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판에서 쌍둥이님들 글이 많이 보이면서
우리집 생명체들에 관한 푸념 좀 하고자 글을 적기 시작합니다.
쌍둥이 오빠들때문에 집나가고 싶었던 내 이야기
말은 편하게 음슴체 써도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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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악의 구렁텅이에 홀릭중임..
우리 오빠님들은 멀쩡한 지네방 놔두고 내 방에서 놀길 즐겨함.
내 방.. 우리집에서 가장 작은 방임.. 좁아 터졌는데 사내놈 둘이서 꾸역꾸역 들어오니
아주 미칠 지경임.
고등학교 다닐무렵.. 어디서 숙녀방을 들어오냐고 난리 한번 떨었음..
숙녀는 무슨 숙녀냐고 욕 한바가지 얻어먹고.. 다신 숙녀 드립 치지 않음..
주말에 약속있어서 얼굴에 화장하고 있으면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 아주 미치겠음
둘이서 자지러지면서 '어? 어? 줄긋는다..ㅋㅋㅋㅋ 호박에 줄긋는다..ㅋㅋㅋㅋ' 이러고놈
거기다 마스카라 하는 날엔.. 뒤집어짐..
다 그렇진 않지만 속눈썹을 높이 올리기 위해 마스카라를 할때 본의 아니게
입을 벌이는 분들이 있음.. 나도 그런 사람 중 한명임.
마스카라한다고 입을 벌리고 거울을 향해 눈을 집중하면 뒤에서 들리는 소리
'아~'
'아아~'
..... 나랑 같은 크기의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고 있음 둘이서 아주 재밌어함..ㅠㅠ
우리 오빠들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음..
문제의 발단은 뷰러였는지도 모름..
(속눈썹 집어올리는게 있음. 모르는 분들은 네이버 검색하면 친절히 나올거임)
내 방에 비상금 털러온 우리 작은놈 눈에 뷰러가 포착되었음..
너무 신기했나봄 가위도 아닌것이 가위처럼 손잡이도 있으니 뷰러를 벌일때 그 틈
사이로 코도 집어넣고.. 별 짓거리를 다 했었음.
우리 엄만 뷰러를 사용 안했기에.. 우리집 남자들이 뷰러를 보는건 TV에서나 봤음직한
물건임..(안봤을 수도 있음..)
나 집에 들어오자 작은놈이 '지연아 지연아!! 이거 해봐. 어떻게 하는거야?'
라고 캐묻기 시작했음.
대수롭지 않게 속눈썹 찝어서 올렸음.. 작은놈이 엄청 즐거워함..
제일 안쪽 속눈썹 찝을때 뷰러를 끝까지 밀착해서 들어올리다보니 눈이 살짝 뒤집어 짐..
작은놈이.. 뷰러 들고 지네 방으로 들어갔음.ㅋㅋㅋㅋㅋㅋ
둘이서 속눈썹 찝으면서 크핰핰핰핰핰 지르는 소리가 밖에까지 다 들렸음..
(이때 오빠들 나이 24살임..)
그 이후 내가 화장할때마다 방에 들어와서 염탐하더니 뭐 재밌는거 보이면 꼭 실험해봄.;
어떨 땐 지들 둘이서 마치 메이크업아티스트라도 된 양..
내가 방을 비운 사이에 내 파우치에 들어있는 모든 화장품을 꺼내 서로에게 화장을 시키며
비웃음..
아이라이너.. 오래 못감. 그것은.. 오빠놈들의 유쾌한 미술시간을 위한 도구일 뿐임
(흠.. 오빠들을 큰놈, 작은놈 부르니 좀 그런가?...큰오빠, 작은오빠로 부를께요.ㅋㅋ)
어느날은 작은오빠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입이 쩍 벌어진채 집에왔음.
날 보며 둘째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쯧쯧.. 넌 그러니깐 안되' 라고 말을 내뱉은 후
방으로 쏙 들어갔음.
큰오빠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하며 덩실덩실 거렸나봄..
곧이어 방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렸음..
장유유서를 거들먹 거리는 큰오빠. - _-.. 그리고 훌라춤을 추는 작은오빠..
집안이 아수라장이 됬음. 작은오빠는 거실로 뛰쳐나와 얄밉게 도망다니며
엉덩이를 실룩 거렸음.
분노게이지가 상승한 우리 큰오빠 홧김에 집을 나가버림..
보통땐 두시간 이내로 집에 들어오는데 나간지 4시간이 지나도 안들어오는 오빠가
걱정되는 나였음..
우리 큰오빠.. 갈 곳이라곤 별로 없음.. 좀 안어울리지만 우리 큰오빠는 책을 굉장히
좋아함. 집 근처에 교보문고에 갔을 가능성이 95%임..
거기에 없으면 친구집임.. (큰오빤 친구가 한명 뿐인 것 같음.)
역시나 교보문고 한 구석에 앉아서 책을 펼쳐 사색에 잠겨 있었음.
