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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 아이(3. 스스로를 위로하다)

뭐시기 |2010.09.04 01:47
조회 429 |추천 0

3. 스스로를 위로하다

 

 이 후 다시 약간의 눈치를 보며 느긋하게 걸었다. 지금껏 그랬듯이 전세금에 시달리다 못해 집을 나와야 할 때도 설레발레 칠만한 승진의 환희 속에서도 지조있게 보이기 위해 이 만큼 태연하게 걷기위해 노렸했고 이젠 이 억지스러운 모습이 더 편하고 자연스럽다.

 

 계단 앞 자판기에서 여러 물품이 있었고, 하룻 밤 잘걸 생각해 면도기를 하나 뽑으려고 주머니를 쑤셔 겨우 찾은 동전을 넣어 버튼을 눌렀다. 근데 느닷없이 턱!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작게 탁탁하고 쳐보지만 철로 덮여있는 이놈은 아프다고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돈만 먹었지 막혀 나오지 않는 세상에 갑자기 질려 버리고 신경질 적으로 팍! 하고 발로 모서리부분을 강타했다. 동굴처럼 은밀하게 은폐된 모텔이 쩌렁 울리기 시작했고 카운터에 있는 청년이 목을 빼고 쳐다 보았다.

 "아.. 아" 손을 한번 젓히며 자판기 줄구에 손을 집어넣어 꺼내는 척 하려했다. 그 때 무엇가 많이 떨어졌는지 한주먹만 하게 물건이 집혔다. 나는 바로 전부 움켜쥐고 바로 방으로 갔다.

 

 모텔 안으로 들어가자 싸구려 녹색스킨과 반쪽만 비추는 형광등이 먼저 반겨준다. 나는 답답한 옷을 해치고 팬티와 런닝만 입은채 싯으려 세면장에 들어갔다. 차가운물로 몸을 묻히고 비누를 칠하는 동안 나는 고개만 숙일 뿐 한번도 거울을 보지 않았다. 그리고 한 츰 긴장이 풀리자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어보니 생소한게 하나있다.

 

 "아 너 거기 있었구나" 정말 반사신경이 뛰어나고 사리분별이 능숙한 똘똘한 녀석인데 몇 년 동안 재때쓰지 못했고, 아직도 사용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좀 시시하다 싶어 그냥 한번 털고 나왔다.

 세면장을 나와 침대에 걸쳐 앉았는데 이상하게 침대가 크다. 내 몸짓을 생각해서 떠블로 줬나 싶어 괜히 카운터에 있는 청년이 고맙게 느껴졌다. 자판기에서 머가 나왔는지 확인하려고 침대 위에 다 펼쳐보았다. 면도기 두개, 작은 티슈 한개와 콘돔 두개다. 근데 콘돔이란게 참 이상하다. 한놈은 일반용이고 다른놈은 고급용이다. 도대체 먹고사는 세상에 신분에 귀천이 있다지만 이런 거북스러운 사물에도 높은놈과 낮은놈이 있다고 싶으니 거추장스러우면서 씁쓸하다.

 

 그냥 거울 앞에 올려두고 잠은 오지 않고 심난한 정신이 산만해 TV를 켰다. 뉴스도 끝난 늦은 시간이고 사실 볼 것도 없었다. 그저 이것 저것 돌리다가 무엇하나 진득하게 보기 위해 몇분 보고 있었으나 어디서 웃어야할지 감동을 받아야할지 어디부터 시작된 이야기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한바퀴를 마구 돌리고 있을때 갑자기 실낱같은 신음소리가 들리고 하얀 속살이 화면을 채우더니 심장이 덜컥 거렸다. 아직 영글지도 못한 하얀 속살이 무한대를 그리며 위아래로 회전목마타듯 흔들거렸다. 희미하게 남아 보인 여성보단 소녀에 가까운 목까지 단정하게 자른 단발머리에 젓살이 다 빠지지 않는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힘들게 자세를 바꾸며 여자는 잘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일본어라고 생각되는 말로 한두 마디 하더니. 허리를 위로 받혀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활보했다. 그리고 좀 피부가 까무잡잡한 남자가 답변을 하듯이 한두마디 하더니 서로 갑자기 풍만한 엉덩이를 가지고 사정없이 찍어댔다. 여자의 달아오른 표정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일듯 말듯 보이며 나는 천천히 나의 똘똘이를 의심했다. 그동안 요정비로 사용하지 못했으나 갑자기 작동이 되기 시작했다. 몇 십년이였을 꺼다 사는 처음으로 스스로를 안정 시키기 위해 흥분을 터트리며 추한 모습으로 나를 위로했다. TV에서 뿜어져나오는 쾌락에 나는 몇번이고 오늘의 분노를 배출했고 그 상태로 덜컥 누워버렸다. 

 

 안다 더럽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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