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대외적으로 보여온 강점은 빠른 패스워크가 아니라 간결한 기술을 바탕으로한 부지런한 움직임이다. 2002년의 히딩크 축구와 2006년의 아드보카트 축구는 우리나라에 네덜란드식 축구뿌리를 심게 하고 줄기를 형성시키는데는 성공했다. 그리고 2010년의 허정무호는 이를 기초로 한 한국식 축구의 탄생을 알렸다. 비록 히딩크 감독 수준의 전술적/기술적 축구를 따라가진 못하였지만 대표팀과 대표팀급 선수들의 기본적인 발전 방향에 대한 체질은 구축되었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즉 현재 기본적인 한국축구의 뼈대는 네덜란드의 토탈사커로 이루어졌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체질개선을 선언하며 우리나라 축구팬들과 종사자들에게 스페인식 축구와 3백이라는 2가지 화두를 던졌다. 스페인이 구사한 토탈사커는 팀의 부지런한 움직임보다 빠른 판단력과 빠른 패스로 상대방을 부지런히 움직히게 만드는 영리한 축구다. 한국 축구의 강점과 스페인 축구의 특징이 과연 잘 맞아 떨어질까? 이 점은 분명히 의문부호가 달린다. 설령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를 어설프게 구사를 하게 된다 하더라도 월드컵과 같은 수준으로 가게된다면 철저하게 분석될 가능성이 크다. 마치 28의 바지사이즈를 입던 사람이 33의 바지를 입었을때 손만대도 훅하고 내려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한국축구의 약점역시 따져봐야 한다. 한국축구의 약점은 골 결정력과 빠른 경기 빌드업이다. 필자가 언급하는 빠른 경기 빌드업은 상대가 압박을 덜할때가 아닌 상당한 압박이 가해졌을때의 경기 운영 능력이다. 월드컵 이후의 나이지리아와의 친선전에서 나이지리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그런 컨디션과 그저그런 움직임으로 한국 국가대표팀에게 자신감을 안겨주었던것 외에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테스트할 여건을 주질 못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상당한 경기 운영과 날카롭고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지만 이란전과 일본전에서는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의 기본적인 스킬과 테크닉은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히 업그레이드 되고는 있지만 아직 스페인식 축구의 최강점인 패스에 대한 판단력은 한국축구에선 약점에 해당된다고 봐야한다. 또한 아직 한국축구의 절대적인 약점은 "한방"이다. 2010년 월드컵에서 한국의 골중 제대로된 필드골은 단 한골도 없었다. (그리스전 박지성/아르헨티나전 이청용의 골은 상대의 수비의 미스로 헌납된 골이다.) 즉 우리나라가 현재 공격 작업을 해나가는 능력은 아직까지도 의문부호를 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3백으로 스페인식 축구를 구사한다는 것 역시 상당히 힘들어보인다. 스페인 축구가 기본적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볼 포제션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공간 확보를 하면서 넓게 포지셔닝을 잡아주는 점 또한 강점에 속한다. 하지만 3백의 기본적인 구성은 좁게 펼치는 축구다. 3백의 현대식으로의 발전은 세리에A에서 이루어졌는데 세리에A의 축구는 넓게 퍼지며 포제셔닝을 잡아가는데는 약점을 보여왔다.
한국축구는 이제 태동하는 단계는 지났다. 90년대까지의 한국 축구 위상을 따지면 기술적으로 그리고 스타일적으로 골격을 구축하는 단계였지만 히딩크감독 이후로 그 골격을 잡는데 성공했다. 이제 우리축구에는 상당수의 국가들이 가지지 못한 스타일적인 강점과 약점을 가질 정도로 뚜렷한 골격이 있다. 이를 전체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은 한국축구의 골격을 다시 잡아나간다는 것과 같은 말과 같다.세계 축구의 트렌드에 맞춰나가는 것은 분명히 좋은 자세이다. 하지만 트렌드를 쫒는 것은 후진국들의 자세이다. 그리고 뱁새가 황새를 쫒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니다. 우리의 색깔을 강하게 만들어가며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조광래 감독이 늦기 전에 우리선수들이 구사하기 힘든 축구보다 우리선수들이 좀 더 쉽게 구사할 수 있는 축구를 선택했으면 좋겠다.