짐작하셨나 모르겠는데.. 우리오빠 읽던 책...
'여자생활백서, 이런 남자 절대로 놓치지 마라' 이 책들을 한쪽에 두고
관련 서적을 읽고 있었음...
(이 책 구매해서 아직 오빠 방에 꽂혀있음..ㅋㅋㅋㅋㅋ)
오빠님.. 남자 맞음.. 위의 책들은 여자가 읽음직한 책임..
큰오빠 가라사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라고 했음...
여자가 좋아할만한 남자를 분석해서 그에 맞춰 연애를 하겠다는 심리랄까..;
그리고.. 이주만에 여자친구를 사겼음..
난.. 어떤 여자분께 알바비 주고 여자친구 노릇해달라고 부탁한 건 줄 알았음.
시간이 너무 빠르지 않음..;
그 이주동안 우리 작은오빠는 열심히 훌라춤 추셨음.. - _-;;
큰오빠가 여자친구를 사귄 그 날..
내 눈앞엔 큰오빠의 둘째 손가락이 좌우로 왔다갔다 하며..
'쯧쯧... 힘내라' 라는.. 말을 듣게 됨..ㅠㅠㅠㅠ
이건 좀 오래된 과거이야기임.
가을동화라는 드라마.. 기억하심?.. 아무튼 그 시절 이야기임.
먼저 잠깐 가족소개를 하자면 우리 엄마 A형, 아빠 B형, 오빠들 A형임..
그리고 난 O형임....;
이해못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엄마는 정확히 따져 말하면 AO형, 아빠는 BO형임.
오빠는 엄마의 A와 아빠의 O를 받아 AO형이 된거고
난 엄마랑 아빠의 O를 받아 OO형이 된거임.... 이해되심?ㅠㅠ
아무튼 오빠들이 혈액형에 대해 자각한 그날부터 나에 대한 갈굼은 시작됬음.
'너 내동생 아니지. 내동생 어딨어!! 당장 데려와!!'
그 말을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들었으니.. 사춘기때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번민을 했었음
그리고.. 가을동화가.. 직격탄을 터뜨림..ㅠㅠㅠ
은서가 산부인과에서 바뀐거라던 그 내용을 본 우리 오빠들.. 흥분을 감추지 못했어
'저것이 바로 진실이야!!' 라는 제스쳐를 취하며 온몸으로 삼바춤을 췄음..
날 앞에 앉혀두고.. '지연아, 믿기 힘들겠지만.. 넌 우리랑 닮은 곳이 없어.
혈액형도 그렇고.. 네 친부모님께서 기다리고 계실거야' 라는 드립을 쳤음....;
그무렵 나도 중학생때라... 오빠들 말에 신빙성이 없어 믿진 않았지만...
계속되는 설득과 회유에.. '난 정말 이 집 딸이 아닌가' 라는 생각 까지 했음..ㅠㅠ
우리 오빠들 끝내주는 몸치임..
우리 집안 대대로 몸 유연한 사람 없음.. 그럼에도 오빠들이 엉덩이 하나는 유연하게
잘 돌아감.
어릴 때부터 훌라춤을 많이 춰서 그런 것 같음..
그리고 오빠들은.. 몸치 주제에 댄서들에 대한 동경이 엄청남.. (몸치라서 그럴지도)
옛날에 펌프, DDR 유행할 때 오빠들 단 한번도 성공 한 적 없었음.
둘이서 펌프뛰면 쌍둥이다~ 하고 주변에 사람들 몰려들었었는데..
박자를 다 놓쳐서 화살표들을 전부 안드로메다로 보낸 후.. 그냥 죽어버렸음..ㅠㅠ
그러던 오빠들이 어느날.. 브레이크댄스를 시도했음..
난 뒤에서 혀를차며 뒤에서 뭘 하던 신경을 안썼음..
위에 말했다시피.. 울 오빠들.. 내방을 참 좋아함..ㅠㅠㅠ
좁아터진 내 방에서 브레이크댄스를 춘답시고 난리법석을 떨어댐..
(헤드스핀인가? 춤에 대해 무지해서 모름.. 머리를 땅에 대고 도는거;;)
몸치..
몸치..
........
결국 균형을 잃어 자빠졌음.. 당연한 순리임..
그리고, 침대 머리위에 받침이라고 해야하나?.... 그거 부러졌음..ㅠㅠㅠ 내침대!!!
작은오빠 낄낄 거리면서.. '너 내가 성공하면 형이라 불러.ㅋㅋㅋㅋㅋ' 그러더니..
작은오빠도 3초도 안되 바닥과 조우하게 됨..ㅠㅠㅠㅠ
애꿎은 내 침대와 장판을 욕하며 액운이 들었다고 욕하고 나감..ㅠㅠㅠㅠㅠㅠㅠ
나보고 이 방은 터가 안좋으니 지네방 와서 자라고 함.. (미쳤음??)
