려대라는 학력이 잘 먹히더군요. 으음.. 고3들은 좀 바쁘고요. 실제로 제가 뿅가게 생긴 여자를 만나게 되어 연락처를 물어봤는데 핸드폰이 정지 상태라고 아주 정중하게 말하는 걸 보니 진짜 바쁜 여자애 같고(공부 조카 잘 하게 생긴 여자애였음) 제가 제 과외 포스터 주고 왔죠. 수능 끝나고 연락한대서.)
대딩들은 안 엮여봐서 모르겠는데 한 여자는 중경외 라인 중 하나였고 내 학력에 끌린 건지 뭣인 건지 애인있다는 사실 안 밝혔습니다.
아놔 시발, 헌팅 후 처음으로 만나 본 여자였는데 배신감 쩔었죠. 뭐.. 만나보고나서 저도 후회했죠(저렇게 생겼었던가.... 라며..).
그녀에게도 과외 포스터를 줬었는데, 그녀도 제 학력만 봤던 걸까요;?
나름 중고등학교 때 아이돌을 꿈꿨던 저로써는 외모에 대한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 나이 땐 오히려 제가 헌팅을 받았었으니까요. 현재는 조카 돼지가 돼버려서 진짜 아무도 안 좋아하죠. 키도 174~5 정도. 몸무게는 77(배랑 허벅지랑 얼굴만 살찐 타입. 오덕이랄까..)
근데 헌팅을 하면서 느낀 건.. 진짜 다른 거 아니었습니다.....
매력있는 남자의 조건 10가지라는 여성 앙케이트가 있었는데(SBS자료) 순위에 관계없이 나열해보자면
노래 잘 하는 / 피아노 잘 치는 / 춤 잘 추는 / 선물 잘 하는 / 싸움이나 제압을 잘 하는 / 스킨십을 잘 하는(좋아하는이 아닌) 정도까지만 기억나네요.
전 솔직히 나열한 것들 중에 못하는 거 아무 것도 없다고 봅니다. 진짜 아이돌을 꿈꿨었다니까요?
그런데 이 모든 조건을 이기는 것은 단 한가지 : 외모였습니다.
진짜 저런 거 아무리 잘 해도 외모가 안 되면 안 된대요. 이게 뭐 결혼할 거라면 외모가 별로 안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저로썬 자존심의 상처가 진짜 커요. 예전에 [鬼]라는 사람이 "얼마나 못 생겼으면 고려대 학력을 내세워서 헌팅하냐. 걍 얼굴로 해 병신아"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얼굴에 자신감이 없네요. 이제껏 만난 여성들 중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제 외모를 매력없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키가 문제였나? 살찐 게 문제였나????
그래도 헌팅남에게 뭔가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번호를 알려준 거 아니었을까요?
시발 고려대로 말해서 그런가???-_- 외모는 전혀 아닌데 고려대 하난 마음에 들어서 간 좀 보려고 했던 걸까?
이걸 생각하면 진짜 분노가... 아오-_-....... 정작 중고등학교 땐 연애란 걸 몰라서 헌팅을 받아도 무시하고 넘어갔었는데 지금은 그 외모가 아닌게 그저 한탄스럽네요. 정작 필요할 때에 외모라는 자본이 사라졌으니 말입니다. 필요없을 땐 좋기만 하다가..
진짜 아까 그 사람 말대로 생긴 걸로 연애 성공하지 못하고 학력으로만 여자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진짜 자존심 무척 상합니다.
제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잘 되는 여자애들은 또 왜 다들 애인이 있는지 정말 짜증나 미치겠습니다.
운이 진짜 없어도 이렇게 없나요?? 왜 연락처를 주는 사람 족족 애인이 다 있는 건지???????
아니면 요즘 여자들은 다 애인이 있어서 그런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