대부분 쌍둥이들이 그렇지만
서로 다른사람으로 오인받는걸 굉장히 싫어함.. 우리 오빠들도 그럼..
가족이고 워낙 오래 마주하다보니 큰오빠, 작은오빠 구분이 가긴 하지만..
얼핏보면 몰라봄.. (내가 무심해서 몰라보는거 절대 아님..ㅠㅠ)
우리 작은오빠에겐 매우 아끼는 후드티가 하나 있음. 여자친구가 선물해준거임..
예쁘게 생긴 후드티이긴 함... -_-..
작은오빠가 데이트 갔을 무렵.. 큰오빠가 그걸 입고 내 방에 등장했음.;;
나 당연히 작은오빠인 줄 알고 말 걸었음....
그리고 그 날 지옥을 맛 봤음.. -_-... 나 재차 말하지만 여동생임!!!ㅠㅠㅠㅠㅠ
내 귀에 대고 고성방가...ㅠㅠㅠ
고막 터지는 줄 알았음.. 내가 살기 위해 오빠를 때렸으나.. 뒤 이어오는 반격
엄청나게 맞았음...........ㅠㅠㅠㅠ
어릴 때부터 오빠들로 하여금 맷집에 단련된 나임...
서로를 착각해서 부르면 그날은 처절한 응징..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들 미안..ㅋㅋㅋㅋㅋㅋ - _- 누가 쌍둥이로 태어나래? 버럭!!)
그렇다고 오빠들이 꼭 날 못살게 군건 아님..
남자들이라면 한번씩 가야한다는 그 군대.. -_-ㅋㅋㅋㅋㅋㅋ
난 그때 처음으로 여동생 대접 받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들이 서로 다른 날, 다른 곳으로 부대 배정 받았는데 질투심이 엄청났음..
큰오빠한테 면회가면 작은오빠가 흥분함..ㅋㅋㅋㅋ
작은오빠한테 면회가면 큰오빠가 콜렉트콜로 전화해서 날 고달프게 했음..ㅋㅋㅋ
................. 그러나 얼마 못가서....
금방 시들해졌나봄...
예전엔 주소 불러줄테니 편지써!! 그래서 꼬박꼬박 적어줬음..
돈없는 군인이라고 우표까지 동봉하여 보내줬음..........
답장.. 딱 한번 받았음..ㅠㅠㅠㅠㅠ
내 우표 다 어디갔나 했더니 여자친구에게 다 갔음...
나한테 편지 적으라고 편지지, 편지봉투, 우표 보냈더니.. 예의상 한통 받았을 뿐.;;
그래놓고서 시시때때로 요구함.
'우표 좀.. 나 전화카드 좀.. 발렌타인데이때 초콜렛 좀 보내라'
.............
나 물주임...ㅠㅠㅠㅠ
나 한때 기숙사 생활한다고 타지에서 생활 한 적이 있었음.
그때 처음으로 오빠들 개인 방 생기게 되었음.. 내 방을 뺏아갔어..ㅠㅠㅠ
근데 내 방은 우리집에서 가장 작은 방임..
오빠들 방이 큰방이고..
둘이 기싸움 치열했음.. 내가 형이니 큰방은 내가 작은방은 네가 라고 외치는 큰오빠
고작 7분차이로 무슨 형,동생이냐고 용납못한다고 가위바위보 하자던 작은오빠..
타협에 타협을 거쳐.. 하루씩 번갈아 살자던... -_-..
한달만에 돌아온 집.. 그리고 내방..
꼴이 어땠을 것 같음?..
내 침대에 다큰 사내놈 두명이 누워서 자고 있었음..ㅠㅠ
오빠들 방은.... -_ㅠ.... 정말 깨끗했음................
어질러 진 것도 없고.. 굳이 있다면 약간의 먼지뿐..
내가 온걸 느낀 오빠들 벌떡 일어나더니.. 이구동성으로 외쳤음..
'여자애 방이 뭐 이렇게 더럽냐. 치우고 살아!!'
............................................
내방 개판이였음...
책상 의자엔 옷들이 주렁주렁 걸려있었고 책상 위엔 과자 부스러기, 치킨 부스러기..ㅠ
의자엔 잡동사니가 널부러져있었음..ㅠㅠㅠㅠ
내 이불이랑 깨끗히 빨고 최대한 깔끔히 내 방을 빌려줬었는데..
오빠들이 사라진 후... 내방에선 홀애비 냄새가 났음..ㅠㅠㅠㅠㅠㅠㅠ
6개월뒤.. 난 기숙사 생활을 때려치우고 집에 다시 들어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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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쌍둥이 판을 보면서 오빠들 이야기를 살폿 올려봅니다.ㅋㅋㅋㅋ
쌍둥이 뒷바라지 하는 기분임.. 힘듦..ㅠㅠㅠ
행복한 금요일밤 되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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